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만표 최유정 등이 쓴 수법은 전형적 사기꾼들이 쓰는 수법이다. 이들은 단지 좀 머리가 좋은 사기꾼이어서 연기력이 뛰어날 뿐이다. 사기꾼들의 본질은 탐욕이다. 이들은 탐욕을 달성하기 위해 자신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철저히 남에게 숨겨야 한다. 이런 사실이 발칵되는 순간 자신의 탐욕에 대한 욕망이 물거품이 된다. 역설적으로 이들은 탐욕을 성취하기 위해 사기를 칠 대상에게는 자신이 전혀 탐욕과는 거리가 있는 사람임을 각인시켜 신뢰를 끌어 올려야 한다.

이들이 사기를 시작하기 직전 이들에 대한 평판은 최고조에 달한다. 이들의 평판을 물어보면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사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들의 고도의 연기에 속아 넘어간 것이다. 사기꾼이란 축적된 신뢰를 지룃대로 삼아 자신의 탐욕을 실현시키는 사람들이다.

사기꾼들에게도 등급이 있다. 이 신뢰를 이용해서 한 탕하고 끝내는 초보적 사기꾼도 있는 반면 홍만표나 최유정처럼 다른 사람 모르게 오래오래 울궈 먹는 사기꾼들도 있다. 이들은 사기를 위해 이용되는 신뢰에 대한 투자도 장기적이고 사회적이고 제도적이다. 이들은 뛰어난 두뇌를 이용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사기행각을 알아 차리지 못하게 연기한다. 뛰어난 사기꾼은 뛰어난 연기꾼이다. 사기꾼들의 무기는 연기를 통해 축적한 신뢰이다.

홍만표와 최유정의 주변사람들로 부터의 호평은 자신의 탐욕을 숨기기 위한 고도의 계산된 연기일 뿐이고 주변사람들은 이들의 연기에 보기 좋게 사기 당한 것이다. 홍만표가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전직 대통령들에게 휘둘렀던 날선 칼춤도 다 신뢰를 제도적으로 축척하기 위한 연기였다. 대통령들 조차도 이들의 연기의 연출물로 희생된 것이다.

왜 전직 판사나 검사들은 평범한 사람들보다 더 쉽게 사기꾼으로 전락하는 것일까? 판사 검사 때의 직책 때문에 얻어진 영향력을 개인의 능력 때문에 얻은 영향력으로 오해하기 때문이다. 판사와 검사를 퇴임하자 신기루처럼 사라진 영향력에 자신도 당황했을 것이다. 사라진 영향력에 대한 공황상태를 채워주는 것이 그간 억눌러왔던 돈에 대한 탐욕이다. 권력에 대한 탐욕이 돈에 대한 탐욕으로 모습을 바꿔서 나타난 것이다.

사기꾼들의 공통점은 한 마디로 이들은 자신의 탐욕에 의해 자신의 삶의 목적이 희생당한 사람들이다. 존재이유를 잃어버린 사람들이고 더 이상 이 세상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는 잉여 인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