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 한 회사의 리더십 세미나를 진행하다 심각한 수준의 인질효과에 시달리는 구성원을 만났다.

인질효과는 흔히들 스토홀름 신드롬으로 알려져 있다. 일정 기간동안 범인에게 인질로 잡혀 있으면 생기는 현상이다. 범인에게 인질로 잡혀서 외부현실로부터의 정보가 끊어진 상태가 지속되면 어느 순간 현실감각을 상실하고 자신을 인질로 잡아둔 범인의 말에 동조하고 오히려 인질범을 옹호하기 시작한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나쁜 남자》에서 여주인공 선화는 자신을 납치하여 가둬놓고 매춘을 시키는 한기를 어느 시점부터 동경하게 된다. 이것도 인질효과이다. 매맞는 아내로 오랫동안 같이 살게되면 어느 순간 때리는 남편을 인정하고 때려도 순응하게 된다. 학대받는 아동도 마찬가지다.

이런 인질효과는 우리 일상에서도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 우리는 세상을 보는 지도인 정신모형을 가지고 있다. 이 정신모형은 네비게이션과 같다. 이 정신모형의 지도를 세상의 변화에 맞춰 업데이트하는 일을 게을리 하면 우리는 이 정신모형이라는 지도의 감옥에 갇혀사는 신세를 벗어나지 못한다. 세상이 변화하는 모습에 맞춰 오랫동안 업데이트가 안된 낡은 네비게이션에 기대어 세상 밖을 운행하다 사고라도 만나고 혼돈과 불편함이 찾아오면 자신의 네비게이션을 탓하기보다는 세상을 탓하기 시작한다. 세상은 위험천만하니 함부로 밖으로 나돌지 말고 길도 과거에 알던 길만 이용해야한다고 경고한다. 낡은 정신모형이 인질범이 만든 감옥이 된다.

이런 삶이 지속되면 어느 순간 네비케이션이라는 정신모형의 감옥 속에 갇혀 살게된다. 정신모형의 감옥 속에 갇혀서 죄수로 살기도 하고 자신의 탈주를 막는 간수의 역할도 동시에 수행한다. 이런 상황에 개선되지 못하면 스토홀름 신드롬이 발생한다. 자신을 가두어서 못 나가게 감시하고 있는 간수 입장을 옹호하기 시작한다.

세상의 변화에 맞춰 정신모형을 업데이트하지 못한다면 정도의 차이지만 우리는 모두 인질효과의 희생양으로 전락한다.

내가 주장하는 이야기는 얼마나 인질효과에서 자유로울까?인질효과에 시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