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개인화 #Hyper_Individualization

#탈개성화 #Depersonalization

#사회적_헌신 #Social_Commitment

많은 사람들이 초연결 디지털 혁명이 달성되면 마치 초합리적 초효율성이 극대화되어 인간의 새로운 유토피아가 도래할 것처럼 선전한다. 위험천만한 주장들이다. 초연결 디지털 혁명은 현실이어서 피할 방법이 없지만 제대로 알고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 인간은 모두 디지털이 만든 초합리적이고 초효율적인 아바타에 종속된 노예 삶을 살게 예정되있다.

아바타로 살 것인가?

인간으로 살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우리 연구팀은 (Cornell University, Lawler교수, USC의 Thye 교수, Jeongkoo Yoon)은 20 여년 전부터 초연결 디지털 혁명시대에 개인화를 향한 분절이 극대화되어 사회가 붕괴되는 수순을 경험할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경고해왔다. 플랫폼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개인은 지속적으로 분석되어 초개인화된 인간(Hyper Individualized Humans)으로 쪼개질 것이고 이런 초개인화된 디지털 플랫폼 상의 알고리즘에 의해서 조정되어 결국 각자 인간의 개성을 잃는 상태인 탈개성화(Depersonalization)되는 수순에 도달한다. 문제는 디지털 알고리즘은 각 개인들이 온전하게 개성을 잃었음에도 마치 개성을 잃지 않은 것처럼 믿게 한다는 사실이다.

초연결사회 디지털 알고리즘이 개인을 분해하는 초개인화에 관련된 두 과정이 존재한다. 하나는 재범주화(Recategorization)이다. 재범주화란 개인들을 가진 외재적 속성(성별, 나아, 세대, 직업, 부, 교육, 등등)으로 최대한 겹치는 범주로 나누고 이들이 내재적 속성(가치, 선호, 취향 등등)을 파악해서 이들에게 비슷한 범주의 사람들이 행동, 태도, 말에 맞는 맞춤형 소비를 제안하여 이들을 동질성을 가지는 범주로 획일화한다. 다른 하나는 탈범주화(Decategorization)이다. 탈범주화란 재범주로 쪼갠 개인을 다시 개인의 살아왔던 역사를 파악해서 다시 내면적으로 분절시키는 과정이다. 개인이 지금까지 살아왔던 과거와 현재 데이터를 추적해 이 개인의 미래를 제안하는 과정이 초개인화를 향한 탈범주화의 과정이다.

통계적으로 표현하면 재범주화는 Between Subject Variance를 파악해서 분류된 개인에 맞춤형 답안을 제시하는 방식이고 탈범주화는 개인의 내재적 역사를 추적해서 Within Subject Variance를 파악하여 개인의 맞춤형 미래를 제안하는 방식이다.

재범주화와 탈범주화가 끝난 개인들은 알고리즘에 의해 완전히 정체가 파악된 초개인이다. 이런 초개인은 알고리즘의 운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탈개성화(Depersonalization)된다. 온전하게 탈개성화된 인간들로 구성된 사회는 태양 역할을 하는 알고리즘에 의해서 모래알로 쪼개진 사막이다. 알고리즘이라는 뜨거운 태양에 의해 개인이 모래로 쪼개져 사막화된 사회는 붕괴된 사회다.

우리는 디지털의 노예로 전락하는 인간과 붕괴의 수순에 돌입한 사회의 운명에 대해 지속적으로 경고했다. 디지털 알고리즘의 태양에 의해 초개인주의라는 사막화가 진행될 수록 인간들은 사명이나 목적과 같은 일에 헌신하고 서로에 대한 아픔을 해결해가며 공동체를 건설하는 일이 불가능해진다.

우리 연구팀은 이러한 암울한 상황에서도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은 사회적 헌신 Social commitment이라는 기제를 복원함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것을 주장했다. 또한 사회적 헌신이 만들어지는 다양한 조건에 대해서도 밝혀왔다. 이 연구결과의 시안들이 Russell Foundation에서 기금을 받아 <탈개성화된 사회에서 사회적 헌신 Social Commitment in a Depersonalized World>란 책으로 발간되었다.

디지털 혁명으로 초개인화된 세상이 심화될 때 우리가 우려한 것은 인간을 대신해주는 알고리즘이 자신에게 의존성을 조금씩 높여가는 과정을 통해 살아 있는 인간을 자신들의 아바타로 만들어 마치 물건과 같이 물상화(reification)시키고 노예화 시킨다는 사실이다.

