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위의 달 그림자를 보고 달리는 광인이 자신이었음에도 국민들을 달 그림자라는 허상을 쫓아 다니는 광인으로 치부해가며 계몽 대상으로 삼았던 윤석열이 이번에는 또 다른 궤변으로 장안의 화제를 몰고왔다.

이번에는 군인들이 들고 간 칼과 총에 대한 프레임 논쟁이다. 칼과 총은 도구이기 때문에 가치 중립적이라는 궤변이다. 사용하는지 안 하는지는 오직 가치를 선택할 수 있는 사람에게 달린 문제라는 것이다. 군인들은 총과 칼을 사용하지 않았고 아무도 다치지 않았기 때문에 내란이 될 수 없다는 논리다. 군인들이 총을 들고 간 이유는 사용할 목적이 아니라 계몽을 위한 위협용이었다는 것이다. 계몽에 동원된 군인들이 자제력을 발휘해 총과 칼을 사용하지 않았고 아무도 다치지 않았으니 가치 중립성이 지켜졌고 자신은 무죄라는 논리다.

그 자체로 존재 이유를 가지는 인간과 달리 칼과 총은 도구다. 도구에게 중요한 점은 가치중립성이 아니라 존재를 드러내는지 드러내지 않는지다. 정해진 가치를 위해 사용될 때 도구는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다. 도구는 자신을 드러내는 순간 모두 무기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도구는 오직 본질로 정해진 가치에 맞게 사용될 때만 존재가 드러나지 않는다.

망치가 제대로 못을 박고 있을 때 망치의 사용자는 망치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한다. 망치가 존재를 드러낼 때는 본질과는 달리 손을 찍었거나 다른 사람을 해치는 무기로 전용되었을 때다. 마찬가지 논리로 의사에게 칼은 환자의 배를 가르는 도구로만 사용되어야 한다. 환자를 위한 수술용 칼로 제대로 사용될 때 숙련된 의사는 자신이 메스용 칼을 들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주방에서의 칼은 주방장의 요리용 재료를 손질하는 도구로 제대로 사용될 때 그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다. 요리용으로 사용되지 못하는 주방장의 칼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때는 조폭들 무기로 전용될 때다.

마찬가지다. 군인들이 들고 있는 총과 칼도 도구이다. 군대의 총과 칼은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서 사용될 때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비상계엄과 내란에서 사용된 총과 칼처럼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해칠 목적으로 전용되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때 총과 칼은 말 그대로 무기가 된다. 주방장의 칼과 의사의 메스도 식당과 병원을 떠나 노상강도에 의해서 사용되면 사람들을 해치는 무기가 된다.

심지어 리더십도 마찬가지다. 리더십은 변화를 위한 수단이자 도구다. 변화를 위해서 제대로 사용될 때는 리더십은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다. 리더십이 자신을 드러낼 때는 리더가 자신의 욕심을 챙기기 위해 리더십이라는 직책을 잘못 사용할 때다. 잘못 사용된 리더십은 구성원에게 무기다. 실제 리더십을 잘못 사용하고 있는 카리스마 리더들이 자주 사용하는 암묵적 용어가 "나는 너희들을 해칠 수 있는 <칼 있어 임마>"다. 리더십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때 리더십은 우상화되고 부하들을 괴롭히는 갑질이 된다. 윤석열이 리더로써 자신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자신의 존재를 드러냈을 때 윤석열이 오직 자신에게만 충성하는 살인 무기였음을 알아차려야 했다.

윤석열이 총과 칼을 들고 갔어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될 바가 없다는 주장은 터무니 없는 궤변이다. 국민과 국가를 지키기 위한 칼과 무기가 아닌 도구는 그 자체로 살상 무기로 전용된 것이다. 노상강도가 시민들에게서 돈을 탈취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칼은 실제로 사용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노상강도가 칼을 위협용 무기로 동원하지 않았다면 노상강도에게 지갑을 양도할 이유가 없다. 윤석열이 12월 3일에 군인들에게 총과 칼을 들고 국회로 가게한 행동은 국회와 국민을 대상으로 한 노상강도 짓이다.

칼, 총, 망치, 권력, 리더십 같은 수단은 절대로 정해진 본질과 목적을 벗어나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서는 안된다. 군대는 국민과 국가의 생명을 지키는 수단 이외의 목적으로는 동원되어서는 안된다. 내란과 쿠데타의 정의는 국민과 국가를 해할 목적으로 군대를 동원한 행동을 지칭한다. 총 칼을 실제로 사용했는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윤석열은 백주 대낮에 군대를 동원해 국민을 대상으로 노상 강도 짓보다 더한 날강도 행각을 벌인 것이다.

다친 사람은 없는지 모르지만 이런 날강도 짓으로 대한민국은 엄청난 유형 무형의 가치를 잃었다. 자랑스런 민주주의 역사를 만든 국가라는 명예도 잃었고 신인도가 추락해 환율은 급등하고 있다. 거시 경제지표를 보면 경제는 여러곳에서 부도의 징후를 드러내고 있다. 자영업자들을 통해 전달되는 미시지표는 더 심각하다. 법치국가라는 타이틀도 노상강도 당했다. 법원과 검찰이 윤석열과 공모해 내란에 동원한 부하들은 차거운 감옥에 가두고 윤석열 한 사람을 위해 법 울타리에 개구멍을 만들어 풀어줬다. 대한민국은 법이 만인에게 공정하게 적용되는 법치국가가 아닌 나라가 되었다.

대한민국은 자신을 왕으로 생각할 정도로 이고가 부풀어 오른 나르시스트와 그 주변 공모자들의 연기에 속아 유사리더를 리더로 잘못 뽑은 대가를 너무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 윤석열은 희대의 이고 챔버(Ego Chamber) 감옥에 갇혀 살고 있지만 주인공 병에 걸려 현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망상 그 자체다. 망상의 인물에게 관심을 보내는 것 자체가 잘못된 강화제다. 윤석열과 같은 망상에 젖은 연기자에게는 무관심이 최고의 형벌이다. 화려한 연기와 겉모습에 속아 살았던 우리가 감당해야 할 우리의 업보다.모든 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