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로 가장 피해를 입는 나라는 미국일 것이다. 그간 달러를 내주고 국채를 발행해가며 전비도 충당하고 미국사람들이 외국에 나가서 펑펑 소비할 수 있도록 해준 달러의 기반이 무너지는 것이다. 이 문제는 미국 스스로가 무덤을 판 결과이다. 화폐는 신용이 기반이 되어야 통용되는데 미국은 달러를 조작함으로 스스로 신용을 무너트리는 무덤을 파가며 글로벌에 리더십을 행사했던 것이다. 비트코인이 정말 정착되면 달러는 붕괴되는 수순을 밟을 것이고 결국 미국의 리더십은 붕괴될 것이다.

셋째, 지금은 불확실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가상화폐들이 난무하지만 블록체인이 정착되고 이 원리를 가장 잘 구현해주는 가상화폐가 결정되면 다른 가상화폐가 설 수 있는 자리가 생각보다 빨리 사라질 것이다. 결국 다양한 가상화폐를 놓고 투자를 한다는 것은 이런 가상화폐가 등장할 때까지 일시적 현상일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의 열풍은 일종의 다단계와 비슷한 현상이다. 가치는 정해져 있음에도 자신의 코인을 넘겨줄 뒷사람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고 사람들이 몰리는 현상이다. 결국 뒤에 뛰어들어 투자하는 사람들이 이 모든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또 다른 문제는 완벽한 기술이 구현되었다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사용해야 화폐로의 가치가 높아질텐데 정부나 기업이나 경제의 상당한 주체가 외면하면 가상 화폐는 화폐로의 가치를 상실할 것이다. 모든 경제주체가 투명성을 지향해가면서 다 가상화폐를 사용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여기의 미래가치에 투자하는 것은 생각보다 장애가 많을 것이다. 비밀 거래를 선호하는 경제규모의 반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블록체인을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완벽한 가상화폐가 나타날 가능성을 놓고 이 가능성을 구현할 수 있는 화폐에 투자를 한다는 것은 투자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투자열기에서 생기는 버블은 생각보다 쉽게 꺼질 수 있다. 최고의 가상화폐가 드러나면 나머지는 거의 버블로 꺼질 수도 있다. 경마경주 투기의 위험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국가가 나서서 왈가왈부하는 것이 맞을까? 거래를 중단시키는 조치와 같은 극단적인 조치는 잘못이라고 본다. 대신 블록체인의 원리를 이해하고 투명성과 사회적 신뢰를 제고시키기 위한 혁신 프로젝트에 투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전반에 도입시키는 프로젝트를 통해서 불투명한 암거래들을 지금의 반만 사라져도 세상은 투명하고 신뢰로운 사회로 성큼 다가서는 것이다. 실제로 기업들에는 블록체인을 이용한 p2p 거래에 적용하고 있다. 코닥은 개인간 사진 이미지 저작권 거래에, 토요타는 개인간 차량공유 정보교환에, 월마트는 식품이력추적에, 도쿄전력은 개인간 전력을 사고파는 시장에 적용하고 있다. 정부가 앞장서야 해야 할 일은 이런 프로젝트에 공적 비전을 가지고 도전하고 기반을 깔아주는 것이지 조폭의 맏형처럼 교통정리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나보고 가상화폐에 투자하라고 하면 할까? 코닥, 월마트 등 블록체인을 혁신시켜 p2p거래에 응용하는 회사가 생기면 여기에는 투자하겠지만 지금처럼 중계소를 통한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상당한 지식이 필요한 영역에서 남들이 투자하는 종목을 따라서 투자하는 방식으로는 상투를 잡고 돈을 잃을 개연성이 높을 것이다. 무슨 일을 하던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하는 방식으로는 일들을 제대로 성취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알고 자신이 앞서가서 기다릴 수 있어야 하는데 이 영역은 정말 고수인 전문가들만이 해낼 수 있는 영역이다. 결국 가상화폐 투자도 이들 배만 불리는 꼴이 되고 막을 내를 수 있을 것이다.

오현세 일단 가상화폐(상품)와 블록체인(구현기술)은 떼어놓고 생각해야 된다고 봅니다. GPS를 이용한 다양한 사업모델이 나왔지만 결국 살아남은건 내비게이션 뿐인 것처럼요. 블록체인이 가상화폐의 핵심이긴 합니다만 블록체인으로 다른 사업모델을 만들지 말라는 법도 없거든요.

코멘트:

1. 블록체인은 체인에 연결된 시스템이 불어날수록 시스템 부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본질적 문제점이 있습니다. 트랜잭션 갱신이 지연되면 그 시간동안 해당 체인을 사용하는 사용자 전체가 아무일도 못하는 문제점이 생기죠. Private network에서는 여러가지로 강점을 지닙니다만, public network에서는 자칫 잘못하면 새벽 2시에 편의점에서 라면 하나 사먹으려다가 전세계의 모든 트랜잭션이 멈추는(-_-; ) 웃기지도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몇차례 그런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고요. 이게 비트코인만 그랬냐 하면 다른 코인들도 몇차례 이런 상황이 발생한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문제를 기술적으로 풀어낼 방안이 있느냐 하면...... 그건 블록체인의 정체성 자체를 훼손시키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블록체인의 최대 특징이 중앙에 집중된 뭐가 없이 P2P로 샤바샤바 한다는건데, 저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하려면 어떤 식으로든 거점 형태의 시스템을 구축해서 다른쪽에 문제가 생겼을때 우리쪽은 영향을 받지 않도록 처리하는 수밖에 없죠. 즉, 완전 분산형 시스템의 안전성을 위해 어떤 형태로든 중앙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야 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합니다. -_-;
2. 가상화폐의 현실과 관련해서는 이 포스팅이 가장 핵심을 잘 짚어주신 듯 합니다. 재무쪽은 영 잼병인 저도 이해하기 쉽도록 잘 풀어주셨어요.
https://www.facebook.com/dokkoyoon/posts/1804187369874680?pnref=story.unseen-section

정재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