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적 투명성은 자기인식, 자기규제, 균형된 정보처리와 더불어 진성리더십(Authentic leadership)의 4대 기둥 중 하나다. 자기인식은 리더로서 정체성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의 문제이다. 정체성이 어디에서 시작했고, 지금 어디에 서 있고, 개입이 끝나는 미래에는 어디에 도달할 것이라는 약속이라면 리더의 자기규제는 정체성에서 선언한 목적지에 도달하는 약속을 충실하게 실행할 수 있는 근력을 형성하고 있는지의 문제다. 관계적 투명성이란 정체성 여행의 지도인 정신모형 I과 정신모형 II를 변화한 세상에 맞춰 충분히 업데이트하여 탈로 하지 않고 제대로 된 길로 여행하고 있는지의 문제다.

관계적 투명성은 리더가 가진 의도의 투명성에 의해 규정된다.

어떤 사람이 자기 인생의 목적은 돈과 권력이라고 공표하고 돈과 권력을 증진하기 위해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다면 이 사람은 나름의 관계적 투명성이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돈과 권력만 추구하는 모습으로 보이는 것이 돈과 명예를 더 많이 얻는데 장애가 된다는 것을 깨닫고 전략을 바꿔 착한 사람 코스프레를 하고 다닌다면 이 사람의 관계적 투명성은 불투명해진다. 돈과 권력을 추구하는 숨겨진 의도와 착함이라는 연기가 사람들과 맺는 모든 관계에서 충돌해 관계에 자갈길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진정성(Authenticity)의 정의는 자신에게 진실함(True to oneself)이다. 리더로서 자신에게 내밀하게 고백하는 이야기와 도움을 받아야 할 사람들에게 하는 이야기가 같을 경우에만 이야기는 진정성의 정의에 부합한다. 이런 의도의 투명성이 상황이 어려워졌을 때도 유지된다면 이런 리더는 가장 높은 수준의 관계적 투명성에 도달한다.

어떤 리더가 마음으로는 왕이 되어보겠다고 결심하고 왕에 해당하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표를 주는 대중들에게는 섬기는 리더가 되겠다고 약속한다면 관계적 투명성은 영을 넘어서 마이너스로 전환된다. 이런 숨겨진 의도가 발각되어 대중에게 했던 것들이 연기였음이 판명나면 관계적 투명성 잔고가 부도가 난다. 관계적 투명성이 떨어져 신뢰잔고가 부도 나면 리더는 모든 과제를 현금으로 해결해야 한다. 결국 현금이 없는 리더는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모든 포퓰리즘 전략에 사활을 걸고 단기적으로나마 인기를 높이려 시도하지만 리더에게 포퓰리즘은 자살 독약이다.

진정성 즉 의도의 투명성 문제는 사안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여서 사안을 떠나서 사람 자체가 믿을 수 있는지를 증명해주지 못한다. 과거의 모든 사안에 대해서 투명한 의도를 보였어도 상황이 달라지면 어떻게 돌변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큰 사기꾼들도 비교적 오랫동안 사안의 진정성을 소구해가며 진정성 연기에 성공해 사람들이 자신을 믿으면 마지막 순간에 믿음을 배반하고 챙길 것을 챙겨 달아난다.

리더가 사안을 떠나 믿을만한 진실한 사람인지는 리더로서의 마지막 종착역인 죽음의 순간에 도달하는 목적지가 어디인지 이 목적지에 대한 믿음의 강도는 얼마나 되는지에 의해서 결정된다. 삶은 반복된 과업의 축적된 연속이라는 점을 염두에 둘 때 자신이 리더로서 개입이 끝나는 마지막에 순간까지 목숨을 바쳐라도 도달해야 하는 목적지에 대한 믿음이 있고 목숨을 바쳐서라도 여기에 도달할 것이라는 약속하고 이 약속을 목숨을 바쳐라도 지키려는 시도를 할 때 리더가 천명한 의도는 가장 높은 수준의 투명성에 도달한다. 이런 정도로 목적에 대한 의도의 투명성이 증명이 된다면 리더가 맺는 모든 관계가 사안을 떠나 투명해짐을 의미한다.

진성리더란 존재목적을 리더로서 개입이 끝나는 순간까지 실현하고 말 것이라는 약속을 자신에게도 하고 이것을 위해 협업하는 구성원에게도 하고 이 약속의 신뢰성을 검증 받은 사람을 뜻한다. 이런 리더가 구성원과 맺는 관계에서는 구성원이 리더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알아내기 위해 골치 아프게 시간을 쓰는 일이 없어진다.

진성리더십에서는 과제를 답안이 정해진 과제와 답안이 없는 과제로 나눠서 접근한다. 답안이 정해진 과제의 경우는 리더가 답안에 따라서 주도적으로 나서서 일사분란하게 과업주도적 리더십을 발휘하여 효율성을 극대화 하지만 답안이 없는 과제에게는 구성원들이 답이 되었으면 좋을 답안을 마련할 수 있게 모든 전권을 넘겨주고 가설적 답안이 만들어지면 이를 실제 답안으로 만들 수 있도록 실험실도 만들어주고 운동장도 만들어 주어가며 서번트 리더십을 발휘한다. 진성리더가 이런 리더십의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 이유는 구성원들이 리더가 약속한 존재목적에 대한 진정성을 믿기 때문이다. 진정성을 소구하지 못한 리더일 경우 구성원들은 답안이 정해진 과제에서 효율적으로 답안을 실현하려 몰아치는 것을 보면 리더가 성과에 대한 욕심 때문에 자신들을 도구로 이용한다고 의심할 것이다. 존재목적에 대한 약속이 없는 리더가 서번트 리더십을 발휘하면 상황이 좋아지자 다시 착한 리더임을 코스프레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처럼 관계적 투명성에 대한 의심이 생기면 구성원들은 몸, 마음, 정신을 바쳐 과제를 해결하지 않는다.

상대가 믿을 만한 사람인 지를 어떻게 확인할까?

삶의 개입이 끝나는 지점에 목숨을 바치고라도 도달해야 할 이유가 있는지가 첫 번째 관문이다. 직장에서 리더로서 개입이 끝나는 지점은 정년 퇴임하는 순간이고 자연인으로서 개입이 끝나는 지점은 죽음 앞이다.

이유를 약속으로 용기 있게 천명하고 있는지의 문제다. 약속은 자신을 떠나 존재구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약속으로 천명한다는 것은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 둘째 관문이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안타까울 정도로 측은하게 노력하는지를 확인한다.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측은지심을 체험하게 만들었는지가 마지막 관문이다. 이런 사람들은 말보다 행동으로 자신의 약속의 신뢰성을 증명하고 약속과 정렬된 성과를 통해서 소통한다. 리더가 말이 많아지는 이유는 자신이 자신에게 한 약속조차도 거짓이어서 자신에게도 변명을 늘어놓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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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진성리더십과 셀프리더십의 차이를 질문해오는 분들이 많다. 셀프리더십이란 리더 스스로가 목표도 정하고 정한 목표도 스스로 수행하고, 목표 달성의 정도도 스스로 평가하고 보상도 스스로 하는 리더십을 의미한다. 셀프리더십은 진성리더십의 네 기둥 중 자기규제에 포커스를 둔 리더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