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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과 번성에 관한 두 개의 세기적 종단연구가 있다. 하나는 1938년 724명 보스톤 지역에 거주하는 하버드생과 일반 젊은이들의 삶을 추적한 <보스톤 종단연구>다. 지금까지 살아 있는 사람들과 이들의 손자, 손녀들에 대한 연구로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연구는 1954년 하와이 카우아이 섬에서 태어난 신생아 833명의 성장과정을 40여 년간 추적조사한 <카우아이 신생아 종단연구>다.

이 두 연구 결과는 많은 책으로 발간되어 있으나 <보스톤 종단연구> 데이터를 이용한 가장 유명한 서적은 하버드 정신과 교수이자 한때 이 연구의 책임자였던 Robert Waldinger가 발간한 <The Good Life>이다. <카우아이 신생아 종단연구>도 많은 논문과 책이 발간되었으나 한때 이 연구의 책임자였던 Emmy Werner가 출간한 <Journeys from Childhood to Midlife: Risk, Resilience, and Recovery>이 가장 많이 읽힌다.

이 두 연구는 장년기까지 번성과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에 관한 많은 비밀을 담고 있다.

<보스톤 종단연구>를 시작하게 한 질문은 통속적이다. 하버드 대학을 나온 사람과 나오지 않은 사람 중 누가 만년에 더 행복한지를 질문했다.

연구결과는 우리들의 통념과는 달리 하버드를 졸업한 사람들이 달성한, 학벌, 명예, 부, 권한이 지속가능한 행복과 노년까지의 번성을 결정하는 요인이 아니었다고 보고한다. 대신 가족이나 친구 사랑하는 사람들과 만들어낸 의미 있는 관계, 세상과 다른 사람들에게 빚졌다는 생각으로 작은 축복에도 감사하는 마음, 다른 사람들의 기대의 감옥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진실한 모습(Authentic self)을 만들고 표현하고 살려는 태도, 변화하는 것에 대한 호기심과 지속적 배움에 대한 열정, 자신의 정신, 마음, 몸을 분절시키지 않고 온전하게 만들고 치유하고 환대하는 노력, 과거와 미래를 넘어 온전하게 현재를 사는 태도였다.

<보스톤 종단연구>는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더 근원적 요인으로 삶의 목적에 대한 주인됨을 들었다. 목적에 대한 주임됨을 통해 자신을 온전하고 진실되게 만들어 삶과 관계에 충만한 의미를 채워낸 사람들만 죽을 때가지 행복과 번성을 누렸다. 목적을 각성의 수준으로 끝낸 사람들이 아니라 적어도 50세까지도 삶의 목적을 기반으로 목적의 분수대를 만들고 이 분수대를 통해 뿜어 내려지는 삶의 의미가 관계망의 생테계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적어도 50까지 자신만의 목적의 분수대를 완성한 사람들은 30년 후인 80살까지 삶에 대한 충만성이나 행복도가 높았다.

이 연구는 우리가 염려하는 건강은 뿌리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어서 결과로 분출되면 더는 고치기가 힘든다고 주장한다. 문제의 뿌리는 적어도 30년 전의 목적에 대한 발견과 의미있는 삶의 습관을 만들지 못한 것에 있다고 본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발견한 목적은 편히 눈을 감고 죽음을 맞이하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일 뿐이다.

둘째의 역사적 종단연구는 하와이 카우아이 섬의 연구다. 이 연구는 어려운 여건에서 성장하는 어린이들을 어떻게 육성해야 하는지에 관한 많은 시사점을 남긴 연구이다.

이 연구는 1954년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지금은 아름다운 휴양지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그 당시 카우아이섬은 미국의 식민지로 아주 열악한 환경에서 백인들, 이주한 동양인들, 원주민들이 어울려서 살고 있었다. 연구는 1954년에 태어난 신생아 833명의 성장과정을 40여 년간 추적조사 하였다. 이들의 생활환경은 대부분이 열악하였으나 이들 중 특히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201명의 아이들을 고 위험군으로 분류하여 정상적인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과 비교하였다.

가설은 고 위험군에서 비행 청소년도 많고 사회적 낙오자들도 더 많이 생길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연구는 고 위험군에서 자란 어린이 중 72명이 기대와는 달리 정상적인 환경에서 자란 어린이들보다 더 훌륭하게 성장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런 사실에 놀란 연구진은 연구주제를 180도 바꿔서 무엇이 이들을 어려운 환경으로부터 지켜주었나를 연구하게 되었다.

