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일까?

우리가 남들의 아픔을 공감할 수 있는 윤리적 공감능력은 뇌의 신경세포 중 거울세포 (mirror neuron) 가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무 상관이 없는 다른 사람의 뉴스를 보거나 들어도 아픔을 느끼고 연민을 느끼는 것은 다 자신을 남들의 처지에 놓고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인 거울세포의 덕택이다. 하지만 권력의 꼭데기에 서다보면 이 신경세포를 마비시키는 일들이 벌어진다.

높은 자리에 있으면 귀가 있어도 귀가 들리지 않는 증상이 생긴다. 이 사람 주변에는 권력에 아첨하고 싶은 yes 맨들로 포진되어 있어서 이 분이 이야기하는 것은 특별한 문제가 되지 않는 한 다 맞다고 맞장구를 친다. 자신이 하는 말에 수없이 찬사를 받게되면 어느 순간 자신은 무슨 말을 해도 다 올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혼자만이 신이 된 것이다. 신이 됐다고 착각하는 순간 이분은 듣는 귀를 막아버리고 말을 더 많이 하기 시작한다. 거울세포가 작동하려면 남들의 신발을 자신이 자신에게 맞는지 직접 신어봐야 하는데 신어봤자 다 똑 같다는 생각을 하게되면 남의 신을 신어보는 일을 하지 않게 된다.

거울세포가 작동되기 위해서는 상대의 입장을 자신의 입장으로 역지사지해 남들의 입장이 제대로 거울세포에 전달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귀가 멀어서 즉 남의 말을 안 듣는다는 것은 거울세포의 작동자체를 원천에서부터 차단하는 것이 된다.

제대로된 이야기가 전달되지 않아서 오랫동안 거울세포를 사용하지 않다보면 자신의 아픔은 크게 느끼지만 다른 사람의 아픔은 느낄 수 없도록 거울세포의 기능도 퇴화된다. 조현민씨가 언니가 당한 것을 보고 자신도 복수할 것이라고 공언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자신들이 느끼는 고통만이 증폭된 것이다. 거울세포가 퇴화한 이들의 삶은 이분들의 높은 권세의 울타리가 보호해주지 않는다면 사이코패스와 다르지 않다.

조현아, 조현민 신트롬은 권력의 성에 갇힌 사이코 패스 신드롬이다.

자리가 높아질수록 말보다는 듣는 것에 치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말을 하고 싶으면 다른 사람의 말을 다 들은 한 후에 자신의 말을 하는 버릇을 길러야 한다. 또한 자기집단 내의 사람들과만 소통하기보다는 자신의 이야기가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밖의 사람들에게 어떻게 들리는지 점검해가며 다른 세상 사람들과도 소통을 시도해보아야 한다. 의도적이고 주기적으로 자신의 귀에 문제가 있는지를 점검해봐야 한다.

굳이 재벌 뿐만 아니라 일반사람도 오랫동안 듣지 않는다면 누구나 귀머거리가 될 수 밖에 없고 귀머거리가 되면 거울세포가 작동을 멈춘다. 거울세포가 작동을 멈추면 사이코패스로의 길은 순식간이다.

공감, 동정, 긍휼의 윤리정서는 자신의 거울세포가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건강도의 지표이다. 이 윤리정서는 거울세포가 제대로 작동하게 하는 호르몬과 같아서 이 잔고가 떨어지면 거울세포에 장애를 일으킨다. 특히 리더가 이런 윤리정서의 잔고가 떨어지면 초기에는 남들을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만 퍼붓는 꼰대가 되었다가, 꼰대질이 작동하지 않으면 갑질로 자신의 욕망을 채우다가, 갑질이 작동하지 않으면 사이코 패스로 전락한다. 일반사람들보다 권력을 가진 리더들 중에 특히 사이코패스가 많은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