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조직경영개발학회(회장 이창준)의 진성리더십 아카데미는 처음 시작부터 이번에 모집하는 22기에 이르기까지 10년이 넘는 기간 무료로 진행되어온 프로그램이다. 10년이 넘는 동안 일관되게 업데이트 되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대한민국에서 디자인할 수 있는 최고의 리더십 훈련의 하나로 자부한다. 대기업 리더십 교육에 맞먹는 금액을 청구한다면 수강료는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금액일 것이다.

금액을 청구하지 않는 이유는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분들이 스스로가 빚진자임을 각성하고 빚을 갚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도반으로 불리는 수료자들이 시간과 각자의 전문성을 십일조로 내가며 헌신적으로 봉사해주시기 때문이다. 아카데미에 초대되는 도반들도 자신들이 빚진자들임을 각성하고 수료 후 각자 삶의 장면에 돌아가 빚을 갚는 행동에 나설 것임을 믿기 때문이다. 이들의 노력이 축적되어 어느 순간에는 우리 사회의 변화의 물꼬도 터질 것이라는 믿기 때문이다.

사실 자발적으로 인정하든 안 하던 우리 모두는 빚진자들이다. 빚졌음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은 자신이 스스로 잘난 사람이기 때문에 빚이 없는 듯이 행세한다. 하지만 이미 태어날 때부터 부모의 몸을 빌려 태어났고 성장 과정에서 부모의 헌신에 빚을 졌다. 재능이 있거나 머리 좋고 준수하고 재력까지 있는 부모 밑에 태어난 유전자 복권까지 당첨되게 만들었다면 자신을 위해 유전자 복권판을 돌려준 신에게 진 엄청난 빚이다. 역설적으로 큰 유전자 복권에 당첨되어 가장 큰 빚을 진 사람들이 자신이 빚진 사람임을 인정하는 마지막 사람들이다.

자연에도 큰 빚을 졌다. 지금까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자연으로부터 산소와 공기와 물도 대부분 공짜로 써왔고 아름다운 경치를 통해 상한 마음을 힐링한 것도 자연에 대한 빚이다. 이웃과 친구에게 진 빚은 더 크다. 지금 이 만큼의 성공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동료나 선배들이 음으로 양으로 도와주고 응원해준 덕이다. 경쟁했던 친구나 동료도 우리를 이만큼 성장시키고 살만하게 만들어준 스파링 파트너였다.

지구촌을 달구고 있는 ESG운동은 우리가 자연, 공동체, 가족들에게 빚진자들이라는 것을 각성하는 운동이다. 이들이 우리에게 이자를 청구하지 않는 만큼 적어도 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만은 삼가해야 한다는 도덕적 각성이다.

진성리더십에서는 인간의 욕구의 산은 정신모형 I의 산과 정신모형 II이라는 두 개의 산으로 구성된 것으로 정의한다. 정신모형 I의 산은 매슬로우가 개인주의 사회를 전제로 만들어 놓은 욕구 5단계를 정복해 자아실현에 이른 산이다. 정신모형 II의 산은 자아 실현에 도달한 사람이 여기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친구, 이웃, 가족, 자연, 공동체에게 빚이 있었음을 각성하고 이 빚을 갚기 위해 다시 오르는 두 번째 산이다.

진성리더십은 개인주의에 기반한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를 4단계로 줄이고 자아실현이라는 다리를 통해 다시 오르는 타아실현의 3단계를 합해 욕구 7단계 모형을 설정하고 있다. 두 번째 산이 시작되는 욕구 5단계는 자아실현을 넘어 자신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인 존재목적이 부여되었음을 각성하고 목적과 현실 삶의 간극을 각성하는 단계이고, 6단계는 각성한 존재목적을 실현함을 통해 빚을 갚는 것에 대한 욕구를 실천하는 행동이고, 7단계는 타아실현 욕구의 마지막 단계로 약속한 목적을 실현해 원금과 이자를 갚았을 뿐 아니라 플러스 알파를 유산으로 남기는 일까지 성취해 언제든지 원하면 훌훌 털고 세상을 자유롭게 하직할 수 있는 자유의 단계다.

세상의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온 진성리더의 면면을 조사해보면 이들은 이기적 욕구단계인 매슬로우의 욕구의 산(정신모형 I)에서 머문 사람은 없다. 이들은 모두 자아실현을 넘어 타아실현의 산에 올라 세상을 공진화 시켜 세상에 대한 빚을 갚은 사람들이다. 이들이 살아서도 번성을 누린 이유는 자기 발로 서는 자아실현이라는 매슬로우의 산을 넘어 타아실현이라는 더 장대한 목적함수를 설정하고 이를 삶에서 실현했기 때문이다.