연구결과 그들 72명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극도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가족이나 가까운 친지 중 누군가 적어도 한 명은 이들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지 않고 긍휼감을 가지고 이들의 어려움과 고통을 극복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사랑의 끈을 놓치 않았다. 이들의 긍휼감은 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자존감의 원천이 되었다. 자신이 고통과 어려움을 가지고 있음에도 믿고 지지해주는 한 사람의 존재는 오히려 어려운 상황에서 이들의 정신적 근육을 단련시켜주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이들이 보여준 긍휼의 사랑은 이들이 커서 고향을 떠나 세상의 큰 산을 마주하고도 주눅이 들지 않는 회복탄력성의 근력으로 작용했다. 아무리 암울한 상황이라도 누군가가 온전한 한편이 있어서 아이들에게 긍휼이 담긴 사랑의 탯줄을 놓지지 않는다면 이들의 삶을 구할 수 있었다.

훌륭한 조건에서 태어났음에도 기대이상으로 성장하지 못한 어린이들의 문제는 부모가 자신이 물려준 유전자 복권과 재력에 집중해 아이를 양육한 경우였다. 부모의 과도한 기대에서 시작된 잘못된 사랑의 편식이 자식을 망치는 핵심 원인이었다. 반대로 열악한 환경에서 훌륭하게 자란 아이들은 긍휼이라는 온전한 사랑을 받은 대상이었다. 긍휼은 좋은 것 예쁜 것 장점만 찾아서 사랑하는 사랑의 편식과는 달리 상대가 가진 아픔조차도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하는 사랑의 가장 지고지순한 형태이다. 사람들은 진실한 사랑을 받을 때만 자신의 존귀함을 받아들이고 자신을 주인으로 일으켜 세운다. 주인으로 살지 못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오래전에 긍휼의 탯줄이 끊어진 사람들이다.

카우아이 섬 연구는 나를 긍휼로 사랑하는 <온전한 내 편 한 명>의 사랑이 나의 장점과 강점을 편애하는 수백명의 사랑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나의 아픔조차도 사랑하는 온전한 내편 한 사람만 있으면 아무리 힘들어도 자신을 주인으로 일으켜 세워 결국은 세상을 살만한 세상으로 만든다. 누군가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면 긍휼로 사랑하는 온전한 내 한 편이 없었던 것이다.

보스톤 종단연구가 찾아낸 목적과 카우아이 섬 연구가 찾아낸 긍휼은 진성리더십에서 설계해 만들어내는 나침반의 북극과 남극이다. 나침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자신의 삶의 북극성을 찾아주는 존재목적과 자신의 아픔조차도 사랑하는 긍휼의 남극성이 극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나침반이 분명할 때 우리 마음 속에 북극성과 남극성이 떠 서로 교류해가며 고유한 자신만의 따뜻한 심리적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진성리더십에서 강조하는 행복과 번성의 핵심은 주인됨이다. 목적은 자신이 왜 주인으로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설명한다. 이유를각성하고 삶 속에서 이유를 실천하면 자신이 주인으로 살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다. 이유를 각성한 사람들은 자기 목적에 대한 스토리의 작가도 자신이고 긍휼로 온전하게 사랑해서 일으켜 세워야 할 대상도 자신임을 안다.

부모가 물려준 유전자 복권의 편애를 극복해 긍휼로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만 유전자 복권의 갑옷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쓰려져 있는 자신을 삶의 주인으로 일으켜 세운다. 자신을 긍휼로 온전하게 사랑하는 사람들만 기진맥진해 비몽사몽으로 쓰러져 있는 자신을 깨우고 일으켜 세워야 하는 존재이유를 각성한다. 자신을 온전하게 사랑하는 긍휼은 자신에게 이렇게 살려고 세상에 태어난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 기진맥진한 자신을 깨운다. 깨워진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은 자신에 대한 긍휼의 사랑이다.

목적으로 깨워지고 긍휼로 일으켜 세워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온전한 주인으로서의 삶을 실천해 자신과의 의미 있는 관계를 먼저 복원하는 것이 번성과 행복의 핵심이다. 목적과 긍휼로 자신 삶의 주인됨에 성공한다면 많은 의미있는 관계와 행복과 번성과 건강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