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는 동물 중에서도 전략에 가장 능수능란한 동물이다. 고슴도치를 잡아먹기 위해서 매일 새로운 전략을 수립한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전략도 고슴도치에게는 먹혀들지 않는다. 여우는 새로운 전략을 가지고 오늘도 야심만만하게 공격해 들어오지만 고슴도치는 귀찮은 여우를 위해서 몸을 도사릴 뿐이다.
여우의 전략이 먹히지 않는 근본적 이유는 고슴도치를 이기겠다는 전략적 의도자체가 잘못된 것이기 때문이다. 여우의 무모함은 잘못된 의도를 구현하기 위한 전략에 집중하는 사람들의 무모함을 풍자한다.
위계와 시장에 의해서 움직이는 사회에서는 남들을 이기는 것이 전략적 의도로 먹혀들어갔다면 지금처럼 초연결사회에서는 남들을 이기는 것은 전략적 의도로 존재이유를 상실한 것이다. 전략적 의도가 잘못되어 있다면 모든 전략에서 산출하는 전술은 다 쓸모없는 거품에 불과할 뿐이다. 여우가 고슴도치를 이기겠다는 불가능한 의도를 구현하기위해 짠 전략은 거품에 불과한 전술에 불과했다.
기존의 경영전략들이 존재이유를 상실한 의도에 매달려 자신을 장대하지만 허약하고 근시안적인 골리앗으로 만드는 우를 범하고 있다. 전술만 존재하는 전략은 쓸모없는 거품만 양산한다. 초연결사회에서 전략이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은 목적을 복원해 의미 있는 전략의 의도를 찾아내는 것이다. 경쟁에서 이기는 게임을 하려는 의도를 초연결시대에 맞추어 공진화의 의도로 바꾸고 여기에 맞는 전략과 전술을 생각할 때 전략은 골리앗을 만드는 무모한 일에서 벗어나 날씬(lean)하고 날렵한(agile) 다윗을 육성하는 일에 눈을 뜨게 될 것이다.
전략의 핵심은 의도이다. 의도가 잘못되어서 세상에 대해서 울림을 창출할 수 없다면 전략은 무모한 살상무기에 불과할 뿐이다. 대부분 회사들의 경영전략이 작동하지 않고 거품만을 키우는 이유는 전략의 잘못된 의도에 숨어 있다.
의도를 상실한 여우는 오늘도 자신만만하게 전략을 세워서 고슴도치를 공격하는데 시간을 낭비하고 있을 것이다. 여우의 생각을 가진 회사들은 오늘도 전략이 만든 거품에 파묻혀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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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GE의 전회장 잭 웰치가 주창한 "1등이 되거나 2등이 되어라. 그렇지 못한다면 남들이 너의 운명을 통제할 것이다" 전략이 그래도 신자유주의 시대에 작동되었던 이유는 내 운명을 내가 스스로 통제하는 사람이 되자는 전략적 의도가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기 때문에 작동된 것이다. 더 잘먹고 잘 살기 위해서 무한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면 지금의 GE는 없었을 것이다. 전략의 DNA는 의도이다. 무슨 의도를 실현시키기 위해 그런 전략을 짜는 지에 대해 의미 있는 설명이 없다면 전략자체는 아무리 멋지게 만들어져도 실제 실행을 위해 구성원들의 마음이 움직여지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 회사에서 전략을 멋지게 만들어도 작동되지 않는 이유는 생존만을 위해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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