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는 도시에도 코브라가 많이 돌아다녀서 골칫거리였다. 코브라를 제거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코브라 사체를 가져오면 돈으로 계산해주었다. 이런 정책이 발표되자 코브라를 길러내는 코브라 농장이 생겼다. 농장에서 길러낸 코브라 사체를 정부에 납품하고 돈을 받는 사람들이 등장한 것이다. 정부가 알아차리고 돈을 지급하는 정책을 중단하자 코브라 농장주들은 그간 기르던 코브라를 다 풀어주었다. 코브라 개체수를 줄이려는 정책이 시민들을 괴롭히는 코브라 개체수를 늘린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이런 고삐 풀린 코브라 현상이 실제로 국가 간에도 나타나고 있다. 구소련이 붕괴되자 서방세계를 대항해서 만들어진 모든 무기들이 마피아들을 무장시켜서 러시아를 마피아의 천국으로 만들었다.
대한민국에서도 정부가 키운 코브라인 전관들이 카르텔 세력으로 성장했다. 이들 코브라 집단은 건강하게 땀의 가치를 최선의 삶의 원리로 알고 사는 선한 약자들을 공격한다. 검사 판사가 전관으로 대형 로펌에 취업해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상식으로 만드는 코브라 세력으로 전락한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번 양평고속도로 이슈에서 커밍아웃한 퇴임한 국토부 공무원처럼 숨겨진 코브라들은 더 큰 해악이다. 이들 코브라들이 사회 각 영역에 그렇게 많이 풀려서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도 지금은 더 이상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공공연히 문제를 일으키는 전관 코브라보다 국토부 전관처럼 숨어서 활동하는 코브라는 더 많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L자 경기로 경기침체가 심화되자 외부의 경쟁상대를 향해서 써야 할 전략을 종업원들이 처세술로 바꾸어 동료들과 경쟁에서 이기고 자신이 살아남는 전술로 전용하기 시작했다. 회사가 구성원들을 살해하는 코브라 농장으로 전락한 것이다.
하버드 대학교 교육대학원에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Kegan과 Lahey의 저서 <Eveyone Culture>에서 나라, 조직, 사회가 이런 코브라 농장으로 전락하는 이유는 <운명 공동체 문화의 상실>에서 기인한다고 규정한다.
한 국가에도 운명 공동체라는 의식이 작동한다면 나라가 어떤 경우에도 최소한 국민들이 생명과 안전을 지켜준다는 믿음이 있고 이 믿음 위에 통치행위가 제대로 작동한다. 하지만 국가가 국민의 최소한의 생명과 안전도 지켜주지 못한다는 불안이 현실이 되자 국가 안에 숨 죽이고 있던 힘센 카르텔 세력이 먼저 코브라 세력으로 풀렸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원래부터 코브라의 DNA를 가지고 있었던 정치인들은 코브라 농장이 무너지자 물 만난 세력이 되었다. 이들은 국민들을 공공연하게 남성, 여성, 노인, 젊은이, 전라도, 경상도로 편을 갈라치기해 싸우게 만들고 제 편이 싸워서 이기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여겼다. 이들 코브라 세력이 준동하자 어느 순간 상대가 운명을 공유하는 피를 나눈 국가의 자국민이라는 것을 완전히 잊었다. 자신들의 코브라 이념을 뉴라이트라고 정당화 해가며 반대편에 선 국민을 일본, 미국 사람보다 더 가치없는 사람으로 갈라치기 해가며 혐오와 저주를 퍼부었다.
기업도 상황이 어려워지자 회사는 구성원에게 미래를 같이 개척하는 운명 공동체라는 책무를 방기하기 시작했다. 결국 머리 회전이 빠른 구성원들은 기업이 경쟁자를 이기기 위해 자신에게 가르쳐준 경영전략을 조직원 중 약자를 제압하여 자신의 수하로 삼는 코브라 무기로 전용했다.
가족도 마찬가지다. 생존과 생계의 문제가 생기자 사회의 가장 기초적인 공동체로서의 기능이 해체되기 시작했다. 더 이상 가족에서 자식을 낳아 기르는 문제가 미래의 공동체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아이를 경제적 부채로 인지하기 시작했다. 아이가 운명공동체 가족의 미래를 담보하는 행복이 아니라 코브라로 인지되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은 급격한 인구 감소로 소멸하는 국가의 대기표를 받았다.
국가, 사회, 기업이 각자의 단위에서 운명공동체로서의 기능을 상실하니 모든 구성원들이 잠재적인 코브라로 전락해 각자도생의 길을 택했다. 각자도생 전략이 새로운 규범으로 받아들이니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신뢰의 부재가 국가 브랜드가 되었다.
각자도생 전략으로 국가, 사회, 기업이 자신의 울타리인 운명공동체를 해체하니 안에 있던 구성원은 살아남기 위해 하지 말아야 할 부수적 직무를 강화시키는데 대부분의 재원을 쓰고 있다. 부수적인 직무란 자신의 약점을 감추고, 강점을 포장하고, 인상관리하고, 정치에 몰입하는 코브라 전략을 강화하는 것을 말한다.
운명공동체를 구성하는 문화는 공유된 목적에 대한 믿음으로 미래에 대한 희망이 살아 있는 국가, 사회, 조직, 가족의 건강한 울타리를 가졌다는 것을 뜻한다. 구성원들은 자신들이 공동의 운명이자 공동의 목적을 실현하는 같은 울타리 조직의 구성원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가치를 공유한다. 국가, 사회, 기업은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조직의 공동 운명에 기여하는 소중한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이들에게 책임과 자율을 부여하고 자율과 책임을 수행할 수 있는 필요한 훈련을 제공한다. 공동 운명체 문화가 살아 있는 국가, 사회, 기업에서는 모든 구성원이 목적을 중심으로 과제를 조직하고 수행하는 협업의 방식을 택한다.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자신의 역량을 기여하는 협업이 이들이 일하고 소통하는 기본 방식이다.
이 모든 코브라 농장의 문제의 시초는 진실한 리더의 부재에서 시작되었다. 국가, 사회, 기업, 단체의 리더가 어느 순간 공동의 운명을 일깨워주는 목적을 상실했다. 지금이라도 대한민국이라는 운명공동체의 미래와 목적을 각성하고 각자의 자리와 조직에서 구성원들을 존재 목적으로 임파워먼트 시키고 이들을 목적을 실현하는 일에 주체적으로 협업하게 할 수 있는 진성리더(Authentic Leader)의 중요성을 각성해야 한다.
국가, 사회, 조직 각 단위에서 코브라인 유사리더 (Pseudo Leader)를 진성리더(Authentic Leader)로 잘못 세우는 일을 지금처럼 지속한다면 대한민국이 미래를 상실하고 더 이상 해결할 수 없는 코브라 농장으로 전락하는 것도 시간문제다. 모두가 같이 공멸하는 것이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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