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결사회 국면이 진성리더십(Authentic Leadership)을 시대적 화두로 소환했다. 초연결사회는 모든 존재하는 것은 다 연결되고 연결된 것에는 CCTV가 달려 실시간으로 녹화되고 필요에 따라 녹화된 내용들이 공유되는 시대이다. 새가 들은 낮 말과 쥐가 듣은 밤 말이 화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만천하에 공유된다.
초연결사회의 심화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기반으로 비밀 캐비넷을 만들어 놓고 무소불의 파워를 행사했던 빅 브라더 공포정치 기반을 붕괴시키고 있다. 투명 유리상자 속에서 사는 것처럼 모든 것이 촬영되고 공유되는 사회로의 전환이 시작된 것이다. 항상 카메라가 따라 다니는 리더 뿐 아니라 개인들도 자신에게 내밀하게 속삭이는 사욕과 이 사욕을 달성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사욕이 없는 것처럼 연기해야 하는 비대칭성을 유지하는 것이 점점 불가능해지고 있다.
모든 곳에 ccTV가 연결되어 작동되고 있어서 다른 사람에게 큰 피해를 주고 숨어 사는 것이 점점 불가능한 초연결시대다. 심지어는 문제가 생겼을 때 통화 흔적을 추적해 밝히는 것을 넘어 지구 여러 곳에 설치된 천체 망원경을 가상망으로 연결해서 가설로만 존재하던 지구에서 수만 광년 떨어져 있는 블랙홀까지 찾아내는 시대이다. 이런 초연결 시대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의도와 이 의도를 반영한 범죄가 감추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시대의 흐름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사람들이다.
이런 초연결 사회의 투명성이 심화되는 과정에 개인이 아닌 집단사고를 등에 업고 국민에 도전하는 항명사건이 발생했다. 채상병 순직 사건이다. 채상병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실을 감추고 책임이 있는 사단장을 보호하려는 사람들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모여 초연결사회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고 있다. 이들 세력은 힘 있는 집단이 뭉치면 초연결 사회의 투명성을 거슬러 진실을 감출 수 있는지를 실험하고 있다.
최근 채상병 순직사건이 돌아가는 국면을 보면 대통령, 국방장관, 해병대 사령관, 임성근 사단장, 대통령 비서관들, 국방부 관계자, 군 검찰은 이미 집단으로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시작한 거짓말로 이미 양치기 소년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이런 양치기 소년에서 시발된 거짓말이 채상병 사건을 계기로 군 지휘 계통을 따라 거짓말을 낳고 대한민국을 거짓말 공화국으로 만들었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의 거짓말이 우리의 아들 딸일 수 있는 채상병의 억울한 죽음을 보호하기 위한 선의의 거짓말이 아니라 군에서 가장 힘이 있는 사단장을 보호하기 위한 악질적 거짓말임이 드러났다. 이들은 초연결사회가 도래한 것을 인지하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대통령의 힘을 믿고 덤비는 것인지 모르지만 집단으로 도발하고 있다. 이런 집단사고는 모두 비극으로 종결된다.
채상병 사건이 흘러가는 모습을 보면 국민의 군대가 국민에 대한 쿠테타를 일으키고 있는 형국이다. 더 큰 문제는 쿠테타에 국힘당도 가세해 호위무사로 나섰다. 망둥이가 뛰니 꼴뚜기도 뛰는 형국이다. 병사의 죽음을 외면하고 거짓말로 피리를 불고 있는 대통령과 그 측근을 지키기 위해 나선 국힘당은 더 이상 보수당 자격이 없다. 민심의 기초적 향방도 읽지 못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국회의원으로 선출되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망둥이와 꼴뚜기가 광난을 부려가며 날뛰고 있는 사이 진실을 위해 싸워왔던 채상병 지휘 대대장은 이들 집단의 이지매를 견디지 못하고 정신병동에 입원했다.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박정훈 대령은 보직이 해임되고 국민에 집단항명을 일으키는 모반 세력에 의해 집단항명의 수괴로 몰려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이게 나라인가?
이들 모반 세력은 리더로서의 생명인 진정성(Authenticity)을 잃었다. 진정성이란 자신의 목적에 대해 내면에게 하는 이야기와 이 목적의 실현을 도와줄 다른 사람들에게 하는 이야기가 상황이 어려워도 같은 상태임을 의미한다. 진정성이 없다는 것은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와 다른 사람에게 하는 이야기가 다른 상태임을 의미한다. 이런 다른 상태임을 숨기기 위한 발명품이 거짓말이다. 이들이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진실 편에 서는 것보다는 사욕을 챙기는 것이 더 이득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거짓말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사욕이 밝혀지면 신뢰를 철회 당해 사욕을 챙길 수 없기 때문이다.
가장 아픈 국민의 한 사람인 채상병과 그 가족을 위해 나선 박정훈 대령과 지휘 대대장이 자신과 국민에게 하는 이야기와 채상병을 죽음에 이르게 한 임성근 사단장을 지키기 위한 대통령과 동조자들의 이야기 중 누구의 이야기가 진실과 진정성을 담은 이야기인지는 어린아이도 다 안다. 늦기 전에 자복하고 물러서지 않는다면 더 큰 재앙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연이어서 진실이 밝혀졌음에도 거짓말을 계속한다면 이 사람은 양치기 소년이다. 양치기 소년임을 알고도 동조한다면 이들도 양치기 소년이다. 국가의 지도자가 양치기 소년으로 전락해 신뢰를 잃었다면 아무리 천 만금 짜리 정보를 가지고 있어도 이 정보를 국민에게 전달할 방법은 없다.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하듯, 거짓말로 흥한 자 거짓말로 망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 자복하고 물러서는 것이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