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8-23 03:52
[N.Learning] 명량의 기록적 흥행을 지켜보며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2,391  
명량의 기록적 흥행을 지켜보며:

최귺 뉴욕大 심리학과에서는 통로 왼쪽에는 청년층 사진을, 오른쪽에는 노년층 사진들을 전시하고 이 통로를 자유롭게 보행하는 사람들을 관찰한 결과 노년층 사진 쪽으로 걷는 사람들이 청년층 사진 쪽보다 1.5배나 느리게 걷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누구든지 삶을 개인적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자신이 삶을 혼자서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개인들의 삶은 끊임없이 사회적 맥락이라는 주어진 환경을 해석하고 이 해석에 기반해서 이 맥락과 공감이 가는 자신만의 최적의 행동을 택하도록 노력한다는 과정이다. 최적의 공감적 행동을 못할 경우는 사회적 환경에서 오는 지지가 끊어져서 자신의 생존 자체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사회적 환경이라는 맥락을 잘 읽는 다는 것은 사람들에게 숨 쉬는데 필요한 산소가 어디에 있는 지를 잘 알고 있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맥락을 잘 못 읽는 사람들을 개념이 없는 사람이라고 폄하하기도 하는 이유는 사회적 맥락을 잘 읽기 위해서 모두가 협업을 하여 생산적 질서를 창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황을 못 읽는 사람들은 질서의 무능력자로 낙인 찍히기 때문이다. 맥락을 잘 못 읽는 사람들 주위에는 활성 산소가 넘치게 되어 이 사람들의 삶의 에너지는 점점 소진되어 가게 마련이다. 

지금까지 비슷한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에 관한 영화나 드라마들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못하다가 지금 이 시점에서 유독 명량이라는 이 영화가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얻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영화가 흥행의 절대 요소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지만 이 보다는 무궁무진한 산소가 숨겨져 있는 사회적 맥락의 중요한 뇌관에 불을 붙였기 때문이다. 즉, 이 영화는 "일본 정치가 보수화되는 과정을 통해 이또 히로부미 시대의 군국주의로 끊임 없이 회귀하는 경향에 대한 우려," "세월호에서 보여준 현 리더들의 무능과 진정한 리더의 부재", "프란채스카 교황의 섬김과 심금을 울리는 진성 리더십이"라는 세 사회적 맥락의 겹쳐 있는 뇌관을 건드렸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이 영화가 만들어진 시점이 세월호 사건이 일어날 것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시점이고, 교황 방문이라는 맥락과도 상관없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이 영화는 다른 기존의 이순신 영화와 같이 일본의 군국주의에 대항해서 싸우는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부각시키는 또 하나의 이순신 영화로 끝났을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세월호와 교황방문이라는 이 영화에서 예측하지 못했던 사회적 맥락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이 영화는 또 하나의 이순신 장군 영화로 흥행에 실패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 영화의 김한민 감독은 하늘이 낸 감독일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김한민 감독이나 일반 사람들이 이 영화가 준 흥행을 김한민 감독의 개인적 역량으로 귀인 시킨다면 김한민 감독의 영화에 대한 삶은 이카루스의 날개의 불행을 자초할 수 있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이 영화의 성공은 겹쳐진 엄청난 상황적인 운과 국민들의 상황 맥락에 대한 적극적이고 마음을 움직이는 주체적 해석이 없었다면 영화는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의 입장에서 더 중요한 것은 이 영화가 만들어낸 리더십에 대한 사회적 열망을 빨리 제도화 시키는데 힘을 더해 주는 일이다. 교황이 보여준 군림하는 리더가 아닌 섬기는 리더, 이순신 장군이 보여주는 희생의 리더십이 우리 정치에도 이식되도록 지속적 사회적 압력을 가하지 못한다면 이 영화는 영화로 끝나고 국민들의 지속되는 "개고생"은 또 운명처럼 우리의 역사적 굴레로 남게 될 것이다.
 (사진 4장)
윤정구님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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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구님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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