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직관과 통찰은 어디에서 올까?
창의적 문제해결이 안 되는 이유

모든 회사는 아마도 신입사원을 뽑을 때 창의적 문제 해결력을 최우선 선발조건으로 거론할 것이다. 세상이 기존의 루틴한 방법에 의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예측 불가능한 세상으로 급격하게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창의적 문제 해결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조차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창의적 문제해결력이 무엇인지도 모르는데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을 가진 인재를 영입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우리가 해결하기 위해서 매일 골머리를 싸매고 있는 세상의 모든 문제는 따지고 보면 누군가에 의해서 제대로 돌봐주지 못한 숨겨진 고통들이 곪아터진 것이다.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숨겨진 고통들이 제때에 해결되지 못하면 고통은 문제로 곪아 터진다. 곪아터진 문제는 발등의 불이다. 발등에 불이 번지고 있으면 이 불의 원인이 무엇이었는 지를 파악하기보다는 이 불을 끄는 것이 급선무다. 이처럼 사람들은 불을 끄는 행동을 문제해결력이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문제해결력이 있다는 것은 발등에 떨어진 불을 야기한 고통의 원인을 찾아서 같은 문제가 반복해서 일어나지 않도록 막을 수 있는 능력이다.

우리는 평소 숨겨진 고통에 대해 신경을 끄고 사는데 익숙해져 있듯이 발등의 불로 번진 문제를 소방수처럼 끄고 문제를 해결하고 살고 있는 것처럼 행동해왔다. 심지어 기업의 경영자들도 소방수의 역할을 잘 하는 것을 문제해결력이라고 오해하고 있다.

발등에 불을 끄는 수준에서 생기는 문제는 문제의 근원인 고통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 수준에서 고식적 처방을 하는 것이다. 곪아터진 문제에다 거적을 덮어놓고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고통을 숨기기 위해 진통제를 놓아주는 수준에서 처방하는 것이다. 문제가 고통의 원인수준에서 해결된 것이 아니므로 결국 같은 문제는 반복된다.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것의 첫번째 비밀이 여기에 있다. 문제의 원인인 고통의 뿌리를 찾아낼 수 있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지가 첫 번째 창의적 문제해결의 관건이다. 창의적 질문이란 결과을 덮기 위해 던진 질문이 아니라 고통의 원인을 발견하는 수준에서 던진 질문이다. 남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느낄 수 있는 긍휼감을 가진 사람들만이 근원적 수준에서 원인을 찾는 질문을 할 수 있다. 창의적이지 않는 사람들이 던지는 질문은 결과를 결과의 수준에서 덮기 위한 동어반복적 질문이다. 이에 대한 솔루션도 비슷한 결과를 놓고 이들을 인지적이고 논리적인으로 돌려막기 하는 수준이다. 누구에게 직관력이 있다는 것은 긍휼감을 가지고 문제를 원인의 수준에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직관력이 있다는 것은 문제가 잘못 파악되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아인쉬타인이 창의적인 이유는 문제의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질문을 던졌기 때문이다. 아인쉬타인이 문제의 원인에 대한 직관력을 획득한 것은 고통에 대한 진정한 사랑과 긍휼감을 가졌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인쉬타인은 인지적으로 머리만 좋은 천재라고 오해하고 있지만 아인쉬타인의 천재성의 비밀은 긍휼감의 눈으로 고통의 뿌리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는 직관적 질문력에 있었다. 아인쉬타인은 이 긍휼감의 안목으로 근원적 원인을 찾아 직관적 질문을 던진 사람이다. 아인쉬타인에게 이런 긍휼감이 없었다면 문제를 본질적 수준에서 정의하고 이에 대한 창의적 답을 찾아내지 못했을 것이다. 아인쉬타인이 항상 강조했던 것은 답은 문제가 발현된 결과의 수준에서는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원인의 수준에서 문제가 파악이 되지 못하고 문제가 발현된 결과의 수준에서 던진 질문은 동어반복 말장난 불과할 뿐이라는 것이다.

