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12일에 네이처(Nature)에 다윈의 진화론을 뒤집은 연구논문 한편이 발표되었다. 논문제목은 "애기장대에 일어나는 돌연변이에 대한 자연선택이론의 문제점(Mutation bias reflects natural selection in Arabidopsis thaliana)이다. 주저자는 UC 데이비스 식물과학과 교수인 그레이 먼로(Grey Monroe)다.

우리는 지금까지 돌연변이는 자연선택에 의해서 유전자의 게놈지도에 무작위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이 논문에 따르면 돌연변이는 무작위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유전자 변이에 대한 다양한 변이 패턴을 보유하고 있어서 식물 실험실의 쥐처럼 자주 이용되는 애기장대의 게놈을 이용해서 연구결과를 산출했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어떤 유기체의 본질과 관련되는 요소를 담고 있는 본질 유전자와 주변 유전자군이 서로 나뉘어져 있고 실제 같은 유전자 압력을 주어도 본질을 구성하는 유전자게놈에서는 돌연변이가 잘 일어나지 않는 반면 주변 유전자군에서는 돌연변이가 작동할 확률이 몇 배로 높다는 것이다.

식물의 다양한 변이는 결국 환경의 압력을 많이 받는 주변 유전자가 환경에서 발생하는 유전압을 견디지 못하고 돌연변이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 발견은 환경의 유전압이 높아지면 결국 주변 유전자군이 견디지 못하고 돌연변이를 일으켜 전체에 새로운 변이를 일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유전자가 아닌 주변 유전자를 중심으로 연구해보면 돌연변이는 생각보다 많이 일어난다는 것도 새로운 발견이다. 주변 유전자에 일어나든 본질 유전자에 일어나든 돌연변이는 모두 돌연변이이기 때문이다. 돌연변이는 우연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환경압과 유전자 조합간의 격차를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 적응 메커니즘일 수도 있다.

환경압이 유전자 전이가 없는 표현형만 변화시킨다는 보수적 유전이론도 재검토가 필요해보인다. 이번 발견은 고전적 유전생물학에 기반한 사람은 타고날 때부터 잘 안변한다는 생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간 개인적으로 인간과 조직의 진화는 생물의 진화와 다를 것이라고 가정하고 생물의 진화와 다른 공진화 가설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연구가 간접적으로나마 공진화 가설의 타당성을 입증한 셈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사회 문화를 만들어서 자연환경과 독립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어서 생물처럼 자연의 선택이 유전압으로 작용하기보다는 사회 문화환경에서 오는 압력이 유전압으로 강하게 작용한다. 자연환경은 인간 유기체에 2차적 환경이고 실제 더 중요한 환경은 사회문화적 환경이다. 자연환경의 자연선택의 영향을 받는 생물과 사회 문화적 선택을 더 받는 인간을 같은 이론으로 설명하는 것은 전제 부터 잘못된 것이다. 자연선택으로 인간의 진화를 설명하려는 시도자체가 진화론의 음모일 수도 있다. 인간의 환경인 사회문화는 자연환경의 무작위적 다양성의 증진과는 달리 인간과 사회가 공존, 공생, 공영하려는 공진화하는 생태계를 만들려는 의도를 반영해가며 전개되어왔다. 결국 이런 사회 문화의 공진화의 압력이 인간에게 유전압을 일으켜 지금 우리의 상태인 호모사피언스를 만들어왔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진화의 괘적을 보인 것이다.

공진화 가설에 따르면 사회 문화의 압력이 전개되는 방향인 공진화의 생각과 다른 생각을 가진 인간, 조직, 사회는 결국 도태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밈이라는 문화적 유전자는 생물학적 DNA와는 달리 문화의 유전을 설명하고 있는데 공진화 생태계 이론은 다른 설명을 제공한다. 문화적 유전자의 발현이 만들어낸 사회문화적 환경이 인간DNA에 유전압으로 작용해서 인간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촉발하고 있는 것으로 설명한다. 인간의 유전에서는 다른 생물에게는 없는 밈이 DNA를 선도하는 셈이다.

요즈음 논란이 되고 있는 ESG나, 미국 전경련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목적경영 선언,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깨어있는 자본주의 운동, 화이낸셜 타임즈의 Reset for Capitalism, 다보스 포럼의 지속가능성을 향한 기업개선운동, 유엔의 지속가능성 캠패인 등등 모든 주요 운동들이 이런 공진화를 지향하는 구심점을 향해 수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