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달에 먼저 보내는 Moonshot 프로젝트는 1950년대와 1960년 대 미국과 러시아의 국가적 자존심이 달린 경쟁이었다. 기술에서는 러시아가 단연 앞서 있었지만 결국 1969년 미국은 아폴로 11호에 닐 암스트롱 등 우주인을 실어 달에 착륙하면서 승리했다. 기술에서 한참을 뒤져 있던 미국이 러시아를 어떻게 이길 수 있었을까?

군비 우위이라는 경쟁우위에 빠져 있던 러시아에 비해 미국은 경쟁우위를 기본으로 놓고 여기에 미국의 자긍심으로 존재우위를 직조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케네디 대통령은 1961년 라이스 대학 연설로 유명해진 연설에서 향후 10년 내에 미국이 미래를 걸고 군비경쟁이 아니라 평화와 자유의 깃발을 달에 꽂겠다고 약속한 후 이 약속을 실제로 실현했다. 케네디 대통령은 Moon Shot 프로젝트를 기술과 군비경쟁이라는 소련과의 경쟁우위를 넘어 평화와 자유를 위한 존재우위 프로젝트로 규정했다.

케네디 대통령의 문샷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기술기반의 경쟁우위를 날줄로 자유와 평화의 깃발을 씨줄로 미국만의 차별적 태피스트리를 직조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달에 자유와 평화의 깃발을 세우는 것은 사람만이 할 수 있음을 알고 최초로 사람을 달에 보내는 프로젝트에 총력을 집중했다. 이런 신성한 사명에 고무된 모든 미국 국민이 이 자유와 평화의 깃발을 실현시키는 문샷 프로젝트에 몰입했다.

케네디가 문샷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시절 나사를 방문했을 때 여기서 만난 나사의 한 청소부도 케네디 대통령에게 자신의 청소 책무를 "청소를 잘 함을 통해 연구원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연구에 몰두하게 해서 문샷 프로젝트를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다"라고 설명한다.

지금은 달에 사람을 보내는 기술과 장비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싸졌다. 몇일 전 우리나라도 53년 전 아폴로 11호가 발사됐던 미국 케이프케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민간기업인 스페이스 X를 통해 다누리를 발사했다. 지금은 위성만 우리기술로 조립했지만 조만간 발사체나 관련된 모든 기술적 장비도 대부분 국산화 될 것이다.

문제는 이런 기술적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절감되는 것을 이용해서 우주에서 벌어지는 경쟁에서 이기려는 경쟁우위 목적이라면 대한민국이 지금 진행하고 있는 문샷 프로젝트는 문샷 프로젝트가 아니다. 문샷 프로젝트는 이런 기술에 대한 경쟁우위를 날줄로 이런 경쟁우위에 대한민국이 뛰어들어야만 하는 대한민국만의 이유인 존재우위가 태피스트리로 직조된 프로젝트를 의미한다. 케네디가 기술적 경쟁우위와 자유와 평화의 깃발이라는 존재우위를 직조해서 나사의 청소부를 비롯한 모든 미국을 사명의 완수를 위해 고양시킬 수 있었던 것이 문샷 프로젝트의 본질이다.

많은 기업들도 큰 프로젝트를 문샷 프로젝트라고 선전해가며 기업가치를 높이는 일에 앞장 서고 있지만 경쟁우위와 존재우위가 직조되지 못한 프로젝트는 문샷 프로젝트가 아니다. 구글이 구글 X를 만들어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선도 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프로젝트에 구글이 창조할 미래의 존재이유를 구성원들이 믿음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요즈음 기업들에게 유행하는 성과관리 지표인 OKR 혹은 KPI가 존재우위를 직조해내지 못하면 그냥 60년 전 써왔던 MBO(목표관리)와 다르지 않다. 포장과 무늬만 문샷인 것이다. 파타고니아는 이런 고질적인 가짜 문샷을 벗어나는 사업을 위해 회사의 사명을 "망해가는 지구를 구한다"로 바꿨다.

초뷰카시대는 존재우위와 경쟁우위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경쟁우위는 차별화를 위한 변수에서 상수로 전환되고 있다. 변수가 상수로 변했다는 것은 이것을 통해 차별성을 달성할 수는 없지만 이 상수가 기본으로 장착되어서 일이 진행된다는 의미다. 상수로 전환된 경쟁우위를 날줄로 기업이 만들어낼 미래에 대한 믿음인 존재우위를 씨줄로 직조해서 자신만의 고유한 미래의 태피스트리를 만들고 이 태피스트리를 실현할 수 있도록 구성원들을 임파워시켜 협업에 동원할 수 있어야 문샷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 나라와 우리 기업들이 길을 잃고 헤매는 이유는 존재우위를 각성해 이런 문샷 프로젝트를 창안할 리더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57년 전의 소련처럼 초격차 등 경쟁우위의 함정에 빠져서 존재우위의 직조를 통한 미래를 실험하는 담대한 리더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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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서 존재우위와 경쟁우위를 직조해서 지속가능성을 달성하는 전략을 공부하고 싶다면 <초뷰카시대 지속가능성의 실험실: 애터미>을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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