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은 True to Oneself를 의미한다. 자신의 내면을 감동시키는 말과 이 말을 실현시키기 위해 도움을 받아야 할 사람들에게 하는 말과 행동과 태도가 같은 상태를 의미한다. 이것이 같지 않은 상태가 곡선의 상태이고 이것이 같은 상태가 직선의 상태이다. 사람들의 진실을 보지 못하는 것은 곡선으로 존재함에도 외면과의 연결만 보고 직선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진정성이란 곡선의 상태로 숨어서 존재하는 것을 각성하고 이것을 찾아 변화시켜 결국은 직선의 상태로 평평하게 확장을 실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중용 23장을 보면 이런 진정성을 치곡(致曲)으로 묘사하고 있다. 치곡의 곡曲은 굽을 곡이다. 혹자는 작은 것이라고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내가 보기에는 숨겨진 진실이라는 뜻이 더 정확한 뜻으로 보인다. 일반 사람들이 세상을 보는 방식은 직선을 이어 만든 선형적 시각이다. 하지만 이 자신의 숨겨진 내면과 연결시키면 이것은 직선이 아니라 곡선이다. 인간사의 모든 진실은 외면만 생각하고 행동하는 이 선형적 시각 아래 내면의 마음 속 곡선으로 이어져 있다. 자신의 이득(선형)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눈에는 곡선이 보이지 않는다. 곡선으로 굽혀져 있는 작은 것을 제대로 보고 이것을 펴나가는 작업을 지속할 수 있을 때 진실의 씨앗은 진실을 만들어낸다.

중용 23장의 내용을 이렇다.

숨겨진 진실에 진심을 다해야 한다.

진심을 다하면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형태가 만들어지고,

형태가 만들어지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명백해지고,

명백해지면 남을 감동시킨다.

남을 감동시키면 변하게 되고,

변하면 되어진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다.

(其次는 致曲 曲能有誠이니, 誠則形하고, 形則著하고, 著則明하고, 明則動하고, 動則變하고 變則化니, 唯天下至誠이아 爲能化니라)

숨겨진 작은 진실에서 씨앗을 찾아서 길러내는 과정이 변화의 되어감이다. 진성리더십에서 이야기하는 급진적 거북이 원리는 이런 진실이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는 자기조직화 과정을 의미하고 중용 23장은 이런 급진적 거북이의 원리를 설명해준다.

이러한 과정은 씨앗이 열매를 맺는 나무로 커가는 과정과도 같다. 숨겨진 진실에 진심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되고 정성이 가해지면 형태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씨앗이 썩어서 뿌리로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뿌리에서 묘목이 나오는 것을 겉으로 드러나는 과정으로, 충분히 자라나 꽃이 피는 과정이 명백해지는 과정이다. 꽃이 피고 열매가 맺고 이 열매를 직접 맛보게 되면 맛에 감동한다. 감동한 사람은 같은 씨앗을 얻어서 같은 과일나무를 만들어내는 과정에 동참한다. 결국 동참이 변화를 만든다. 이런 변화의 과정이 반복되어가며 공진화하는 과정이 되어감(Becoming)이다.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 것은 숨겨졌던 작은 진실이 실현된 것을 의미한다. 이 진실은 생명력을 가지고 되어감을 만들어 공진화하는 생태계를 구성한다.

삶에서 되어감은 직선이 아니라 곡선이다. 되어감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임계점을 지나 변곡을 거쳐야 한다. 씨앗에서 시작해서 발아하는 변곡을, 발아에서 묘목으로 성장하는 변곡, 묘목에서 다시 발화하는 변곡, 발화에서 결실에 이르는 모든 과정은 임계점까지의 축적과 변곡의 반복이다. 혼돈이론 Chaos theory에서는 이런 모든 과정을 프랙탈이 형성되고 이 프랙탈이 창발되는 과정으로 묘사할 것이다.

진실의 씨앗 曲은 세상을 이득과 계산의 직선형의 관점을 벗어나 자신의 사람들 마음 속에 숨겨진 아픔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사람만 찾을 수 있다. 이 아픔을 씨앗으로 품고 이것을 발아시키는 사람들만 제대로된 진실을 직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