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통합 #후방통합

전방통합과 후방통합은 전략에서 기업의 수직적 인수 합병을 가르칠 때 쓰는 용어이다. 전방통합은 원료를 공급하는 기업이 제조업체를 통합하거나 고객의 접접에 있는 유통채널 회사를 사들이는 경우다. 반대로 후방통합은 유통업에 종사하는 회사가 제조사를 사들이거나 원료공급업체를 사들이는 경우이다. 자동차 회사가 부품회사를 인수합병하면 후방통합이고 전자회사가 유통회사를 사들였다면 전방통합이다. 전후방 통합은 한국의 재벌기업들이 불확실성을 해소를 위한 수직적 계열화라는 이름으로 많이 사용했다. 지금은 이런 회사들 인수하는 방법보다 느즌하게 전략적 제휴를 하거나 플랫폼 기업을 만들어 이러한 회사들을 플랫폼의 연결 모듈로 참여하게 하는 방식이 더 지배적이다.

이런 조직적 통합의 관점을 넘어서 고객관점이라는 시각으로 보았을 대 이런 전방통합과 후방통합이 아직도 시사하는 점이 크다. 어떤 회사든 회사라면 자원을 획득해서 제조하고 고객에게 판매하는 가치체인의 어느 한 부분을 구성하고 있을 것이다. 자신이 가치체인의 어느 부분을 담당하고 있던 자신의 전방과 후방은 존재하게 마련이다. 통상 기업들은 자신 가치채널 상의 전방에 존재하는 상대만을 고객으로 생각한다.

예를 들어 철강회사의 고객은 자신의 철강을 납품하는 자동차 회사이다. 자동차 회사가 고객이라는 전통적 관점을 가지고 있는 철강회사들은 자동차 회사의 자동차를 사게 되는 End User인 소비자를 고객으로 생각하지 못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역사를 보면 소위 초우량 기업에서 혁신이 일어나는 과정은 철강회사임에도 마지막 고객인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통점까지 변수로 고려해서 자신의 가치제안의 혁신에 포함시킨 기업들이다. 또한 이런 혁신을 실제로 만들어내기 위해 시작한 것이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이다.

요즈음 기업들 사이에 불고 있는 ESG 운동은 자신이 어떤 가치체인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던 상관없이 마지막 고객들의 집합체인 사회의 구성원이 가지고 있는 통점의 입장에서 경영의 지평을 넓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고객의 마지막 종점은 소비자를 포함한 다양한 구성원들이 모인 사회(S: Society)라는 관점이다. 사회가 가진 아픔을 기업의 가치체인에 집어넣고 혁신하는 것이 사회적 가치혁신이다. 지금까지 기업이 상상할 수 있는 혁신의 가장 높은 단계이다.

ESG는 마지막 고객인 End User가 가진 통점을 해결하는 것만 혁신으로 고려하던 생각에 다시 의문을 제기했다. 후방을 구성하는 구성원들도 고객으로 생각하고 이들의 아픔도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후방통합의 핵심을 구성하는 자원과 원재료의 가치체인을 추적해보면 정점에서 자연(E: Environment)을 만난다. E는 일방적으로 착취 당하는 자연의 아픔에 관한 문제이다.

ESG가 회사의 리스크 관리를 넘어서 혁신의 프로세스로 정착되려면 자신 회사의 가치체인 상에서 위치에 대한 이해와 전방과 후방에 존재하는 공진화하는 생태계 구성원의 아픔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ESG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회계회사나 법률회사의 조언이 아니라 자신 전방 후방에 실제하는 고객들의 아픔을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아픔을 자신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제품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ESG의 본질이다.

전후방을 통합하여 공진화하는 생태계로 보고 여기에 속한 구성원의 아픔해결을 가치혁신 프로세스에 핵심으로 받아들이는 협업기반의 개방형 혁신(Collaboration Based Open Innovation)이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협업기반의 개방형 혁신은 진정한 혁신을 위해서는 전방에 존재하는 구성원과 후방에 존재하는 생태계 구성원들이 공동으로 가지고 있는 아픔을 해결하기 위해 회사의 경계를 넘어 혁신하는 프로세스를 의미한다. 개방형 혁신이 주로 전방통합을 염두에 둔 혁신과정이라면 협업기반의 개방형 혁신은 전후방통합을 모두 염두에 둔 End to End Transformation이다.

모든 혁신의 대상은 아픔에 대한 새로운 솔루션을 의미한다. 자신의 후방 마지막에 존재하는 고객은 환경과 자연이 가진 아픔이고 전방의 마지막에 존재하는 고객은 소수의 다양한 배경의 구성원들이 포함된 사회의 아픔이다.

이런 가치흐름의 전체적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경영진에서 그친다면 EGS는 말잔치로 끝날 운명이다. 이런 방식의 ESG에 대한 투자 자체가 회사의 큰 리스크이다. 한 회사의 구성원 모두가 CEO 급 마인드로 자신의 평소 하는 일을 통해 이런 협업기반 개방형 혁신을 어떻게 실현해낼 것인지를 고민할 수 있어야 ESG가 회사 문화로 체질화된다. CEO의 ESG와 구성원이 일을 통해서 성취해내는 ESG가 서로 정렬되어 공명을 일으키고 있는 상태가 Governance(G) 상 민주화가 실현된 상태이다.

회사의 가장 큰 리스크는 G(거버넌스)의 괴리에서 온다. CEO만 ESG를 생각하고 구성원들이 일을 통해 ESG를 실현하는 기제가 없거나 CEO의 ESG와 구성원이 생각하는 ESG가 서로 괴리를 일으켜 G가 민주화 되어 있지 못할 때 ESG는 그대로 리스크가 된다. 핵심은 민주화된 G를 통해 구성원이 전후방 고객의 통점을 얼마나 제대로 이해하고 자신 회사의 ESG에 대한 참여와 결정을 통해 이를 자발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는지의 문제다.

전략에서 이야기하는 전방통합과 후방통합이 CEO의 의사결정을 통해 불확실성을 해소해서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에 목적이 있었다면 ESG는 조직 구성원들의 전방통합과 후방통합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구성원들의 통점에 대한 체계적 사고를 통해 기업의 더 큰 목적을 각성하고 이것을 실현시킴을 통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히는 것이다. ESG를 위한 전방통합과 후방통합은 전략이 아니라 문화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