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 단어는 모두 신뢰와 관련된 기제들이다.

신뢰가 없다면 모든 것을 지금 가지고 있는 현금으로 거래를 해결해야 한다. 신뢰는 당사자의 미래를 믿고 신뢰의 대상에게 약속 어음을 받고 현금을 빌려주는 행위다. 상대를 믿는 다는 것은 미래를 담보로 상대에게 상처 받을 것을 감당하겠다는 긍휼감의 의지다. 신뢰를 얻지 못한 사람들은 모든 거래를 현금으로 결제해야 한다. 모든 거래를 현금으로 감당해야 한다면 재벌이라도 감당하지 못한다. 무에서 유를 만들어낸 모든 리더는 신뢰자본을 동원하는데 성공한 사람들이다. 리더는 미래를 현재로 가지고 와서 돈이 있는 사람들에게 어음으로 팔고 현금을 마련해서 사업을 한다. 미래를 담보로 팔 때 장본인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당연히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없다.

자신이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철학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에게 최소한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 동원하는 기제가 성실성(Sincerity)이다. 성실성은 과거에도 같은 사람이었고 현재에도 같은 사람이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같은 사람이라는 일관성이 예측가능성을 늘려주기 때문에 적어도 말이 바뀌거나 행동이 자주 바뀌는 사람들보다 이런 일관성이 있는 성실한 사람들을 더 신뢰한다.

진정성(Authenticity)은 적어도 삶의 철학이 생겼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용어다. 자신과 타인이 고통 받고 살고 있음을 받아들이고 자신이 주체적으로 나서서 이 고통을 혁신적으로 해결해야만 하는 이유인 삶의 목적을 정립한 사람들만 진정성에 대해 거론할 자격을 가진다.

진정성이란 긍휼감과 존재목적이라는 남극과 북극의 극성이 만든 나침반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에게 이야기하는 것과 이 나침반을 실현하는 사업에 도움을 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는 상태가 같은 상태를 의미한다. 진정성은 어려운 상황에 임해서도 처음에 이야기한 목적에 대한 약속이 바뀌지 않는 근력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True to Oneself)로 검증된다.

진정성의 근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상황이 어려워지면 자신의 생존을 위해 말을 바꾼다. 목적과 긍휼의 나침반에 대한 이야기가 진실이 아니었음을 스스로 증거한다. 세상은 진정성을 연기하는 것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넘친다. 이들은 처음부터 나침반이 없었음에도 나침반이 있는 것처럼 꾸며 도와줄 자원이 있는 사람들에게 약속어음을 발부하고 이 약속어음을 현금화해서 장면을 바꿔가며 먹고 살아 왔다. 고도의 사기꾼들은 모두 진정성을 연기하는 사람들이다. 사기꾼들이 성실성으로 승부하기는 시간이 너무 걸린다. 단 시간 내에 사기를 치고 도주해야 하는 사기꾼 중에는 성실한 사람이 있을 수 없다. 이들의 승부처는 진정성 연기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이 평소 공론화한 나침반이 정말 실체가 있다는 것이 판명되면 기적이 일어난다. 이들의 나침반의 이야기가 이 나침반을 실현시킬 수 있는 능력과 자본을 가진 사람들의 마음에 준거로 받아들여지고 이들이 협업해서 약속을 실현시킨다.

목적으로 약속했던 것이 구성원의 도움으로 실현되는 것을 목격하는 것이 진실(眞實)이다. 목적에 대한 약속이 현실이 되는 것을 목격하는 상황은 약속어음을 변제하는 상황이다. 약속어음을 부도내지 않고 이자를 붙여 변제해주는 사람은 신뢰의 가장 높은 봉우리를 점한 사람들이다.

목적과 긍휼의 나침반을 통해 진정성을 증거하는 것이 결국은 모든 신뢰자본의 기반이다. 진정성이 없는 사람이 신뢰를 운운하는 것은 연기일 뿐이다. 큰 리더를 꿈꾸는 사람들의 진검 승부처는 자신의 나침반을 무기로 승부하는 진정성의 운동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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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얼마 전에 이준석 전 당대표가 기자회견에 나와서 눈물을 흘려가며 자기고백을 하는 장면을 보고 많은 생각을 했다. 이런 행위를 두고 안철수 의원은 악어의 눈물이 아니라 악마의 눈물이라고 깍아 내렸다. 이미 진정성을 잃은 안철수 의원의 말을 그대로 믿을 수는 없지만 이준석 대표는 정말 악마의 눈물을 흘린 사람으로 봐야 할까? 진성리더십의 관점에서 보면 이준석 대표는 진정성을 연기한 부류다. 본인이 정치적 나침반의 북극성에 해당하는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믿는지 모르지만 이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 본인이 실제로 행한 행동을 보면 목적과는 거리가 먼 정치적 야욕이었다. 이 야욕을 숨겨가며 여성과 남성, 젊은이와 기성층을 갈라치기 했다. 본인이 포장된 정치적 목적을 앞세워 양고기라고 쓰고 개고기를 팔아서 현 정권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나누고 갈라치기 당해 피흘리는 사람에게 일말의 긍휼감과 숭고한 목적이 있을리 없다. 진정성이 없음을 윤핵관들이 제일 먼저 간파하고 앞장서서 이준석 대표를 몰아낸 것이다. 스스로 판 무덤에 스스로 들어간 비운의 정치인이다. 갈라치기 정치하는 사람들은 긍휼감과 존재목적이라는 나침반 없는 장본인이다. 이들은 남성과 여성, 청년과 나이든 사람들, 영남 호남이 갈라치기 당하는 아픔에는 공감하지 못한다. 이런 사람이 갈라치기와 개고기를 판 행동에 대한 자기 반성 없이 자신을 토사구팽시킨 사람들에게 저항해 투사행위를 할 때 지켜보는 청중들은 냉담할 수 밖에 없다. 이들 눈물을 악어의 눈물로 보지는 않을지 몰라도 긍휼이 표출된 진실한 눈물로 보지는 않는다. 지금까지의 이준석 대표는 진정성을 연기하다 틀킨 연기자이지 진정성 있는 정치가는 아니다. 본인을 아무리 새롭게 단장해서 핑크빛 약속어음을 발부해도 진정성의 실체를 본 사람들은 더 이상 약속어음을 연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스스로 긍휼의 마음을 회복해 긍휼의 진짜 눈물을 흘릴 수 있으면 그때 다시 얼굴을 보이라고 조언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