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이 진행하는 CBS가 편파방송 논란에 휩싸였다. 내용은 김현정 측이 이준석 신당을 부각하기 위해 이준석 측이 본인에게 유리하게 나온 여론조사를 방송사에 보냈고 김현정과 제작진은 방송 중에 이 내용에 기반해 그 때 출연했던 이준석을 반대하는 측에 반론으로 보여주며 이준석 대신 싸워주었다는 것이다. 이런 논란으로 김현정은 준석맘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방송이
공영방송인지 공영방송을 가장한 광고채널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한 학자는 독일의 정치 사회학자 하버머스(Habermas)다. 하버머스는 공영방송은 민주적이고 이상적 담론을 생산하는 장이 되어야 하고 이상적 담론을 생산하기 위한 조건으로 새로운 사실에 근거한 진실의 개정 가능성 (Openness to revision), 이론과 과학에 근거한 합리적 논증(Rational argumentation), 의도의 투명성에 근거한 신실성 (Sincerity), 소수 참여자에게도 같은 기준이 적용되는 보편성(Unverslaizability), 힘의 논리로부터의 자유(Freedom from coersion)을 충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개정 가능성이란 진실을 찾을 목적으로 새로운 진실이 드러나면 참여자 모두는 이 새로운 진실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합리적 논증이란 과학적 이론이나 객관적 데이터를 근거로 사실과 진실 관계를 검증해야지 미신, 근거 없는 음모론, 프래임 전쟁장이 되서는 안된다는 조건이다. 신실성이란 공공의 이익이나 진실을 드러내기 위함에 아니라 자신의 사적 의도를 숨기겨며 개인적 이득을 챙기기 위한 정치적 수단으로 공론장을 사용하면 안된다는 조건이다. 보편성이란 공론에 적용되는 규칙이나 규범은 다수 뿐 아니라 소수에게도 평등하게 똑 같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조건이다. 마지막으로 공론을 통해 내린 합의에 힘의 불균형이 반영되게 해서는 안된다는 조건이다.
김현정 뉴스쇼의 논란을 분석해보면 김현정이 방송 중에 이준석 측으로부터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보를 제공받아 이것에 근거해 토론자를 압박한 것은 공정한 담론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진행자가 자신의 속마음은 이준석을 편들고 있는데 공영방송을 표방하는 진행자가 그러면 안된다는 것을 본인도 알기 때문에 교묘하게 공정성을 연기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숨은 의도를 실현 했다는 주장이다. 사실이라면 모든 신뢰의 기반인 신실성 기준에 대한 심각한 위배다. 신실성이 있는 진행자라면 방송 중 "이준석 측"으로부터 이런 여론조사 자료를 받았음을 솔직하게 밝히고 방송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현정 쇼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여론조사에 결과에 대해 몰랐을 상대 출연자에게도 차후에라도 이 여론조사에 반론할 기회를 제공하는 보편성의 규칙도 어겼다고 본다. 또한 이런 사실이 밝혀지자 진실을 밝히기 위한 합리적 논증에 참여하는 행동이 아니라 CBS 전체가 김현정을 보호하기 위해 변명과 자기방호를 동원하고 있는 점도 공영방송의 합리적 논증과 개정가능성의 조건을 어긴 것이 된다. 가장 큰 문제는 힘이 불균형이 반영된 공론장이었다는 점이다. 어느 순간부터 CBS는 스타플레이어에 의존하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었다. 김현정도 스타플레이어고 이준석도 CBS에는 스타플레이어였다. 스타플레이어에 의존하는 구조는 김현정 뉴스쇼와 이준석을 연결하는 정치라인을 형성하고 이 정치라인이 공론장을 무너트리기 시작했다. 공정성에 이슈를 제기한 사람들은 이런 정치 라인의 정점에 있던 김현정이 이준석에 유리한 토론을 도출하기 위해 반대 토론자에게 불리한 구조로 토론을 진행했다고 본다. 스타 플레이어나 특정 정치인의 인기에 의존하는 방송 생태계의 고질적 힘의 불균형 구조가 이런 논란을 자초했다.
CBS의 김현정 쇼뿐 아니라 오래 전부터 특정 진영에 대한 심각한 편들기로 종편이 공영방송으로 포장해 특정 진영의 정치 광고를 파는 방송이라는 논란이 있어왔다.
광고방송와 공영방송의 차이는 생각보다 미묘하다. 예를 들어 어떤 드라마가 간접광고로 특정 브랜드의 침대를 자주 보여준다고 가정해보자. 사실 이 침대는 꼭 간접광고를 하지 않아도 팔릴 정도로 다른 침대에 비해 우수하다는 진실성이 있어도 돈을 받고 드라마에 출현했다면 이 사실을 모르고 광고를 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신의를 배반한 것이다. 아무리 침대의 객관적 가성비가 진실성에 가까워도 이 광고를 만든 사람의 숨겨진 의도가 돈을 벌기 위한 사적 의도라면 광고일 뿐이다. 이준석의 여론조사 결과가 사실에 근거했어도 이것을 방송하는 앵커가 광고라는 사실을 숨겨가며 이 사실을 방영했다면 공영방송이 아니라 광고방송인 셈이다. 인간에 관련된 담론에서는 사실적 객관성에 근거한 진실성과 의도의 투명성인 신실성이 경합하면 신실성이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김현정 뉴스쇼에 방영된 이준석에 관한 조사 내용들이 진실성이 있었다해도 김현정이 놓친 것은 의도의 신실성이다. 토론자를 주인으로 세우는 것이 아니라 이준석처럼 스타인 자신을 주인으로 세우려는 스타의식도 문제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레드삭스의 전설적인 타자 테드 윌리엄스가 레드삭스에서 활동하는 동안 레드삭스는 월드시리즈에 한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한 사람의 스타플레이어에 의존한 역량의 독재가 팀의 분위기를 망쳤기 때문이다.
이번 논란으로 CBS는 공영방송으로서의 지위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여기에 동원된 정치평론가 박성민씨, 앵커 김현정, 국회의원 이준석은 모든 신뢰의 최종적인 기반인 인간으로서의 신실성과 진정성을 상실했다. 앞으로 이들이 실제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주장해도 청중은 그렇게 듣지 않을 것이다. 토론자가 의도의 신실성을 잃었다면 청중은 이들의 이야기를 누구처럼 입벌구(입만 벌리면 모두 구라)까지는 아니어도 소리만 요란한 속 빈 깡통이 하는 이야기로 들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