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03-12 11:13
[N.Learning] 육각형 인간 대 다이아몬드 형 인간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1,574  

육각형 인간 VS 다이어몬드 형 인간
대한민국을 장악한 아노미
지난 해 김난도 교수가 주도하는 트랜드 연구에서 한국 사회에서 제시된 성공의 정점을 찍고 있다는 인간형을 육각형 인간이라고 설명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미 소셜 미디어에서 육각형 운동선수, 육각형 아이돌 등으로 많이 회자되었던 말이다. 여섯 가지 기준인 외모, 성격, 학력, 자산, 직업, 집안 모두에서 만점 짜리라는 의미다.
육각형 인간은 노력해서 자신이 고유하게 만드는 인간되기를 포기하고 다음 생에 이런 이런 육각형을 물려줄 수 있는 부모에게 다시 태어나는 환생을 꿈꾼다는 의미다. 미래를 포기한 젊은이들이 서로 돌려가며 노는 폭탄이다.
육각형 인간은 유전자 복권의 산물이다. 자신이 어떤 부모 밑에 태어난 것은 전적으로 운이다. 이런 점에서 연예인급 외모를 타고 났거나 머리가 비상하게 태어난 것, 예술적이나 체육의 재능을 타고 태어난 것, 뛰어난 건강을 가지고 태어난 것 등등은 유전자 은행이 운영하는 복권에 당첨된 것과 같다. 한번 당첨되면 마치 건물주가 된 것처럼 이 은행에서 써도 써도 마르지 않는 복권 당첨금을 챙겨 타가면서 인생을 편하게 사는 운이 억세게 좋은 사람이 된다.
문제는 유전자 은행이 운영하는 유전자 복권의 로또 판을 돌리는 것은 본인이 아니다. 부모도 아니고 자식도 아니다. 신이 대신 돌려 뽑아준 것이다. 부모의 조상의 조상 중 어느 한 쪽의 데이트 스케줄만 어긋났어도 우리는 지금의 부모 밑에서 태어날 수 없었다. 수 백만의 정자를 제치고 한 정자가 되어 난자에 안착할 수 있었던 것도 운이다. 부모와 조상의 정자의 정자 중 하나 만이라도 난자에 도달하는 것에 실패했다면 역시 오늘의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 이런 엄청난 경쟁을 뚫고 태어난 것 자체가 운이지만 여기에 더해 뛰어난 머리와, 재능과, 외모와 건강, 재력을 가진 부모 밑에서 태어난 것은 수차례의 복권이 동시에 당첨된 것이다. 북한이 아닌 대한민국의 경상도나 전라도의 남자 혹은 여자로 태어난 것도 누군가가 대신 뽑아 준 유전자 복권의 결과다.
복권 당첨자들은 삶은 대부분 불운하게 마무리된다. 마찬가지로 초반에는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보이는 유전자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이 인생의 후반에 행복하게 삶을 결론 내리는 것도 드문 일이다. 중년 이후의 실제 행복도를 조사해보면 유전자 복권 당첨자와 비당첨자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 유전자 복권 당첨자들도 유전자 복권의 당첨금이 물이 빠지는 중년 이후가 되면 지금의 성취가 자신이 만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유전자 복권 물이 빠질 때 이들은 극심한 허탈감에 시달리는 중년의 위기를 겪게 되고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하면 어둠의 세력으로 역사에 남거나 그냥 평범한 사람들보다 더 평범한 사람으로 쓸쓸하게 생을 마감한다. 사람들의 머리 속에 빠르게 잊혀진다.
유전자 복권은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는 삶에서 경쟁우위를 가져다 준다. 100M 달리기를 하는 상황을 가정하면 이런 육각형 인간의 유전자 복권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것은 한 50M 쯤 앞에서 출발하는 경기를 하는 것이다. 100M 전체를 뛰는 것처럼 보여도 자신이 실제 뛰는 것은 나머지 50M이다. 심각한 바보가 아닌 이상 유전자 복권 당첨자이면서 남들과의 경쟁에서 진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이들이 정의와 공정이란 이름으로 내거는 분배공정성, 절차공정성은 자신들이 이긴 경기 결과를 세탁하는 도구다. 이들은 유전자 복권을 숨기고 공정한 경쟁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이길 수 밖에 없는 경기에서 쉽게 우승자가 되는 것이다.
이런 유전자 복권 당첨자들이 리더로 장악된 세상은 약육강식과 각자도생이 최고의 가치인 동물의 왕국이다. 한번 유전자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은 후세에게 이런 당첨금을 남겨주기 위해서 가능한 계층의 사다리를 잘라버린다. 부, 지위, 권력 등 모든 가능한 보이는 차이에서 복권 당첨자와 비당첨자의 극복할 수 없는 양극화가 냉혹한 현실이 된다.
복병은 AI와 로봇 알고리즘이 결합되는 디지털 초차원 세상이 오면 이런 유전자 복권을 탄 사람들이 제공할 수 있는 전문성 가치는 알고리즘이 더 싸게 더 효율적으로 제공해 준다는 사실이다. AI와 로봇이 결합되는 알고리즘은 유전자 복권 당첨자들만 누렸던 재능을 완전히 민주화시킨다. 유전자 복권 당첨자들은 자신들만의 기득권 벽을 세워 이런 거대한 재능의 민주화 물결을 막아보겠지만 가능한 일이 아니다. 이들의 세운 거대한 기득권 둑이 알고리즘의 쓰나미에 의해 무너지는 것은 시간 문제다.
