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에 발생한 진통제 타이네놀 독극물 사건에 대한 존슨앤존슨의 짐 버크회장이 대응했던 방식은 30여년이 지나 옥시사태를 겪고 있는 지금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 당시 타이네놀에 정신병자가 넣은 독극물로 시카고 지역에서만 이미 7명이 실제로 사망했고 250명 정도의 연관된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언론은 보도했다. 이에 비해 옥시사건은 정신병자가 아닌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믿었던 회사가 이윤을 위해 직접 넣은 독극물로 비슷한 숫자의 사람들이 피해자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더 비윤리적이다.
오히려 회사도 피해자임을 변명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타이네놀 사건에 대한 짐 버크회장의 대응은 일반의 상식을 뛰어 넘었다. 회사에서 자체 경보를 발령하여 타이네놀을 폐기하도록 독려했고 식약청에서는 사건이 일어난 시카코와 일리노이 지역의 타이네놀만 수거하라고 명령을 내렸어도 회사에서는 모방범죄가 있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들어 미국 전역의 타이네놀을 수거해서 태워 버렸다. 회사에서는 1억불 정도의 자체적 손해를 스스로 감수한 것이다. 회장이 피해자 개개인에게 직접 사과하는 편지를 쓰고 충분한 피해보상 대책을 즉각적으로 마련해주었다.
짐 버크 회장이 이런 결정을 하게 된 배경은 존슨앤존슨의 고객에 대한 약속이자 자신들의 사명인 크레도 (우리의 신조) 때문이었다.
존슨앤존스의 신조에는 우리는 고객과 주주의 이익이 충돌할 때는 고객의 이익에 우선권을 두겠다는 약속이 담겨있다. 짐 버크 회장은 최고의 어려운 상황에서 이 약속을 지킨 것이다. 약속을 지킴에 의해서 존슨앤존슨은 믿음의 회사로 다시 태어났다.
우여곡절 끝에 타이네놀도 브랜드의 신뢰를 회복하여 진통제의 대명사로 거듭나게 되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진통제를 사러갈 때 그냥 타이네놀 주세요라고 말한다. 타이네놀이 진통제의 대명사를 넘어 보통명사가 된 것이다. 보통명사가 됐다는 것은 브랜드 파워의 최고봉에 오른 것이다. 구글링한다가 인터넷 검색을 한다는 의미의 보통명사로 구글 브랜드 파워를 행사하듯이 이 정도의 브랜드를 획득하는 것은 기적이다.
지금 가습기로 물의를 일으킨 옥시도 홈 페이지를 가면 이런 사명을 명시하고 있다. 옥시의 사명은 "고객의 생명과 행복을 위해 어떤 상황에도 올바른 비지니스 (right business)를 하겠다"는 것이다. 지금의 형국을 보면 이 약속은 홈페이지에만 존재하는 거짓 약속이라는 것이 자명하게 밝혀졌다. 옥시의 한국대표도 고객에 대한 사과 후에 자신의 연기가 어땠는지를 확인해봄을 통해 고객들이 아직도 자신들의 사기행각에 속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있다. 대표로부터 전형적 사기집단의 루틴을 자연스럽게 연기하고 있는 것이다.
한 마디로 버크회장과 신현우대표의 차이는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의 사명에 대한 믿음을 잃은 사람과 그 믿음을 붙들고 있는 사람의 차이이다. 이 믿음의 차이가 존슨앤존슨의 브랜드와 옥시의 브랜드를 결정한 것이다.
옥시 사건은 이와 관련된 롯테, 홈플러스, SK 케미칼, 애경, 이마트, 버터플라이팩트 등의 경영진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지금 자신들이 하게 될 한 순간의 의사결정이 홈페이지에서 지금까지 약속해온 회사의 사명에 대해 영구히 사망선고를 내리는 것일수도 있다는 것을. 사명이 단지 이윤추구를 위해 짜놓은 연기의 스크립에 불과 했었다는 것을 만방에 공표하는 순간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자신들은 사실 지금까지 속은 천한 장사꾼이었는데 진실한 사람들인 것처럼 연기하고 있었다는 것을.
이 모든 누명을 벗을 수 있는 길은 하나이다.
관련된 모든 회사들 경영진들이 직접 나서서 자신 회사의 사명에 따라 문제해결을 위해 협업할 수 있는 선제적 방안들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들은 움직이지 않는 정부의 무능에 채찍을 가하고 문제를 덮기 위해 고용한 변호사들을 해고해야 한다.
문제를 진정성 있게 해결
작성일 : 16-05-23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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