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정치공방이 심각해서 국가를 벗어난 객관적 기관이 조사한 자료를 찾아보니 글로벌 통신사 로이터가 조사한 언론사 신뢰도 보고서가 인용되었다.

로이터는 AP와 더블어 세계 양대 통신사다. 미국을 대표하는 통신사는 AP이고 영국을 대표하는 통신사가 로이터다. 통신사란 글로벌 차원에서 뉴스를 생산해 각국의 개별 뉴스 매체에 공급하는 B2B 뉴스 유통채널인 셈이다.

2023년 6월 말에 보고된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신뢰도가 있는 즉 가짜 뉴스와 거리가 먼 뉴스 채널 1위가 MBC이고 2위가 KBS다. 가장 믿을 수 없는 뉴스 매체 1위는 조선일보이고 2위는 TV조선이다.

정부가 가짜 뉴스로 지목하고 있는 대상과는 한참 거리가 있다. 가짜뉴스의 정의가 무엇인지? 바이든 날리면으로 촉발된 정치적 보복을 떠나 가짜 뉴스를 평가하는 객관적 데이터가 있는지 묻고 싶다.

보고서에는 다음과 같은 정보도 있다.

1. 한국 응답자 3명 중 2명(66%)은 허위 정보가 유통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고, 실제로 정치 관련 허위정보(40%)가 가장 많다고 생각한다. 한국 뉴스 소비자들은 정부가 지목하는 매체가 아닌 다른 채널을 통해 가짜 뉴스가 심각하게 생산되고 유통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2. 유튜브의 전통적 소비자는 보수층이었으나 지형이 진보층으로 확장되고 있다. 실제 진보층의 유튜브 뉴스 이용률이 큰폭으로 늘었다. (2022년 52%에서 2023년 62%로 증가).

이런 추세를 보면 진보 유튜브에 중독된 사람들은 보수 유튜버가 생산해낸 정보가 모두 가짜 뉴스라고 낙인 찍을 것이고, 보수 유튜버에 중독된 사람들은 진보 유튜버가 생산한 내용이 모두 가짜로 채워진다고 공격할 것이다. 가짜 뉴스의 공방은 이 두 유튜버 중 한 쪽에 중독된 사람들간 프레임 싸움에서 나온다.

3. 한국인이 "자국 정치 뉴스를 회피한다"는 의견이 62%로 조사대상 46개국 평균 34%를 28% 차이로 상회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4. 한국사람들이 한국 매체에 의해 생산된 뉴스를 전반적으로 신뢰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28%가 그렇다고 대답해 최하위권인 4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인 대부분은 가짜 뉴스가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가짜 뉴스의 주범은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보는 것은 기억과 상상력의 편집을 벗어날 수 없다. 가장 가짜 뉴스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과거의 기억과 미래에 대한 상상력을 현재로 가져와 현재를 깊이 있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과거를 현재에 맞게 업데이트하는 일을 게을리 했거나 미래를 마냥 쫓아가는 사람들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을 과도하게 편집해서 가짜 뉴스를 생산하는 사람들이다.

미래를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사람들 보다 세상이 변했고 변해가고 있음에도 과거의 기억들에 의해서 현재 일어나는 일을 과도하게 편집하는 사람들이 더 가짜 뉴스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사람들이다. 내 진단에 의하면 과거의 색안경을 벗지 못하고 현재를 보는 사람들이 가짜 뉴스의 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