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에 사우스웨스트의 항공기가 뉴욕을 출발하여 달라스로 향하던 중 엔진의 팬 날개가 부서져 한 쪽 엔진이 멈추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비행기를 조정했던 여성 파이럿 태미 조 슐츠 Tammie Jo Shults는 한 쪽 엔진에 의존해서 45도 각도로 수직하강하는 비행기를 안전하게 착륙시켜 149명의 목숨을 구했다. 와중에 승객 한 사람이 엔진 파편이 창 유리를 깨트리는 바람에 기체 밖으로 빨려나가는 것을 주변 승객들이 재빨리 다시 끌어들여서 살렸냈으나 결국 착륙 후 병원에 이송되자 숨진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45도로 직하강하는 비행기를 성공적으로 착륙시킨 이번 착륙은 한마디로 얼마전 영화로도 기록된 US 항공기가 허드슨 강에 비상착륙한 사건에 비유되는 기적이다.
사우스웨스트는 가족의 사랑을 종업원끼리도 나누고 고객에게도 나눠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랑이 모토인 저가항공사이다. 이 회사는 한 마디로 모든 직원들이 가족같은 회사이다. 직원들 중에는 유난히도 커플이나 가족 친척들이 많다. 자신의 가족이나 친척들을 추천해서 입사에 성공하면 보너스를 받는다. 이 여객기의 기장이었던 태미의 남편도 사우스웨스트의 파이럿이다. 이들이 가족 회사이면서 항공사중 가장 뛰어난 성과를 내는 회사로 평가받는 것은 승객에게 가족사랑을 전파하고 체험하도록 한다는 미션에 모든 구성원이 몰입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모든 구성원이 이 미션에 따라 맥락을 신속하게 정의하고 필요한 모든 역할들을 맥락에 맞추어 스스로 정렬해가면서 해나가는 회사이다. 비행기 이륙 시간이 촉박해지면 조종사들도 카운터에 나와서 불안한 승객들을 농담으로 안심시켜가며 이들의 짐을 날라주는 것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종업원들 중에는 자신 회사가 <가족사랑>을 전파하는 회사라는 것을 만나는 사람마다 자랑하기 위해 몸에 <사랑 마크>를 문신하고 다닐 정도로 사명이 구성원 몸에 배어 있다.
분명 위급한 상황에서 파일럿인 타미는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일은 승객의 목숨을 구하는 일이라고 정의하고 혼미해지는 정신을 다스려가며 가장 중요한 일과 역할을 창안해내서 그대로 수행했을 것이다. 가족의 사랑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을 희생할 각오로 비행간을 잡았을 것이다. 승객들도 자신이 위험해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족의 한 사람이 창문으로 빨려나가는 위급한 상황에서 서로 협력해서 이 가족을 구해내는 행동에 몰입했다.
사우스웨스트가 회사를 경영하는 방식을 보면 대한항공과 첨예하게 비교된다. 대한항공처럼 사명이 마케팅의 도구에 불과한 회사에서 이런 기적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사명은 홈페이지 구석에서나 유명무실하게 존재하고 대신 사주가족만이 가족으로 취급되고 나머지는 다 여기에 고용된 노예처럼 일하는 회사에서 지금과 같은 일이 일어났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149명의 소중한 인명이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까? 이 와중에도 사주가족을 먼저 구해내기 위해 머리를 쓰다가 결국 모두 사망하지 않았을까? 동승한 사주의 가족 중 한 사람이 비행기 밖으로 빨려나갔다면 누구 나서서 구해주려 했을까?
기업이 위기에 처했을 때 목적이 이끄는 경영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가 검증된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목적경영 이야기는 <황금수도꼭지: 목적경영이 만들어낸 기적> 12장에도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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