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상황을 알려주는 사이렌의 어원은 세이렌이다. 원래 세이렌은 유혹의 신이다. 주로 바위가 많은 협곡에 거주하며 배가 지나갈 때 고혹적 노래로 항해자들을 유혹한다. 이 노래를 들은 사람들은 백발백중 물로 뛰어든다. 노래의 가사는 대부분 지금 가는 곳보다 더 좋은 곳이 있으니 천국의 삶을 즐기려면 나를 따라오라는 식이다.
세이렌은 스타벅스의 로고이기도 하다. 스타벅스가 세이렌을 로고로 정한 이유는 아마도 커피를 통해서 사람들의 영혼을 흔들고 훔치겠다는 속셈일 것이다.
사실 세이렌도 아무나 공격하지 않는다. 주로 탐욕을 가졌음에도 이를 숨기고 대박을 쳤거나 승승장구하는 사람들만을 골라서 공격한다. 성공에 도취되면 세이렌의 노래소리가 경고음을 날리는 사이렌 소리로 들리지 않고 고혹적인 세이렌 소리로 들리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세이렌의 노래소리는 삶을 경고하는 사이렌 소리로 들어야 하지만 이들은 사이렌 소리를 세이렌의 노래로 듣는다. 성공의 최고 정점에 이를수록 사이렌 경고음이 더 고혹적인 노래 소리인 세이렌으로 들린다. 성공으로 무한하게 부플어 오른 자아가 세이렌의 경고음을 고혹적인 음악으로 바꾼다. 탐욕이 부풀려져 만든 자아의 냄새를 따라 세이렌이 몰려든다. 세이렌의 공격을 받으면 대부분은 추락한다.
세이렌의 공격에 무너진 사람들도 초심은 어떤 유혹이 있어도 목적지까지의 항해를 완수하고야 말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시작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 초심을 간직한 영혼이 탐욕의 수면제를 먹고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다. 사이렌 소리가 거세게 울려도 탐욕의 수면제에 취해 잠에서 깨지 못하고 사이렌 소리를 자장가로 듣는다. 세이렌은 가끔은 자신의 내면에 숨어들어서 양심의 가책이 느끼는 통증을 위한 마취제를 처방한다. 내면에 숨어들어 수면제와 마취제를 처방할 정도가 되면 세이렌은 내면의 목소리까지 흉네내가며 자신을 넘어 주변을 오염시킨다.
세이렌의 공격에 무너지지 않는 방법은 자신에게 진실한 삶의 스토리를 가지고 내면에게 끊임없이 영혼의 종소리를 들려주는 방법 밖에는 방법이 없다. 세이렌은 삶에서 한 번 나타나는 것으로 끝내지 않는다. 삶은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여행이기 때문에 영혼이 잠자고 있으면 어김없이 나타나 공격한다.
세이렌은 평범하고 진실된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는 별로 관심이 없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승승장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사이렌이 달라 붙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장관 청문회를 시청하다보면 누가 사이렌의 노랫소리에 마취되었던 삶을 살았는지가 백일하에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