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 학생들과 비즈니스 리더십이라는 과목을 진행해가며 기업의 여성리더로서 유리천장에 대한 인식과 이 유리천장을 어떻게 현명하게 제거할 수 있는지에 대한 토의를 많이 진행했다.

유리천장이란 지배적 범주가 자신이 속한 범주와 다른 사회적 범주로 사회적 범주를 나누고 각각의 범주 내 구성원에 대한 자기효능감을 차별적으로 분배하는 것을 의미한다. 유능감에 대한 스트레오타입을 강제해 지배적 범주가 소수범주를 통제하는 방식이다. 여성과 남성의 경우에는 남성들이 유능감을 판단할 때 모든 조건이 같다면 여성이 남성보다 효능감이 떨어진다는 믿음을 만들어서 여성을 비롯한 모든 구성원에게 이 믿음을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는것에서 생긴다.

유리천장은 남성 여성간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범주로 나눠진 모든 기득권 범주가 소수배경을 가진 범주의 사람들에게 효능감을 차별적으로 분배할 때 생기는 보편적 원리다. 비장애인이 장애인에게, 어떤 특정지역 출신 사람이 다른 지역 출신에게, 어떤 학벌을 가진 사람이 이 학벌을 가지지 못한 사람에게 다른 자기효능감을 받아들이도록 강요한다면 다 유리천장이 된다.

문제는 지배적 사회 범주가 이런 믿음을 강요할 때 이 믿음을 받아들이는지의 문제는 개인의 선택의 문제다. 일단 이 낮은 자기효능감의 믿음을 자신도 수용하면 유리천장은 방탄천장이 된다. 유리천장을 깨는 사람은 지배범주의 효능감 배분원리가 아무리 강해도 자신은 이 논리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이다. 지배적 범주가 강요하는 유리천장에 대한 믿음과 자신이 운신하는 폭 사이에 공간이 있는 사람만 실제로 유리천장의 잘못된 가정을 부수는 혁신적 행동에 나선다.

죽음의 수용소의 저자 빅터 프랭클은 나찌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사람과 죽은 사람들 사이의 차이를 이 공간의 유무에서 찾았다. 죽은 사람들은 암울한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여 세상과 자신 사이에 공간을 상실한 사람들이었다. 아무리 혹독한 현실이 짖누를 때마다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공간을 만든 사람만 살아남았다.

어떤 사람은 똑 같이 위급한 상황에서 여유만만하고 어떤 사람은 상황을 그대로 반영해서 조급하게 행동한다. 같은 상황을 두고 이런 차이가 왜 생기는 것일까? 세상의 자극과 자신의 반응 사이 공간의 크기 문제다. 동물은 이 둘 사이에 공간이 없다. 자극이 자신보다 힘이 쎄면 도망가고 상대가 약하면 공격해서 제압한다. 약육강식의 세상은 세상과 인간 사이에 공간을 잃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사회적 현상이다.

상황이 아무리 심각한 상황이라 하더라도 이것을 인식하는 주체가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상황이 이 주체를 침범해서 객관적 상황을 강요할 방법은 없다. 상황이 암울할 때 상황이 암울하다고 인식해야만 이 암울한 상황이 주체에게 현실이 된다. 동물과 달리 인간만이 가진 능력은 바로 자신과 상황 사이에 버퍼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 버퍼존은 사람들에게 심리적 안정지대를 제공한다. 옛날에는 자연의 침입으로부터 심리적 안정지대를 만들기 위해 공동의 부락을 만들었다. 적의 침입으로부터 심리적 안정을 얻기 위해 성을 쌓았다. 느헤미아가 이스라엘로 귀국한 후에 처음 시작한 일도 바로 성전이 아니라 성벽을 복원하는 사업이었다. 공동으로 체험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정지대가 없다면 환경과 적에 그대로 노출된 상태를 벗어날 수 없고 이 심리적 불안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면 어떤 것도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실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동물적 번식을 넘어서 번성을 누릴 수 있었던 것도 다 심리적 안정지대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 때문이었다.

이런 자극과 반응사이에 버퍼존을 가진 사람과 못가진 사람사이의 비밀은 목적과 사명으로 만들어진 울타리에 있다. 조직이든 개인이던 사명으로 심리적 울타리를 두르지 못한다면 세상의 모든 편견이 현실이라는 가면을 쓰고 내 공간을 제거해서 삶을 동물수준으로 전락시킨다.

학생들에게 유리천장을 부수기 위한 조언은 동물의 세계에서 통용되는 원리를 믿고 무조건 싸워서 이겨야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먼저 목적과 사명으로 만들어낸 자기만의 공간을 회복하라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유리천장으로 힘들고 어려울 때도 일인칭화 시킨 목적이 자신 삶의 가장 큰 우군이자 힘쎈 파트너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공간을 만들 수 있을 때 이 유리천장의 골리앗을 부술 수 있는 지혜도 얻을 수 있음을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