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는 두뇌와 더불어 전통적으로 유전자 복권의 양날개를 구성한다. 외모도 매력적이고 머리도 좋은 사람이 실패할 개연성은 전무하다. 지금은 성형술이 발달해서 외모의 문제는 이전처럼 유전자 복권으로 작용하지 않을 수 있지만 사람들은 당사자의 어렸을 때의 모습을 추적해서 외모가 진실성(Autheticity)이 있는지를 가려내기도 한다. 결국 타고난 외모와 타고난 머리를 가진 사람이 한쪽만 타고난 사람이나 이 두 가지에서 모두 불리한 사람들에 비해 승승장구할 개연성은 절대적이다.

유전자 복권(Genetic Lottery)이란 타고난 머리와 외모가 자신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그런 유전자를 가진 부모 밑에서 태어난 운 때문에 받은 것임을 뜻한다. 우월한 유전자를 준 부모도 자신이 그런 유전자를 가진 부모를 선택한 것이 아니다. 부모의 부모도 마찬가지다. 유전자 복권은 신이 뽑아준 것이다. 문제는 유전자 복권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자신의 노력을 가미해야 한다는 점을 빌미로 여기서 거두어들인 모든 것을 자신이 만들어낸 것처럼 주장하고 향유할 때다. 이런 경우 유전자 복권은 이고(Ego)로 부풀어 올라 자만심(Hubris)으로 내달리고 결국은 이카루스의 날개를 달고 비상하다가 처참하게 추락한다.

성형술이 발달해서 외모가 유전자 복권으로 작용하는데 장애가 있기는 하지만 그런 가짜 외모가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증명된 타고난 외모를 가진 사람들은 지금과 같은 성형이 대세인 시대에 더 진가를 인정받기도 한다. 이런 외모를 유전자 복권으로 타고난 사람들이 성공할 수 밖에 없다는 연구가 많다.

랭글로이스 (Langlois et al. 2000)은 외모와 성공에 관한 900편이 넘은 논문들을 종합한 메타연구를 통해서 어렸을 때부터 타고난 외모가 성공의 보증수표라는 것을 증명했다. 심리학 연구는 외모가 타고난 사람은 머리도 좋고 성격도 좋을 것이라는 등등의 후광효과와 이런 후광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자기완성적 예언을 통해 성공을 쟁취한다고 설명한다.

최근에는 외모가 뛰어나면 사회적 모임에서 항상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결국 사회적 네트워크에서 유리한 자리를 차지해서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밖에 없다는 연구도 있다. 오코너와 글래드스톤(O'Connor & Gladstone 2018)은 외모가 사회적 자본인 네트워크 상 유리한 자리를 점유하게 돼서 결국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삶을 만들어준다고 설명한다. 외모는 눈에 드러나기 때문에 사실은 증명해야 하는 머리보다 더 큰 유전자 복권이라고 밝혔다.

진성리더십에서는 이런 유전자 복권으로 타고난 외모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진성리더십에서 미는 진선미의 미이다. 타고난 외모를 감출 필요는 없지만 자신에게 이런 외모가 유전자 복권으로 허락된 이유를 알고 자신의 내적 아름다움과 결합해 미의 다이아몬드인 Authentic Beauty(眞美)로 만들어내지 못하면 결국 불운한 삶을 살 것이라고 본다. 진성리더십에서는 내면의 진실에 기반한 아름다움이 성숙되어 자연스럽게 외적 아름다움으로 발현될 때 미가 완성된다고 본다.

진선미의 미는 진과 선이 자연스럽게 성숙되고 발현되어 완성된 마지막 상태를 의미한다. 이런 미적 상태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진실을 담고 있는 존재목적을 발견하는 진의 상태와 이 존재목적을 현실에서 구현해 사람들이 자신을 선한 영향력의 원천으로 받아들여 임재시키는 상태인 선에 도달했을 때 발현된다. 진선미의 미는 외모처럼 부러움의 대상이 아니라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인공으로 추천 받게 만드는 온전한 아름다움이다. 세종이 한글을 창제해 놓고 아름답다고 선언한 미이고, 하나님이 세상을 만들어 놓고 당신 보기에도 흡족하다고 고백하신 상태가 미이다.

15세기 최초의 한글로 작성된 불교 경전 <석보상절>에서는 '아름답다'를 '아(我)답다'라고 표현이 나온다. 여기서 '아(我)'는 '나'라는 뜻이다. 우리 전통에서도 '아름답다'는 곧 '나답다'라는 의미다.

미의 다이아몬드인 眞美(Authentic Beauty)를 지닌 사람들은 다양한 네트워크도 가지고 있지만 이들은 네트워크 다양성을 넘어서 직접 교류가 가능한 접점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따뜻하고 온전하게 선한 영향력으로 임재해 있다. 진미를 가진 사람은 사람들을 대할 때 긍휼의 마음으로 대한다. 이런 진미의 임재가 사건이 있을 때마다 연결을 타고 간접적으로 이어져 있는 사람들에게도 전이된다. 전이가 완성되면 장본인이 무슨 일을 하든 네트워크에 속한 모든 사람들이 직 간접적으로 일어나 성공을 돕는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장본인은 마치 우주가 일제히 자신의 성공을 돕는다는 느낌을 고백한다. 오페라 윔프리 쇼에 출연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간증이다. 실패 불가능한 사람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주로 외적 미는 남성이라도 여성적 외모를 가진 사람을 의미한다. 이런 타고난 외모를 가진 것은 당연히 죄는 아닐 것이다. 그냥 운 좋게 좋은 옷을 입고 태어난 것이다. 하지만 이런 복권이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에게만 부여된 이유에 대한 진실을 깨닫지 못한다면 일반 복권 당첨자들이 겪은 불운이 고스란히 자신의 몫이 된다. 결국 삶의 마지막에는 쭈글쭈글한 껍데기만 남는 헐벗은 삶을 벗어나지 못한다.

아무리 탁월한 외모를 가지고 태어났어도 같이 생활하다 보면 외모 차이 자체가 당연한 상태로 받아 들여져서 일상화되고 진부해지는 상태로 전환된다. 매일 일상의 눈으로 보기 때문에 외모의 차이가 그냥 상식으로 받아 들여지는 상태에 도달했는데 내적 아름다움이 받혀주지 못한다면 생명과 고유성이 사라진 조화로 인식된다. 어느 순간 지독하게 지루한 사람으로 전락한다. 서양에서는 이런 상태의 부부를 Trophy Wife, Trophy Husband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