문제의 원인의 수준에서 질문이 제대로 생성되었다면 다음 단계는 이에 대한 창의적 답변을 구하는 일이다. 문제의 원인에 대한 이해수준이 뛰어난 직관이 있다는 것은 문제를 제대로 아는 것이지 문제에 대한 제대로된 해결책을 마련한 것이 아니다. 신기하게도 지금까지 생존한 가장 창의적인 사람들은 이 원인인 고통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한 질문을 삶의 존재이유인 목적에게 물어본 사람들이다. 목적을 향해서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물어보고 여기에서 답을 얻은 사람들이었다. 목적은 동굴 속에 갇혀 답을 구하는 삶에서 벗어나 동굴을 박차고 나와 광야에 마련된 높은 망루에 올라서 자신들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도록 도와준다. 동굴에 비치는 그림자에서 찾은 해답에 비해 모든 것을 다 조망할 수 있는 망루에서 얻는 대답은 통찰력을 가질 수 밖에 없다. 통찰력이 목적의 망루에서 답을 얻었을 때 얻는 각성의 체험이다.

르네상스의 창의성을 대표하는 미켈란젤로도 자신이 가장 창의적이었을 때는 자신 삶의 목적에서 답을 얻었을 때라고 고백하고 있다.

결국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창의성의 두 가지 원천은 문제의 원인에 대한 제대로 된 질문과 이 원인에 대한 제대로 된 답을 찾는 과정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다. 제대로 된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고통에게 원인을 물어야 한다. 고통에게서 원인을 이해하는 사람들은 남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내재화 해서 같이 풀어나가려는 긍휼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다. 긍휼감이 없다면 고통을 체험할 수도 볼 수도 없으므로 결국 고통의 원인을 찾아 질문을 던진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또한 자신의 삶의 목적이 없는 사람들이 창의적 답을 제대로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결과의 수준에서 연구한 기술을 동원하는 방법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하지만 아무리 기술적 수준이 뛰어난 솔루션이라 하더라도 문제의 원인의 수준에서 해결한 답과는 거리가 멀다. 결과의 수준에서 얻은 모든 답은 동굴에 비친 그림자일 뿐이다. 기술적인 답은 기술적일 뿐이지 창의적인 답이 될 수가 없다. 창의적인 답은 목적에게 답을 물어서 여기서 답을 찾는 사람들의 몫이다. 세상에 목적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창의성이란 다른 세상의 이야기였을 뿐이다.

아인쉬타인의 창의성은 문제의 원인에 대한 질문의 창의성이다. 이런 창의성은 숨겨져 있는 고통을 긍휼감을 가지고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이다.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서 정의할 수 있는 능력은 직관력이다. 미켈란젤로의 창의성은 답에 대한 창의성이다. 미켈란젤로는 자신의 문제해결에 대한 답을 항상 목적에서 찾았고 이 목적에서 찾은 답을 자신의 창의적 예술에 혼으로 담았다. 목적에서 얻은 탑은 통찰력을 제공한다. 결국 창의적 문제해결력은 직관과 통찰의 결합될 때에만 얻어진다.

창의적 문제해결력 수레의 두 바퀴는 긍휼감과 목적에 대한 믿음이다. 긍휼감과 목적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제대로된 직관적 질문을 할 수도 제대로 된 통찰의 답을 찾을 수도 없을 것이다. 인간으로서 가장 창의적이 될 수 있는 순간은 긍휼감과 목적이 한 방향으로 정렬되었을 때이다. 가장 창의적인 사람은 긍휼감도 있고 사람들의 영혼을 흔드는 목적에 대한 믿음도 가진 사람들이다. 통찰력도 있고 직관력도 있다는 것은 긍휼감도 있도 목적에 대한 믿음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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