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리더십 열혈 도반이자 다산 TV를 운용하고 있는 다산지기 진규동 박사께서 <다산의 평정심 공부>라는 책을 출간했다.

다산은 정조가 총애하던 핵심 인재로 정조가 죽자 즉각 노론 세력에 의해서 천주교 신도로 몰려 자산어보로 유명한 형 정약전과 같이 유배생활을 한다. 죄가 위중한 정약전은 흑산도로 다산은 강진으로 보내진다.

본인이 추정한 진규동 박사의 집필의도는 다산의 18년간의 유배생활에 단서가 있다. 언제 사약을 받고 죽을지 모르는 유배생활의 비참함 속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오히려 600권이 넘는 저술을 남기게 된 비밀이 무엇인가? 다산이 보인 평정심의 비밀이 밝혀진다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 팬데믹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본인이 이전부터 다산 정약용에 대해 특별히 관심을 가졌던 것은 다산이 아마도 세계 최초의 경영학자이지 않을까라는 심증 때문이었다. Taylor는 1911년 <과학적 관리법의 원리(The Principles of Scientific Management)>라는 책을 저술해 서구에서 경영학의 아버지로 등극했다. 반면 다산의 경영학 서적인 경세유표, 흠흠신서, 목민심서 등 대부분의 책은 강진 유배기인 1801년에서 1819년에 저술되어졌다. 경세유표는 목적기반의 설계도이고, 흠흠신서는 규율과 시스템 구축원리고, 목민심서는 리더십 원리다. 저술연대로만 따진다면 Taylor의 과학적 관리법보다 100년 전이다. 다만 대상이 사기업을 경영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를 경영하는 것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경영학은 어떤 목표가 정해졌을 때 자원들의 배분을 최적화하여 가장 효율적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원리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Taylor는 Time & Motion 연구라는 실험적 방식을 이용해서 자원을 최적화하는 방식을 찾아냈다. 다산은 실제 데이터를 사용해서 실험하기보다는 이론과 실제를 상상적 실험의 방식으로 접합해서 최적화 지점을 찾아냈다.

다산은 실제 화성을 축조하라는 임무에 자신만의 최적화 된 경영학 원리를 동원했다. 다산 경영학의 핵심은 기술적 자원과 인적자원을 동시에 최적화하는 방식이다. 기술적 효율성을 높히기 위해서 거중기와 녹로 등을 만들어 투입했고 인적자원을 최적화 하기 위해서는 할 일이 없던 거류민들에게 임금을 주고 공사에 동원했다. 이런 이중 최적화를 통해 10년을 열심히 해야 축조할 수 있었던 화성을 2년만에 완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최적화 방식을 동원해 경영 효율성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린 것이다. 이뿐 아니다. 적정한 임금 뿐 아니라 화성 축조장에 동원된 사람들의 내재적 동기인 자율성을 최재한 보장했다. 정조는 이런 다산의 방식 때문에 4만량을 절약했다고 치켜세웠다. 축조 후에 석공의 이름을 성벽에 세계 넣어 영원히 이름을 후세에 남기게 하는 특권도 부여했다. 이런 방식은 내재적 동기화를 위한 백미 사례다.

각설하고 진규동 박사께서 연구를 통해 찾아낸 여섯가지 평정심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긍정으로 지켜내라.

둘째, 자신을 개발해라.

셋째, 나눔을 실천하라.

넷째, 가족과 함께 하라.

다섯째, 이것을 즐겨라.

여섯째, 책임을 다하라.

진규동 박사가 찾아낸 평정심의 원리를 진성리더십으로 재해석해도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첫째 원리인 "긍정으로 지켜내라"는 원리는 진성리더들의 현실적 낙관주의 원리와 같다.

진성리더들은 목적이 실현되는 세상에 대한 비전과 낙관으로 무장하고 지금 발 딛고 서 있는 현실의 참담함을 외면하지 않고 묵묵히 받아들인다. 이들은 현실과 이상과의 갭을 급진적 거북이 방식으로 극복한다.

둘째, 자신을 개발하라는 원리는 진성리더십에서의 자신을 알고 자신을 돌보라는 원리와 일치한다.

진성리더들은 아무리 암울한 상황에서도 문제해결의 주체가 상황이 아니라 자신이라는 것을 잃지 않는다. 진성리더들은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하여 현실과의 갭을 파악해내는 자기인식과 이 갭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을 돌보고 개발해내는 자기규율을 실천한다.

진규동 박사가 제시한 셋째와 넷째 원리는 진성리더십의 긍휼감의 원리이다.

긍휼의 대상은 자신, 가족, 백성을 포함한다. 진성리더는 자신과 가족을 포함한 구성원들이 가진 아픔에 대한 공감력이 뛰어나다. 단순히 공감하는 것을 넘어서 아픔을 해결하기 위해 행동으로 나선다.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모두 아픔을 해결하기 위한 혁신적 행동으로 귀결된다.

다섯째, 이것을 즐겨라는 원리는 자신만의 사명의 울타리를 세우고 그 안에서 운동장을 만들어 심리적 안정감을 찾으라는 진성리더십의 원리와 일치한다.

진성리더는 이 사명의 울타리 안에서 독서, 자연, 자신과 함께 하는 일상의 삶을 통해 심리적 안정지대을 누릴 수 있는 자신만의 퀘랜시아로 만든다. 이 퀘렌시아에서 상처를 힐링해가며 평정심 회복하고 이를 기반으로 미래를 도모한다.

여섯째, 책임을 다하라는 원리는 진성리더의 책무감과 일치한다.

진성리더는 자신의 목적에서 규정한 약속을 구성원들과 협업을 통해 실현시키는 변화를 통해 약속을 실현시키는 일을 가장 중요한 책무로 생각한다. 진성리더는 목적에 대한 약속을 실현한 것을 후세에게 남겨주어야 할 가장 큰 유산으로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다산은 우리가 알고 있는 진성리더 중 특급 진성리더이다. 다산의 진성리더십 연구를 통해 진성리더를 발굴해주신 진규동 박사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이 책은 진성리더로서 다산이 어려운 시대 마음을 다스려가며 큰 족적을 남길 수 있었던 많은 사례와 흥미로운 케이스를 담고 있다. 코로나로 죽음에 직면해 있다고 믿었던 사람들이 삶의 소생을 위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목민심서의 마음으로 무장하고 싶어하는 관료들, 흠흠신서로부터 배워야 할 법률가들, 경세유표로 무장해야 할 정치가들이나 대권후보로 나선 사람들도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