유전자 복권으로만 얻을 수 있었던 재능이 알고리즘에 의해 완전히 민주화 되는 초뷰카시대가 도래한다면 살아남을 수 있는 대안은 경쟁우위는 알고리즘에게 넘겨주고 이런 기술적 진보를 동원해 인간으로서의 대체불가능성을 입증하는 것이다. 상수로 제공되는 경쟁우위의 날줄에 존재우위라는 씨줄을 직조해 자신만의 고유한 삶의 태피스트리를 제시할 수 있는 사람만이 인간으로서 아름다운 차이를 증명하는 대체불가능한 사람이 된다.
이런 존재우위를 통한 대체불가능성을 입증하게 위해 우리가 <초뷰카 시대 지속가능성의 실험실>에서 육각형 인간의 대안으로 제안한 것이 고유한 인간으로 아름다운 차이를 구현하는 다이어몬드 인간이다.
다이어몬드의 아름다움을 가진 사람들은 타고난 외모를 넘어 건강한 풍모를 위해 삶을 조율할 것이고, 타고난 성격을 넘어 자신만의 삶의 내러티브를 구현하는 성품을 훈련할 것이다. 외우고 시험을 통해서 획득하는 학력을 넘어 새로운 상황에서 호기심을 잃지 않고 새로운 지도를 만들어내는 학습을 훈련할 것이고, 재력을 통해 남을 노예와 도구로 부리는 삶을 넘어 자신 존재 자체가 미치는 선한 영향력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직업이 아니라 세상에 의미 있는 차이를 만들어내는 전문성을 구축하기 위해 훈련할 것이고, 유전자 복권을 지키기 위해 힘쓰는 집안을 초월해 삶의 목적에 대한 약속을 실현해서 소중한 유산(legacy or inheritance)을 남겨주려고 노력할 것이다.
아름다운 다이어몬드 인간이 된다는 것은 자신이 탄 유전자 복권에 함몰되지 않고 자신의 존재의 고유성을 입증하기 위해 스스로 삶을 규제하고 훈련할 수 있는지의 문제다. 다이어몬드 인간의 고유한 알고리즘은 Discipline이다. Discipline이 구현하는 존재우위는 자신에게 고유한 채취와 향내를 만들어낸다.
본질이 텅 빈 육각형 인간이 리더가 되어 궁지에 몰리면 육각형 리더는 연기하고 꾸미고 조작하고 거짓말을 밥 먹듯하는 유사리더로 전락한다. 이들은 힘이 있어 보이는 다른 육각형 리더와 결탁해 조직, 사회, 국가에 카르텔이라는 토굴을 파 일반적 사람들이 생업에 종사하는 운동장을 위험천만한 장소로 만든다. 이런 리더가 조직을 장악하면 조직은 화려한 외양만을 추구하다 생명을 잃고 썩어서 쓰레기 하치장이 된다. 조직이 쓰레기 하치장으로 변하면 능력이 있고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먼저 조직을 떠나 조직은 황폐화된다. 반대로 다이아 몬드형 인간이 리더가 되면 조직은 산소를 펑펑 품어내는 숲 하나를 유치한 결과를 초래해서 조직은 활기가 넘치고 번성을 구가한다.
사회도 마찬가지고 국가도 마찬가지다. 번지름한 겉모습에 홀려 뽑은 육각형 리더가 장악하면 본질은 사라지고 꾸밈, 연기, 조작, 편견, 차별만 난무한 무질서한 사회가 된다. 사회는 이들이 일으키는 음모와 협잡, 오만, 편견, 분란이 엔트로피 스파크를 일으켜 무질서가 극대화된다. 여기에 일반인이 오염되기 시작하면 사회는 규범이 사라진 아노미 사회로 전락하고 아노미 사회가 지속되어 삶 의미와 미래를 잃은 젊은이들은 자신도 모르는 분노에 휩싸여 폭도로 전락한다. 폭도가 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이유도 없이 죽고 싶어하는 아노미 자살을 충동한다. 대한민국이 현재 겪고 있는 모습이다.
다이어몬드 인간을 지향하는 구성원이 협업해 만들어낸 공의로운 세상과 공의로운 운동장이 미래의 세대로 태어난 후세에게 우리 세대가 선물할 수 있는 최고의 천국이다. 대한민국은 육각형 리더를 리더로 선출한 대가를 충분히 치렀다.
지금까지 실패를 교훈 삼아 당이나, 좌파 우파 등 정파를 떠나 정치의 장면에 들어온 개별적 리더가 다이아몬드 형 진성리더인지 육각형 유사리더인지를 판별할 수 있는 안목이 요구된다. 다이아몬드 형 보수 리더와 다이아몬드 형 진보리더가 서로 손잡고 어깨를 맞대고 대한민국의 판(테피스트리)를 다시 짜도록 도와야 한다. 우리는 후세에게 다이아몬드 형 진성리더를 선출하고 육성하고 이들과 협업해 산소가 펑펑 품어져 나오는 조직, 사회, 국가를 만들어 후세에게 물려줄 책무가 있다. 조직, 사회, 국가에 다이아몬드형 진성리더로 밀알로 삼을 수 있다면 우리는 후손들에게 천국을 유산으로 선물해주는 셈이다.
이들 다이아몬드형 진성리더의 노력으로 아노미가 극복되고 사람들은 소소한 일상에서 다시 삶의 의미와 행복을 찾는 생생지락의 상태에 도달할 것이다. 제대로 된 진성 정치가란 국민들이 소소한 생생지락의 즐거움 때문에 정치의 존재를 잊게 만들어주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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