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럴까?

달은 리더가 가진 조직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용할 것인지에 대한 리더의 전략적 의도이다. 리더가 전략적 의도가 분명하지 않아서 어스프레한 달그림자들만 보이는 상황에서 달을 보라고 강요한다면 종업원들은 손가락이 가르치는 방향이라도 알아내기 위해 결사적으로 매달릴 수 밖에 없다. 자신의 밥그릇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종업원들이 맹목적으로 손가락만 보고 일을 한다면 다 전략적 의도없이 일만 열심히 하는 리더의 잘못이다.

리더는전략을 자신만이 가진 비장의 무기라고 생각하고 비밀리에 실현하기도 하는데 이때는 더 큰 문제가 생긴다. 열성부하들이 있어서 이 리더가 보는 달을 보고 의도를 파악하여 집행할 수도 있지만 관료적 위계가 특성인 한국조직에서는 이 사유화된 전략이 아래로 공유되어 낙수효과를 내지 못한다. 결국 밑에서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동아뱀처럼 몇번의 몸부림을 쳐보지만 몸부림치면 칠수록 꼬리만 잘려나간다. 결국 이런 조직에서는 머리만 살아 남는다.

전략적 의도는 아랫사람이 그 의도내에서 운신할 수 있는 범위를 분명하게 해줘서 내가 해야할 일이라는 심리적 소유의식과 책임감의 소재를 분명히 한다. 전략적 의도가 없는 리더밑에서 일하는 부하는 없는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손가락이라도 보고 리더가 모든 것을 책임질거라고 가정하고 일을 하지만 지도인 전략적 의도없이 열심히만 하는 일이 잘 될리 만무하다. 결국 일이 지지부진해지면 리더와 부하간에는 책임공방이 벌어진다. 상사는 왜 달을 보라고 했더니 손가락만 보고 일했느냐고 책망한다.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 부하들의 입장에서는 분위기 때문에 상사의 면전에서는 반박하지 못하고 자신들 끼리 모여서 상사에 대한 뒷담화를 양산한다. 상사가 조직에 무성한 뒷담화를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위계적 조직에서는 설사 리더가 전략적 의도가 있다하더라도 이 의도는 일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조직과 분리되어 사유화되게 마련이고 이 사유화된 전략적 의도가 실행단까지 내려가는데 엄청난 굴절이 생기고 왜곡이 생겨 조직의 효율성면에서 엄청난 비용을 초래한다. 위계적 관료조직이 현상황과 같은 상황에서 살아남는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어떻게 이 난국을 극복할 것인가?

답은 조직의 존재이유이고 변화와 혁신의 목적지인 사명을 분명히 하고 이것을 구성원의 마음에 심는 일에 성공하는 것이다. 이것에 성공한다면 모든 종업원은 자신의 일이 무엇이고 직책이 무엇이든지간에 이 사명을 달성하는 방식으로 과제를 전략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조직의 리더들에게 전략적 의도가 없거나 사유화된 전략적 의도가 팽배한 이유는 모든 전략의 뿌리가 되는 조직의 사명이 죽어 있기 때문이다. 진성조직이란 모든 구성원이 조직의 사명을 내재화하고 자신의 일로 이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서 전략적 의도를 가지고 말그대로 일사분란하게 일하는 조직을 말한다. 진성조직에서 모든 구성원이 전략가가 될 수 있는 이유는 조직과 구성원 마음에 공공의 달이 떠 있어서 이것을 파악하기 위해 굳이 상사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단순함과 수월성이있기 때문이다.

모든 종업원이 똑같은 달을 봐가며 자신의 자리에서 전략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하려면 홈페이지에 플라스틱 미션으로 죽어 있는 조직의 사명을 어떻게 살려낼 것인지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