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철 서울대(경영학)교수는 레셉스의 실패 이유로 '과거에 성공한 사람이 자기 능력과 방법론을 우상화하는 과오'를 꼽는다. 수에즈에서 성공한 방법을 우상화하다가 파나마에서 실패했다는 얘기다. 이런 현상을 아널드 토인비는 '휴브리스'(hubris.오만)라고 불렀다. 역사를 바꾸는 데 성공한 창조적 소수가 그 성공으로 교만해지고, 추종자들에게 복종만을 요구하며, 인(人)의 장막에 둘러싸여 지적.도덕적 균형을 상실하고 가능과 불가능에 대한 판단력까지 잃게 되는 현상이 토인비가 말하는 휴브리스다. ('경영학의 진리체계', 경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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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어의 휴브리스는 '신의 영역까지 침범하려는 오만'을 뜻했다. 그리스 비극 '오이디푸스 왕'에서 모든 것을 알아내려 했던 주인공의 비극적 결함이 휴브리스였다. 기독교에서는 이브가 뱀의 유혹에 빠진 게 '하나님처럼 눈이 밝아지려는 휴브리스 때문'이라고 말한다.
토인비는 역사의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이 용어를 빌려왔다. 정권을 잡은 창조적 소수가 자신들의 성공 방식을 절대적 진리인 양 우상화해 실패하거나 갈등을 불러 일으킨다는 것이다. 성공한 기업가가 과거의 경영방식만 고집해 실패하는 것도 휴브리스의 우(愚)를 범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우리 사회 곳곳에서 갈등이 빚어지는 것도 휴브리스 탓인지 모르겠다. 윤 교수는 휴브리스에서 벗어나려면 자기반성에 소홀하지 않으면서 남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충고한다.
이세정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