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은 돈으로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해 상품이나 서비스에 담고 이 가치를 시장에서 돈으로 환산해서 실제 창출한 가치보다 싼 경제적 가치를 가격으로 고객에게 파는 행동이다. 회사가 창출한 실질적 가치란 회사가 제공한 제품의 체험가치에서 고객에게 돈으로 파는 경제적 가격을 뺀 수치이다. 이윤이란 고객에게 판 시장 가격 빼기 제품과 서비스를 산출하는 데 든 비용이다.

자신의 제품과 서비스로 시장 가치를 넘는 혁신적 가치를 창출하지 못한다면 회사는 사회의 유산이 아니라 부채가 된다. 혁신적 가치가 창출되지 않자 프로모션과 과장광고 등으로 시장가격에서 얻는 이윤에 승부를 걸기 때문이다. 이처럼 회사가 존재하는 기본적 정당성을 충족하지 못하고 시장에서 사활을 거는 회사들이 많아지면 시장에서 고객의 피로도가 커진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결국 그놈이 그놈이고 모두 자신의 주머니를 털기 위해 포장하고 연기하는 일에 혈안이 된 회사들 뿐이라는 생각에 반기업정서가 커진다. 기업 생태계는 지속적으로 산성화된다. 이런 반기업정서를 이기지 못하고 많은 회사들이 자신끼리의 출혈경쟁을 통해 사라진다.

많은 사람들이 경영을 돈 놓고 돈 먹는 투전판 행위라고 착각하지만 이런 투전행위는 금융 공학하는 사람들이 퍼트린 잘못된 미신이다. 경영이란 시장 가치를 상회하는 다양한 내재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때에만 성립한다.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더 큰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경영이라면 진정한 경영이라고 규정할 수 없다.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을 창의적으로 해결해서 시장가격보다 더 싸게 파는 행위가 경영이다.

경영은 돈 놓고 돈 먹는 행위라는 잘못된 생각이 경영의 거버넌스에도 널리 퍼져 있다. 경기가 좋을 때 경영의 기준이었던 신자유주의가 퍼트린 것이다. 신자유주의는 모든 가치를 시장의 경제적 가치로 획일화 시킨다. 일례로 실제로 경영자들은 종업원이 열심히 일하고 싶은 생각이 없거나 이직하는 현상도 경쟁적인 성과 보상 시스템이 결여되어 있거나 복지가 부족해서라고 판단한다. 이 문제도 돈으로 다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종업원들을 회사에 나오게 하는 것도 돈이고 유능한 직원의 이직을 막는 것도 돈이라고 생각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경영학적 상상력이 결여된 위험한 생각이다.

경기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잘되는 조직은 다른 회사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해서 새로운 내재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 드라이버로 앞에서 끌어주고 실제로 시장에서 가치가 인정되어 성과가 났을 때 이를 공정하게 계산해서 종업원과 주주에게 보상해주는 거버넌스를 가지고 있다. 신자유주의 거버넌스가 주장하고 있듯이 기업의 존재이유가 주주에게 돈을 많은 돈을 벌어다 주는 것이고 자신들은 이런 목적을 위해 대리인이자 용병으로 고용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지금과 같은 양극화와 자본주의의 위기를 만들었다. 기업을 앞에서 끄는 드라이버도 돈이고 뒤에서 밀어주는 것도 돈이라는 견해는 경기가 좋아서 어떤 문제든 모두 돈으로 해결할 수 있을 때 작동되던 방식이다. 지금과 같은 L자 구조적 불경기 상황에서는 이런 신자유주의 경제 순환론은 뱀이 배고픔을 못 이겨 자기 꼬리를 먹어가며 잠시 생존하는 우로보러스를 초래한다. 위험천만한 방식이다.

신자유주의가 돈을 끌개이자 강화제로 삼는 경제 순환론으로 경영학적 상상력의 원천인 끌개와 밀개 사이의 창의적 긴장을 허문 결과가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양극화를 필두로 한 현 자본주의 모습이다.

마찬가지로 사회주의 경제체제가 공산주의를 붕괴시킨 이유도 순환론이다. 사회주의는 끌개도 공정성 밀개도 공정성이라는 공정성 순환론으로 공산주의 시스템을 붕괴시켰다. 미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내재적 가치의 창출이 전제되지 않은 공정성은 사회를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제로섬 정치 투쟁에 집중하게 만든다. 이런 제로섬 싸움은 참여자들을 더욱 과거에 집착하게 만들고 미래에 창출할 가치에 대한 희망을 붕괴시킨다. 새로운 내재적 가치가 창출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오직 지금 가진 것을 공평하게 나누는 공정성을 끌개이자 밀개로 삼은 사회주의 투쟁이 공산주의의 붕괴를 이끌었다.

사회주의자도 아닌데 젊은이들의 공정성에 목을 메는 이유는 자본주의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서 제시하는 미래 제시 능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의 공정성에 대한 집착은 자본주의 붕괴로 암울한 제로섬 상황이 전개되자 지금 있는 것이라도 챙기자는 의도가 이들 마음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젊은이들이 공정성을 드라이버와 강화제로 공정성을 신처럼 신봉하는 사회주의자로 만든 것은 경영학적 상상력의 책무를 방기한 경영자과 포퓰리즘만을 일삼는 정치가들 때문이다.

건강한 경영학적 상상력은 신자유주의의 경제 순환론과 사회주의의 공정 순환론을 어떻게 극복하고 둘 사이의 창의적 긴장을 다시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 경영학적 상상력은 내재적 가치의 창출을 위한 인간의 주체적 협업을 끌개로 삼아 창출한 가치를 시장에서 경제가치로 환산하고 환산한 경제가치에 대한 공정한 분배를 강화제인 밀개로 삼아 작동한다. 혁신을 통해서만 창출되는 내재적 가치의 산출과 기여한 바에 대한 공정한 보상이 작동하는 외재적 가치를 분리해 순환론을 극복하는 조건 아래서만 경영학적 상상력이 발동된다. 내재적 가치의 산출을 위한 혁신의 드라이버와 외재적 가치의 공정한 분배라는 강화제가 서로 창조적 긴장관계를 유지할 때 경영학적 상상력이 분출된다.

경영학적 상상력의 주체는 사람이다. 창의적 긴장을 만들어내는 중심에는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이 주체로 서 있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가 무너진 이유도 주체로 서 있던 사람의 자리를 밀어내고 효율이 목적인 시장과 공정 지상주의 관료제가 주인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수단인 시스템이 주인의 자리를 밀어냈기 때문이다. 선종하신 프란체스코 교황께서도 항상 우려하셨듯이 사람이 주인으로 섬겨져야 할 자리에 효율이라는 명목으로 시스템을 주인으로 섬기는 것이 모든 사회문제의 근원이었다.

경영학적 상상력이란 일하는 의미를 산출하게 하는 공유된 목적, 목적을 기반으로 한 사명과 가치의 울타리, 조직이 구성원에게 제공하는 신의가 드라이버(Driver)로 앞에서 이끌어 주고 이런 드라이버를 통해 산출한 혁신적 성과에 대한 공정한 평가와 보상이 뒤에서 밀어주는 강화제(Reinforcer)로 작용할 때 발현된다. 경영학적 상상력이란 이런 드라이버와 강화제라는 에너지 발전소를 돌리는 중심에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이 있음을 잊지 않는 정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