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3-15 15:35
[N.Learning] 촌철살인 풍자는 어떻게 탄생할까?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2,071  

생활 속 촌철살인 풍자는 누가 왜 만들까?

이재용씨 뇌물공여 사건과 이 사건에 집행유예를 선언한 정형석 판사에 대한 생활 속 촌철살인의 풍자가 지속적으로 양산되고 있다.

최근 누리꾼 사이에 유행하는 풍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요즈음은 날씨가 너무 추워지자 날씨를 빗대어 다음과 같은 풍자가 유행하고 있다. “오늘 너무 추워서 회사 못 가겠는데 상사에게 ‘무단결근 의사 없다, 단지 장소가 침대 속’ 이라고 이야기 할 것이다.

보수언론을 대표하는 조중동이 사설에서 이재용씨를 석방한 정형식씨 판결에 찬사를 보내는 내용을 쓰자 누리꾼은 "사설에다 공개적으로 광고를 요청하면 어쩌자는 겁니까? "이것도 댓가성 뇌물을 요청하는 것 아니냐?" 라고 비평한다.

또한 어떤 누리꾼들은 "가는 정이 있으면 오는 정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대한민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신판 갤럭시 반값 할인행사 해주세요." 라고 풍자하고 있다.

이런 재미있는 풍자가 계속 양산되고 있다는 것은 인지적 부조화 때문이다. 사람들이 인지적 상식으로 사건을 이해할 수 없을 때 엄청난 스트레스를 느낀다. 인지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풍자이다. 풍자를 만들어 정서적으로라도 스트레스를 해소해보려는 것이다. 촌철살인 풍자를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슴이 뻥뚫리는 시원함을 경험한다. 촌철살인의 풍자가 만들어진다는 것은 논란이 되는 사건 속에 상식적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모순이 담겨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풍자는 문제가 생긴 현상에 구더기가 생겨 썩고 있다는 시그널이다. 이 시그널이 해소되지 못한다면 사회는 급격히 냉소주의 사회로 전락한다. 냉소주의의 시그널이 온 나라를 덮으면 아무리 건전한 생각들도 뿌리를 내릴 수 없다. 사회가 서서히 무너지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냉소주의가 심각한 상황에 처하면 보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위기를 감지하고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미래를 향해서 다같이 나가자고 주문하기 시작한다. 과거를 잊고 미래를 향해 나가자고 주장하는 정치인들이 생겼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문제가 상식적 수준에서는 더 이상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황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는 시그널이다.

생긴 구더기가 무서워 덮어놓은 가마니를 누군가는 들추고 가마니 속의 구더기를 직시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형석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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