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0~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1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가 나왔다. 여가부 폐지에 이들 51.9%가 찬성했고 35.8%는 반대했다. 찬성률은 연령대로는 만 18~29세(60.8%)에서 가장 높았고, 성별로는 남성(64.0%)이 여성(40.0%)보다 높았다. 윤석열 후보 지지자의 81.0%가 폐지에 찬성했고, 이재명 후보 지지자의 63.4%는 폐지에 반대했다.

이 통계의 맥락을 보면 정치와 세대를 떠나 여성의 40%도 여가부 폐지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왜 여성들도 여가부에 관해 부정적일까?

여가부가 시대에 맞게 성다양성 문제를 공진화시키는데 실패한 결과로 보인다. 여가부의 정통관료들은 대부분 여성 엘리트 주의로 여권운동에 종사했었거나 이념적 성향이 강한 패미니스트들이다. 이들은 남성과 여성간 협업을 통한 성다양성보다는 여성과 남성을 갈라놓고 약자라는 이유로 여성들을 일방적으로 지지한다. 미래가 분명하고 미래에 커질 파이가 확실하다면 이런 피해자를 대변하는 주장도 통용될 수 있지만 지금처럼 미래자체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이런 주장은 여성과 남성 사이의 제로섬 싸움만 키운다. 이들을 의혹의 눈으로 보던 전통적 남성들은 이런 갈라치기를 자신의 자리를 빼앗아서 여성들이 지배하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주장으로 과도하게 해석한다. 남성이나 여성이나 어느 쪽에도 도움이 안된다.

본인도 여성가족부 폐지가 아니라 여성가족부가 새로운 시대적 미션을 반영할 수 있도록 이름을 갈아 타야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돌봄의 사회화, 새로운 가족개념의 등장, 출산, 노령화 등은 여전히 시 가족의 범위에서 해결해야 할 급한 시대적 화두이다. 또한 성별 다양성 문제는 성 소수자, 다문화, 세대, 청소년, 노령인구 등의 다양성과 연관해서 풀어야 풀릴 수 있는 숙제다. 성다양성 문제는 여성과 남성의 갈라치기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다양성 문제도 이들을 포용할 수 있는 편견과 차별이 없는 더 높은 곳에 운동장을 세우는 문제이지 다양성의 양극단이 지금처럼 힘겨루기를 해가며 서로를 갈라치기 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양성을 기반한 포용과 혁신은 시대적 화두이고 이런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한 가족으로 포용해가면서 사회적 연대를 만든다는 의미로 성평등가족부보다는 <다양성 가족부>라는 이름을 제안해본다.

참고로 2020년 기준 UN여성기구에 여성·성평등 업무담당기관을 등록한 194개 국가 중에서 성(Gender)·여성(Women)·평등(Equality)이 조직명에 들어가는 부(Ministry) 및 부처의 장이 장관급(Minister)인 경우는 97개국이라고 알려져 있다. 다양성 문제를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