초연결시대의 본질인 연결의 힘은 현실과 가상 간의 연결로 번지고 있다. 시대는 초월적 속도로 상식적 인간이 세상을 이해할 수 없는 특이점의 폭풍 속으로 빨려들고 있다. 초뷰카 시대의 서막이다. 초뷰카 시대의 본질은 길 잃음이다.

이런 변화의 쓰나미 폭풍 속에서 기업이든 리더든 변화를 속력으로 따라잡을 수 있다고 믿는다면 좌충우돌하다 반드시 길을 잃는다. 변화의 본질은 속력이 아니라 방향이다.

다윈을 추종하는 진화론자들이 놓치고 있는 점은 인간을 자연의 객체적 지위의 종속물로 전락시켰다는 점이다. 가상이든 현실이든 인간 역사의 본질은 자연 진화론의 골격인 경쟁과 적자생존이 아니다. 인간의 역사는 진화의 모형이 아닌 자연, 공동체, 자신의 삼자가 "공진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어 왔다. 겉으로 보기에는 진화론의 주장처럼 의도가 없는 게임참여자들이 시장에서 경쟁하고 승자가 독식하는 모습으로 보일수도 있으나 이들 독식자가 살아남은 이유도 인간들이 만들어낸 공진화의 힘과 의도가 작용한 것이다. 공진화란 경쟁과 적자생존이 아닌 자연과의 공존, 공동체와의 공생, 자신의 구성원들과의 공영의 의도가 집단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공진화는 자연의 의도를 상실한 진화와 달리 인간이 공동으로 만들어낸 상호주관적 의도가 발현된 것이다. 이 공진화를 최전방에서 이끌어 온 운전수는 자신의 공진화에 기여하는 책무성을 소명하는 목적이다. 목적은 자신이 공진화의 세상에 태어난 이유다. 자신이 세상을 다녀감에 의해 세상이 어떻게 더 따뜻해지고, 더 행복해지고, 더 건강해질 수 있었은지에 대한 소명이다. 목적은 자신이 설정한 삶의 목표를 왜 자신의 몸으로 달성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거를 제공하여 우리를 일으켜 세운다. 이 소명이 받아들여질 때 우리는 경쟁우위를 넘어 존재우위를 부여받는다. 삶의 정당성이 소명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지속가능성을 가진다는 것은 기업이 제시한 전략적 목표가 왜 자신의 기업을 통해 달성되어야 하는지 즉 기업의 목적과 사명을 소명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기업이 목적을 세워 공진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소명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따라서 변화의 속력이 가속화되어 길 잃음이 본질인 세상에서 길을 잃지 않는 유일한 방식은 세상은 공동의 목적을 향해서 공진화하고 있다는 방향성이다. 목적의 나침반이 있기 때문에 길을 잃었을 때마다 이 나침반을 꺼내 길 잃은 지점을 정확하게 찾아내고 이 지점을 기점으로 다시 지도를 그려낼 수 있는 능력이 조건적 자신감을 넘은 근원적 자신감의 원천이다.

진성리더들이 사용하는 정신모형 II의 끌개는 목적에서 내려준 황금선이 있다. 보이는 것만 추구하는 속도 경쟁에 몰두하다보면 황금선이 먹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최적화된 지속가능성의 삶을 산다는 것은 이 황금선이 내려보낸 의미를 찾아내서 황금선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을 의미한다. 황금선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듯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을 다시 발견하는 것이다.

황금선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일인칭 네러티브로 질문을 던지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어떤 목표나 일이나 과제를 수행하던 이것들이 왜 나의 몸을 통해 달성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Why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삶의 국면국면에서 던진 이 Why에 대한 답들이 누적되면 황금선이 모습을 드러낸다.

목적의 황금선은 누구에게나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다. 자신의 성장에 대한 고통을 몸으로 인지하고 자신의 몸으로 해결해보려는 삶에 대한 간절함이 단서이다. 황금선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질문을 던지고 자신의 몸을 통해 의미를 검증하는 실험적 모험에 나서는 사람들에게만 황금선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황금선은 자신이 파고 들어간 삶의 광산에서 찾아낸 금맥이다. 지속가능한 성공의 차이는 스스로 금맥을 찾아낸 사람과 금맥의 존재를 모르고 남들이 돈주고 시켜서 광부의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의 삶의 태도에 대한 차이가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