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뷰카(Hyper VUCA)라는 말은 본인 저서 <초뷰카시대의 지속가능성 실험실: 애터미>에서 개념화한 용어다.
초뷰카의 어근인 뷰카(VUCA)는 미 육군에서 전쟁 상황을 묘사하기 위해 처음 사용한 용어다. 치열한 전쟁 상황은 변동성(Volatile),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이 급증한다.
본인이 개념화한 초뷰카는 전쟁처럼 아날로그를 중심으로 전개되던 뷰카(VUCA)가 디지털 혁명으로 플랫폼 전쟁으로 번지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용어다. 디지털 플랫폼 상에서의 모든 거래는 상상을 초월하는 변동성, 불확실성, 복잡성, 모호성의 스나미를 일으킨다. 위기가 상수가 되는 세상을 뜻하는 퍼머크라이시스(Permacrises)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초뷰카 세상에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예측 불가능한 변화 폭풍이 상시적으로 일어난다.
초뷰카 세상이 우리에게 던지는 여러 과제 중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두 개의 과제가 있다. 하나는 길 잃음이라는 과제이고, 다른 하나는 대체가능성의 증가로 인한 잉여 인간화가 급증하는 과제다.
길 잃음은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 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길을 잃고 헤맬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마치 사막 여행자가 자고 일어나면 간밤의 모래 바람이 지형을 바꾸어 놓아서 자신이 가지고 간 지도가 쓸모없어지는 현상이 매일 반복된다. 초뷰카 세상에서는 기업이든, 리더든 길 잃음이 현실이다. 세상이 바뀌었음에도 새로운 의미 있는 규범이 제시되지 못하는 아노미 상태가 급증하고 아노미 속에서 길을 잃은 사람들이 이유 없는 자살 행보가 이어진다. 자신이 길을 잃었다는 것을 용기 있게 인정하는 리더와 기업만이 애자일하게 새로운 지도를 그려내 초뷰카 세상에서의 여행을 지속할 수 있다.
또 다른 과제는 로봇과 생성AI의 발전으로 대부분 인간이 했던 일들이 로봇과 생성AI에 의해 대체되고 대부분 전문가들은 대체가능한 잉여인간으로 전락하는 신세를 면할 수 없다는 점이다. 누구나 쉽게 생성형 AI나 로봇으로부터 싼 값으로 전문성이 넘치는 자문을 받을 수 있다. AI와 로봇이 가져온 변혁은 전문성의 민주화다.
초뷰카시대 전문성이란 생성 AI나 로봇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풀 수 있는 역량을 의미한다. 지금은 중복성이 허락되겠지만 결국은 이런 중복적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은 회사에서 퇴사할 수 밖에 없다.
초뷰카 사회가 심화되면 자신의 전문성으로 Al와 로봇을 넘어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들만 회사를 다닐 수 있다. 살아남은 소수의 회사원이라는 사실이 엄청난 사회적 지위로 받아 들여지는 사회가 도래한다. 특히 관리비용이 드는 문제는 비즈니스 어낼리틱스가 시스템으로 수행하기 때문에 관리자라는 계층은 CEO 한 사람으로 축소된다.
실제로 한 중국 회사에서는 올해의 신입사원 투표에서 회계일을 맡던 생성형 AI 엘리사가 선정되었다. 회사 직원들도 엘리사가 생성형 AI라는 사실을 몰랐다. 생성형 AI나 로봇은 의사, 변호사, 판사, 회계사, 디자이너, 예술가보다 더 뛰어난 전문성과 창의성을 가지고 이들을 잉여인간으로 만들고 있다. 의사, 판사, 회계사들이 자신의 직업의 카르텔을 법제화해서 자신 직업이 대체되는 것을 안간힘을 다해 막고 있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는지는 회의적이다.
지금까지 세상이 전개되는 방식을 보면 99%의 대체가능한 사람과 1%의 대체불가능한 사람들의 싸움이다. 1%의 대체불가능한 사람들은 이런 대체가능성이 이슈로 떠오르기 오래 전부터 자신이 대체가능성의 싸움인 경쟁우위를 넘어서 왜 대체불가능한 사람인지의 존재우위에 대해서 고민했던 사람들이다. 세상의 모든 혁신은 이런 1%의 사람들이 자신의 고민에 대한 해답을 만들어서 시간을 앞서 가서 미래를 현재로 먼저 가져왔다.
99%의 대체가능한 사람들이 취하는 행보는 항상 사후 약방문식이다. 존재우위를 고민했던 1%의 사람들이 가져온 미래가 현실로 눈에 보여지면 기회라고 생각하고 여기에 올라타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상투 잡는 삶은 어렵게 축적한 재원을 낭비하게 만들고 더 나락으로 떨어지게 만든다. 이들은 대체가능성을 놓고 경쟁하는 잉여인간의 운명을 벗어나지 못한다.
<초뷰카시대 지속 가능성의 실험실: 애터미>은 이런 현실 속에서 경쟁우위의 날줄과 존재우위의 씨줄을 결합해서 새로운 미래 지평을 선제적으로 창조하는 리더들의 변화 이야기다. 지속가능성 실험실의 사례로 등장하는 애터미와 글로벌 선도기업의 리더들은 경쟁우위와 존재우위를 직조해서 자신만의 태피스트리를 만들고 이것을 구성원에게 비전으로 제시해서 이들을 새로운 공의로운 세상을 만드는 협업에 동원한 인물들이다.
지속가능성의 실험실은 존재우위라는 자신만의 성소와 이 성소를 실현시켜 주는 사명의 울타리가 있는 리더나 조직이 자신 안에 만들어낸 혁신의 공간이다.
대체가능한 역량의 집합인 경쟁우위라는 날줄에 자신이 대체불가능함을 입증하는 존재우위를 직조하는 리더들만 이런 실험공간을 마련해 잉여인간의 문제와 길잃음의 문제를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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