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삶에 대한 진정성 있는 대화와 기록으로 자서전은 반드시 필요하다. 인간의 기억은 현재 달성된 것을 중심으로 각색되어진다. 각색에 각색이 일어나기 시작하면 과거에 소중했던 기억이나 경험들의 대부분이 지워진다. 세상이 변해도 현재를 중심으로 기억이 다 조작되어 있기 때문에 현재 자신이 가진 문제를 근원적으로 바꾸는 해결책을 낼 수 없다. 결국은 의미 있는 해결책을 도출하지 못하고 퇴출되는 것이다.

자서전은 자신의 삶에 대한 실록이다. 역사란 무엇인가의 카 교수가 지적했듯이 역사적으로 진보를 이루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과거를 잊지 않는 사람들이다. 제대로된 과거의 기록을 통해서 자신의 역사의 narrative 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와 미래의 문제를 과거와의 대화를 통해서 찾아내고 결국 자신의 삶 속에 자신의 과거 현재 미래가 다 살아 있는 사람들만이 역사의 진보를 만들어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재의 성공을 중심으로 자신의 역사를 각색하기 때문에 결국 과거를 잊고 지낸다. 특히 과거에 잘못은 의도적으로 지워진다. 과거의 실패를 통한 학습이 불가능해져 결국 잘못된 역사를 반복한다.

자서전은 자신과 대화의 도구이다. 남들에게 보여주기보다는 자신과 성찰하는 도구이다. 결국 이 성찰과 반성을 통해 미래에 대한 제대로 된 학습이 이뤄졌다면 이 자서전의 내용을 마지막으로 공개하는 사람들의 범위가 많아질 것이다.

남들에게 과시하기 위한 자서전을 발간하는 순간 자신은 과거를 통해 학습하는 것이 끝났다는 것을 암시한다. 회사의 회장님들이 쓰는 자서전과 회사의 성과를 추적해보면 회장님이 자서전을 발표하는 순간 그 회사의 운명은 기울어지기 시작한다.

끝까지 자신만이 볼 수 있는 자서전이라하더라도 진성리더를 염원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서전을 남길 필요가 있다. 진성리더는 학습하는 죄인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