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도박, 스마트폰에 중독도 원리는 학문에 중독되는 원리와 같다. 친구가 없어서 불안한 삶을 살던 사람들이 어쩌다 스마트 폰이나 SNS에 친구들이 반응을 해오고 여기에 즐거움을 느끼게 되면 이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 계속 스마트 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마약이나 도박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불안한 삶을 벗어나기 위해 어쩌다 마약을 접하고 여기에서 쉬운 즐거움을 느끼게 되면 계속 이 쉬운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 마약에 손을 댄다. 경제적으로 불안함을 느끼던 사람들이 어쩌다 도박을 해서 큰 돈을 따는 경우가 생기면 이같은 경험을 다시 얻기 위해서 도박을 지속한다. 잃기만 했다면 중독될리가 없다. 중독은 만족에 대한 경험에서 시작된다.

공부에 중독되는 것과 마약이나 스마트 폰에 중독이 즐거움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면 이들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공부는 즐거움의 선순환 고리를 연결해 삶을 재생시키지만 스마트 폰이나 마약 중독은 즐거움의 악순환의 고리를 완성해 궁극적으로 삶을 죽음으로 이끈다.

스마트 폰이나 마약에 중독된 사람들의 공통점은 삶을 불안과 공포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불안과 공포를 이길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 자신만의 감옥을 지어 놓고 여기에 자신을 가두는 것이다. 감옥을 불안과 공포로부터 자신의 안전을 지켜주는 최적의 장소로 생각한다. 사회적으로 건강한 교류를 못하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친구들이 반응을 해주는 것을 체험하면 친구가 없는 불안과 공포의 답이 여기에 있다고 믿기 시작한다. 불안과 공포가 생길 때마다 더 강하게 집착해 더 튼튼한 감옥을 만든다.

불안과 공포의 해결책으로 감옥을 생각한 사람들이 스마트폰이나 마약에 중독되기 시작하면 자신을 스스로 감옥에 가두는 행동을 시작한다. 감옥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불안이나 공포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주는 최고의 값싼 안전장치이다. 불안이나 공포를 느낄 때마다 스마트폰이나 마약을 통해서 자신이 감옥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야 불안과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인터넷이나 마약에 중독되기 시작하면 상상적으로 느끼는 불안과 공포의 강도가 심해져서 자신의 감옥을 보호하는 간수를 늘리던지 더 튼튼한 감옥에 자신을 가두어야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불안과 공포를 벗어나기 위해 더 강하게 중독되기 시작한다. 감옥에 오랫동안 갇혀 살수록 세상과의 교감이 끊어지고 사회적 부적응자로 낙인 찍힌다. 세상으로부터 점점 잊혀져 존재감을 잃어간다. 불안과 공포를 쉽게 해결하는 즐거움에서 시작했지만 결국은 비극의 악순환으로 종결된다.

역으로 공부에 대해 중독되는 사람들은 삶은 불안과 공포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야되는 것이라는 생각보다는 끊임없이 확장되고 재해석됨으로 새롭게 태어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공부 중독은 감옥에 갇혀 우물안의 개구리로 살고 있는 자신을 해방하는 즐거움을 가져다 준다. 공부를 통해 자신이 삶이 진실에 더 가까워지면 더 큰 자유로움을 느끼고 자신이 주체적으로 세상을 통제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다. 공부에 대한 중독은 세상과 자신이 끊임없이 교감할 수 있고 이 교감을 통해 삶의 에너지를 스스로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게 한다. 즐거움이 더 큰 즐거움을 낳게 하는 선순환이 완성되는 것이다.

마약이나 스마트 폰에 중독되는 현상은 비현실적인 상상 속에서라도 엄습해오는 불안과 공포로부터 벗어나보려는 자기방어적 메카니즘이다. 논어에서 공부하는 즐거움과 건강한 친구와의 교류를 가장 건강한 즐거움의 기원으로 제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공부를 통해서나 건강한 친구관계를 통해서 즐거움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인터넷이나 마약에 중독에 빠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