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조건은 다양성이다. 한 사람의 천재가 조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 대신 다양한 관점을 가진 구성원들이 서로 모여 집단지성을 발휘해서 협업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지 못한다면 생존할 수 있는 기업은 없다. 소수에 해당되는 다윗들이 모여서 표준을 설정하고 이 표준이 고객들에게 받아들여지면 이에 대해 골리앗 구성원들이 자신의 의자를 자랑스럽게 물려주는 풍토가 조직의 생존을 결정한다.

셋째 조건은 경쟁에서 이기게 하는 역량을 넘어서 이 역량들을 통합해 모줄화할 수 있는지이다. 즉 역량에 의존하는 패러다임을 벗어나 생존을 위한 제대로된 모쥴과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지이다. 필수적인 모줄은 활용과 탐색의 모줄이다. 이 두 모줄이 결합해서 만들어진 것이 플랫폼이다. 활용의 모줄은 조직의 생존을 위한 자원을 창출하고 탐색은 이 자원을 이용하여 환경에 적응하는 힘을 길러낸다. 이 두 모줄이 조직의 플랫폼에 통합되어 있는 기업들만 백년기업의 조건을 충족한다.

넷째 조건은 환경 적응력이다. 어떤 조직이던 생존을 위한 자원은 환경에서 이입되므로 자신의 비즈니스 모형을 환경과 얼라인시켜 환경으로부터 자원들이 자연스럽게 이입되게 할 수있는 조직만 백년기업의 조건을 충족한다. 환경으로 부터 오는 피드백 루프가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가 관건이다. 처음부터 계획을 해서 밀고 나가기보다는 실험을 통해서 상황을 파악하는 능력도 여기에 해당된다.

다섯째 조건은 진중한 회복탄력성이다. 모든 조직은 위기와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길을 잃는다. 이런 혼돈의 와중에서도 길을 잃었어도 방향을 다시 설정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과 진중함이 요구된다. 불확실성 속에서 조직이 길을 잃어도 제대로 된 길을 다시 찾아주는 조직의 나침반과 내비게이션을 가지고 있는지가 조직의 생존을 결정한다.

마지막 조건은 공진화이다. 조직이라는 나무가 백년이 넘도록 생존하기 위해서는 나무의 뿌리도 튼튼해야 하지만 더 중요한 조건은 이 나무의 뿌리가 내려 있는 생태계의 토양이 건강한 지의 문제이다. 이 생태계가 공진화하는 환경이 만들어지지 못한다면 토양은 산성화되고 산성화된 토양에서는 아무리 든든한 뿌리를 가진 나무도 생존하지 못한다.

이 여섯가지 원리 이외에 조직이라는 생물이기 때문에 구축해야할 다른 한가지 원리는 의도를 가진 정체성의 문제이다. 조직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어디에서 와서 지금 어디에 서있고 어떤 목적지를 향해서 가는지에 대한 정체성을 가질 때 자신의 존재의 생존을 확인할 수 있다. 이중 중요한 꼭지는 목적지라는 의도의 지향점이다. 이 지향점을 잃어버리는 순간 우리는 길을 잃은 것이며 길을 잃은 조직에게 생존은 물건너 간 것이어다. 이 목적적 스토리는 선하고 의로울 때 가장 무서운 힘을 발휘한다.

목적지향성이 없는 백년기업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