거대 회사의 거대 알고리즘에 의해 만들어지고 조정되는 아바타는 조금씩 우리의 영혼을 털어가 우리를 영혼 없는 몰인간 de-person으로 전락시킨다. 예를 들어 나의 아바타가 나의 성향을 빅데이터 분석해서 아침에 일어나면 무슨 치약으로 이를 닦어야 하고 어떤 비누를 써야 내 몸에 맞고 어떤 비타민을 먹어야 하고 모든 시나리오를 다 짜준다. 삶에서 생각 자체가 필요 없게 만든다. 나의 치명적 약점은 인간이기 때문에 기억을 잃어버리지만 아바타는 나의 모든 과거를 기억하여 오히려 나에게 회상시켜준다. 결국 아바타가 나보다 더 완벽한 나로 변신하게 된다. 결국 이 아바타와 나에 대한 정체성 게임을 할 경우 내가 이 아바타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결국 아바타가 나의 정체성을 주장하고 다녀도 내가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생각하는 과정을 거세당해가며 정체성을 아바타라에게 빼앗기는 탈 개성화(Depersonalized) 때문이다. 마치 네비게이션에게 우리가 길을 기억해서 쓸 수 있는 능력을 다 양도해준 것과 같은 일이 우리의 정체성 영역에서도 발생한다. 이런 현상을 책에서 탈개성화 혹은 몰인간화라고 칭했다.

이처럼 우리가 디지털에 의해 우리의 정체성과 주권을 상실하고 몰 인간화 되는 사회에서 우리가 인간임을 회복할 수 있는 대안을 사회적 헌신(social commitment)이라고 보았다. 사회적 헌신은 네트워크 사회에서 자원이 동원되는 방식이다. 자원이 제대로 동원되기 위해서는 개인과 개인간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이 개인과 개인들의 관계의 집합을 동원하는 목적과 사명에 대한 기제가 필수적이다. 우리는 초연결사회에서는 인간으로서의 사명과 목적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네트워크가 사회적 자본의 핵심이라고 규정한다. 이 공유의 네트워크의 울타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사명과 목적이다.

또한 인간이 아바타와 다른 점은 정서적 체험이다. 이 사명과 목적을 달성하는 일에 집단적으로 개입하므로써 우리는 아바타가 느낄 수 없는 긍정적 정서를 산출할 수 있고 이 긍정적 정서를 더 긍정적 목적을 위해서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인간이 아바타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은 자신의 의도에 따라 자발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이다. 아바타의 치명적 약점은 어떤 인간이 부여한 의도이외에는 자기 스스로 의도를 갖지 못한다. AI에게는 의도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인간의 모든 자발적 행위에는 다 목적에서 산출된 의도가 있고 이 자신의 신성한 의도에 봉사하는 스스로의 행동만이 자발적이다. 모든 자발적 행동의 기반은 맥락을 반영한 일인칭 내러티브다.

사회적 헌신을 통해 인간은 신성한 목적과 사명의 울타리를 만들고 일대일 개별적 관계 네트워크를 넘어 광범위한 사회적 자본을 동원하고, 여기에 일인칭으로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이런 자발적 참여를 통해 목적이 실현되는 체험이 긍휼(Compassion)과 같은 고도의 긍정적 윤리 정서 에너지를 산출한다. 목적과 긍휼처럼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체험이 우리 인간을 디지털 아바타의 노예가 되는 것을 막아내는 인간 공동체를 가능하게 한다. 이 저서는 미국사회학회에서 James Coleman 학술상을 수상했다. 콜만 Coleman은 사회적 자본 이론의 창시자이다.

우리는 유발 하라리처럼 마치 디지털 혁명이 인간에게 신의 지위인 호모데우스를 선물하는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작가들의 의도를 지극히 경계한다. 신을 갈망하는 인간에 디지털 가면을 씌어 교묘히 인간을 우상화시킨 것이다.

초개인화 사회가 가져온 장점도 부인할 수 없지만 초개인화된 사회는 모든 개인이 강렬한 알고리즘인 햇빛에 의해 쪼개질대로 쪼개진 모래 사막일 뿐이다. 이 사막에 밤마다 알고리즘의 모래바람이 불어오면 지형이 바뀐다. 사막화한 사회에서 나름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산 사람들도 매일 매일 바뀌는 지형 속에서 길을 잃는다. 디지털 알고리즘의 꼭두각시가 되어 초개인주의를 선동하는 사람들을 추종하는 것이 비극의 시작이다. 이들의 선동에 빠져 사회적 헌신을 통해 목적을 복원하고 공동체를 복원하는 일에서 한 눈을 판다면 우리의 정해진 미래는 비극이다.

철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다운 모습을 잃지 않는 원리로 주장해왔던 자신과의 아날로그 싸움은 자신을 물상화키셔 몰개성화시키는 아바타와의 디지털 싸움으로 전락했다. 여기에서의 승자만이 사회를 다시 복원시키는 전사이자 리더로 일으켜 세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