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경영전략에서 차별화를 이야기 할 때 흔히 가격의 차별화와 품질에 의한 가성비의 차별화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런 20세기 차별화는 다른 사람들이 쉽게 베낄 수 있는 전략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우리 가격보다 낮게 제시하거나 우리 기술을 따라 잡아서 우리보다 더 나은 가성비를 제공해주면 차별화는 소멸된다. 20세기 경영전략에서 가르쳐주는 차별화는 이처럼 한계가 정해진 차별화이다. 경영전략은 더 싼 가격과 더 나은 가성비를 제시해서 더 차별화된 포인트를 제시하라고 하겠지만 가격을 더 이상 낮출수도 없고 기술적 수준도 포화 상태에 다다르면 결국 전략적 차별화는 존재이유가 없다.

가격이나 가성비가 살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만든 차별화라면 죽음과 직면해서 만들어진 차별화가 21세기를 장식할 차별화의 마지막 종착역이다. 죽음과 직면해서 사람들은 차별화 된 삶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한다. 사람이나 기업이나 죽기를 작정하고 살면 삶의 새로운 원리와 마주하게 되는 깨달음을 얻는다. 영원히 살 것이라는 가정 하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을 힘을 다해 부, 권세, 명예를 축적한다. 하지만 죽는 순간 부, 권세, 명예는 다 허영에 불과하고 결국 다 내려놓고 떠나야 한다. 종착역은 허망하게 죽는 것이다.

사람들은 천년 만년 살 것같은 건강을 누릴 때는 즐거움과 쾌락만을 보고 가성비나 가격에 집중하지만 아프거나 수명이 다해 죽음에 가까워져 있을 때 비로서 삶의 고통을 체험한다. 문제는 죽는 순간까지 기다려가며 이 엄청난 고통의 실체를 체감했다면 이미 때가 늦었다. 죽기 훨씬 전에도 죽음의 단서가 지속적으로 찾아 왔을 때 죽음의 의미를 각성하고 죽음 속에 내재한 고통을 해결하는 것이 삶의 본질이라는 것을 이해한 사람들만 마지막 죽는 순간에도 고통으로부터 해방된 사람들이다. 기업은 죽음 이전 자신의 고객이 경험하는 고통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든다. 죽음을 직면한 고객의 고통을 이해하고 자신들이 나서서 이 고통을 해결해야만 하는 이유를 만든 것이 21세기 기업 차별화의 핵심이다. 남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자신의 고통으로 내재화해서 혁신적으로 푸는 능력인 긍휼감이 없다면 마지막 차별화는 시도할 수 조차도 없다. 긍휼감이 없다면 진정한 혁신도 없다.

고통을 이해하고 이것을 혁신으로 해결하는 능력인 긍휼감에 기반한 마지막 차별화는 인문학적이고 종교적이다.

예수님이 일반 사람들의 죄에 대한 고통을 대신 짊어지고 골고다 언덕을 넘어가는 고통 속에서 인류를 구원하는 긍휼감을 체험하고 기독교를 탄생시켰다. 이건희 회장은 한국의 우물안 개구리여서 고루한 일류의식에 빠져 살던 삼성이 죽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고통을 먼저 체험하고 이 고통을 풀기 위해 신경영을 만들어 삼성을 지금의 삼성으로 살려 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도 죽을 수 밖에 없는 애플의 상태를 먼저 체감하고 이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지금의 애플을 만들었다. 넷플릭스 창업자 리드 해이스팅스도 죽음 앞에 직면한 회사의 고통을 각성하여 지금의 차별화를 성취했다.

지금 이 시대 초우량기업의 상태를 향유하는 모든 기업들의 공통점은 죽음의 고통에 대한 각성을 통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혁신적으로 제압한 회사들이다. 이들이 지금은 세상의 당연한 배경으로 생각되는 제품과 서비스를 혁신해 차별화의 정점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은 인간에게 본질적으로 내재한 고통의 근원을 이해하고 이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십자가를 대신 질머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의 제폼과 서비스로 인간이 처한 본질적 고통을 해결해주는 긍휼감에 기반해 혁신한 회사들이다. 이런 회사의 제폼이나 서비스를 통해서 고객은 가성비나 가격이 제공할 수 없는 그 회사의 긍휼감과 철학이 배어나오는 체험을 경험한다. 자신 회사의 철학에 대한 체험을 제품과 서비스에 담아서 제공할 수 있는 회사가 21 세기 차별화의 마지막 고지를 점하고 있는 회사다. 이런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는 우리 세상을 구성하는 배경으로 영원히 살아 남는다. 긍휼감을 살려 혁신을 주도한 회사는 시간의 검증을 넘어선 백년기업으로 살아 남는다.

인간의 고통의 심연을 철학적으로 이해해서 이것을 풀어주는 체험을 제공하는 수준에서 만들어진 서비스나 제품은 회사의 특이점이 된다. 특이점이란 카피를 통해서는 이 제품속에 숨어 있는 속성의 비밀을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을 말한다. 이 회사가 지닌 철학이 설계자의 원리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설계자의 철학적 원리를 베낀다는 것은 자신이 짝퉁이 되겠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이다. 모든 원조에는 사람들의 고통에 대한 철학적 이해가 전제되어 있다. 자신과 남들의 죽음에 직면한 고통을 이해하고 이것으로 부터 고통받는 사람들을 해방시켜야 하는 이유가 존재이유이고 사명이고 목적이다. 철학과 긍휼감이 없이 원조가 된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힘들다. 특이점이란 철학이 회사의 비즈니스를 통해 구현되어 서비스나 상품으로 제공되어질 때 완성된다. 특이점은 긍휼에 대한 회사의 철학, 비즈니스, 제품 및 서비스이라는 삼 요소가 통합되어 새로운 실체로 나타날 때를 지칭한다.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인간의 고통을 해결할 수 있는 철학을 팔 수 있는 회사가 특이점을 완성해 원조 the only one로 태어난다.

기업들의 죽음에 대한 각성으로 시작된 ESG 운동의 본질도 여기에 있다. 리스크 운운해가며 남들의 ESG를 베끼는 수준의 ESG를 한다면 자신 코 앞에 다가와 있는 죽음의 실체를 이해하지 못한 회사들이다. ESG로 호들갑을 떠는 대부분의 회사들은 아직도 자신의 실체와 21세기를 선도하는 차별화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회사들이다.

인간이 해낼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차별화는 인간의 고통을 철학적으로 이해하고 이 철학적 개념에 기반해서 제품과 서비스를 디자인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한 마디로 그 영역에서 원조가 되는 것을 말한다. 원조가 되었다는 것은 그 영역에서 특이점에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 팬데믹은 죽음에 대한 엄청난 단서를 제공했다. 개인, 기업, 사회, 국가 모두가 같이 죽음의 단서를 경험한 사건이다. 이런 죽음에 대한 큰 단서 앞에서도 죽음에 대한 반성없이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코로나 이전의 방식대로 지금의 부, 명예, 권력을 축적하는데 집중한다면 죽음은 이들을 기저질환을 선사해 가장 먼저 이들의 의도를 좌절시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