매슬로우의 산을 타고 있는 사람들은 성공이란 경쟁에서 1등이 되거나 2등이 되어 남들 간섭 받지 않고 사는 상태라고 규정하지만 진성리더들에게 성공이란 두 번째 산을 넘어 남들의 성공을 돕는 일에서 크게 성공하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진성리더는 세상의 성공은 진성리더가 세운 플랫폼의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십시일반으로 피드백을 통해 보내는 네트워크 효과에 의해 결정된다고 믿는다. 진성리더십에서는 타아실현이 가능한 공동의 운동장을 세우기 위해 같은 길을 가는 동역자를 도반이라고 부른다.

따지고 보면 지금 이 세상에서 가장 잘 나가고 세상을 호령하며 사는 사람은 누구보다 큰 빚을 진 사람들이다. 돈 많은 부모 밑에 재벌 아들로 태어난 것, 좋은 머리를 가진 부모 밑에서 태어나서 좋은 대학나오고 사자붙은 직업을 향유하는 것도 다 신이 자신들을 대신해서 행운의 유전자 복권을 뽑아준 결과다. 이 시기에 북한에서 태어나지 않게 복권을 당첨시킨 것도 따지고 보면 은혜이다. 문제는 큰 빚을 진 사람들일수록 빚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세상이 모두 자신 덕택에 사는 것처럼 귀인한다는 점이다. 이들 모두는 사는 동안에는 자아실현이라는 소확행의 축복을 누렸는지는 모르지만 세상을 향해서는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사람들이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라는 단어가 세상에서 자취를 감춘 이유이다. 스스로가 빚진자임을 인정하지도 않고 심지어 감추고 사는 사람들이 사회를 공동체로 향한 공진화를 방해하는 원흉이다.

우리가 빚진자라는 사실을 각성하고 대부분의 채무자들이 우리에게 이자조차 청구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면 세상은 은혜와 감사의 세상이다. 은혜와 감사가 사라진 이유는 우리 모두가 빚진자라는 사실을 잊고 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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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아래 사례는 빚진자와 빚갚음을 비지니스 모형으로 설정해서 지속가능성과 번성을 구가한 브릿지 포트 사례이다.

브릿지포트 금융그룹 (Bridgeport Financial. Inc)을 설립한 크리스티나 하브리지 (Christina Harbridge)는 이란 빚진자들이라는 것을 각성한 후 대부업의 개념을 새롭게 바꿔 썼다.

크리스티나가 대부업계에 발을 들여 놓은 것은 파트타임 일자리를 알아 보기 위해서 신문 전단지 광고를 보고 전화를 하게 된 것이 계기다. 사실 처음에는 이 회사가 대부업체라는 것도 모르고 인터뷰에 응했고 경제적으로 사정이 안 좋았던 그녀는 이 일자리를 받아들였다.

모든 저축은행이나 캐피털의 이름을 달고 있는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이 대부업체는 직원의 월급을 돈을 얼마나 받아 내는 지의 추심율로 정했다. 이 회사에서는 모든 직원들이 추심율을 올리기 위해 직원들은 고객들을 쥐 잡듯이 쥐어 짜고 있었다. 그녀가 어느 날 직원들과 같이 점심 식사를 같이 할 기회가 있었는데 놀랄만한 사실이 직원들은 직장에서 일할 때와는 딴 판으로 개인적으로는 정말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들이라는 점이었다. 이렇게 착하고 인간적인 사람들이 고객을 대할 때는 왜 딴 판의 사람으로 변하는 지에 의아해 하고 있던 어느 날 자신도 다른 직원들과 똑 같이 고객을 대하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런 자신에 놀란 크리스티나는 회사를 퇴사하고 자신이 직접 브릿지포트 그룹이라는 캐피탈 회사를 설립했다. 그녀는 "따지고 보면 우리 모두는 빚을 지고 살고 있다. 단지 이 빗을 갚아야 할 시기가 사람마다 다를 뿐이다"라는 신념 하에 회사의 사명을 "서민들에게도 다시 제대로 빚갚을 기회를 주는 회사"로 정했다. 대부업체에 고용된 직원들도 빚을 진 사람들이라는 각성하에 빚진 사람들이 빚을 갚을 수 있는 제대로된 방식을 연구했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훼손하지 않고 빚을 제대로 갚게 도와준다는 사명을 세우고 비즈니스를 하는 방식을 혁신했다. 일반 캐피탈 회사와 같이 고객을 막가파식으로 대할 경우 벌점을 받고 이 벌점은 인센티브에 반영하였다. 대신 고객의 사정을 충분히 들어주고 이런 소통을 기반으로 신뢰를 구축하는 지에 따라 높은 고과를 받도록 설계했다. 직원들도 긍휼감을 기반으로 한 소통능력이 뛰어난 직원들을 채용했다. 회사에서 주는 추가 보너스도 추심율이 아니라 고객에게 감사편지를 얼마나 받는 지로 정했다.

이렇게 회사를 운영한 결과 얼마 되지 않아서 회사의 추심율은 업계 표준보다 3배로 뛰어 올랐다. 또한 브리지포트 금융그룹은 캐피탈 회사의 최고 명성을 갖는 회사로 정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