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일터에서 발생되는 성과손실
공동의 지도가 없다
동네 사람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길을 물었을 때 생기는 당혹스러운 상황은 많은 사람들이 겪는 고통이다. 이들에게 길을 물으면 특징적으로 보이는 장소를 중심으로 거시적 지도를 보여준다. 길 찾는 이방인에게 필요한 것은 더 세밀하게 보여주는 지도임에도 동네사람들은 자신이 잘 아는 길은 생략하고 도라라져 보이는 장소만을 중심으로 자기가 그린 지도를 보여준다. 이 지도를 가지고 길을 찾아 나서는 이방인은 도드라진 지점에 도달하기 전에 반드시 길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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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보고 일하는 문제의 중요성은 지금과 같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에서 과정손실로 인한 저성과의 결정적 원인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장소에 모여서 업무를 처리하지 못하니 자신들이 일을 처리하는 데 공동의 지도가 없어서 모두가 길을 잃고 헤맨다. 공동의 지도가 없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좌충우돌한다.
대면상황에서는 다른 지점을 헤매고 있을 때 길을 잃은 것을 보고 즉흥적으로 피드백을 해줄 수 있으나 비대면 상황에서는 피드백이 원만하지 못해 실제로 길을 잃어도 제대로 지도를 그려내지 못하는 상황이 많이 보고되고 있다.
비대면 상황에서 성과를 달성할 때 생기는 과정손실의 대부분은 공동의 지도가 없거나 지도가 있어도 각기 다른 지도를 보고 있어서 지도의 공진성 syncronicity이 떨어져 서로 잡음을 내고 있는 경우다.
팀이나 회사가 평소 지도 자체가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일하고 있었다면 아마도 이런 팀이나 회사는 지금 맨붕상태에 빠진 경험을 하고 있을 것이다.
둘째, 설사 지도가 있다 하더라도 경영진이 가지고 있는 지도와 실무자가 가진 지도의 축적이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회사들이 많다. 경영진이 가진 지도는 세밀한 지도가 아니라 동네를 잘 아는 사람들이 그려낸 대축적 지도이다. 평소 경영을 잘 알기 때문에 거시적으로 그려낸 지도를 보고 있다.
현장에서 일하는 실무자에게 필요한 지도는 이 거시적 지도가 충분히 세세하게 미분된 지도여야 한다. 경영자의 지도가 업무에 대해 대축적 지도를 가지고 일한다면 실무자는 같은 일에 소축적 지도를 가지고 일을 처리한다. 경영자가 실무자도 자신과 같은 축적의 지도를 주면 충분히 일을 잘 처리할 수 있다고 믿고 있거나 실무자들이 경영자들이 자신들이 보고 있는 소축적 지도를 가지고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고 가정하면 성과에 과정 손실이 생기기 시작한다.
설사 지금의 경영환경을 읽는 지도가 있어도 미래에 정해진 길을 보여주는 공동의 지도를 가진 회사는 많지 않다. 지금 당장 길을 찾았어도 미래로 가는 길을 보지 못한다면 모두가 좌충우돌하다 무너진다. 단기적 성과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 전체가 철로에서 탈로한다.
비대면과 대면의 혼합된 상황에서 구성원들이 협업하는 회사는 지도의 축적이 어떻든지 같은 지형에 대해 묘사하는 같은 지도를 봐가며 모든 구성원들이 같은 페이지에서 일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경영자가 가진 지도를 현장 상황에 맞게 소축적 지도를 그려낼 수 있는 권한을 현장에 넘겨주고 이를 독려할 수 있어야 지금과 같은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날 수 있다. 지도가 같은 지형을 향해 떨림을 유지하게 하는 공진성 syncronicity 을 극대화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코로나로 비대면과 대면의 하이브리드 일터를 운영하는 경영자라면 다시 한 번 질문하자?
우리는 지도를 가지고 일하고 있는가?
구성원들은 같은 지도를 가지고 일하고 있는가?
실무자는 자신만의 현장지도가 있는가?
구성원들이 공동의 지도만 공유하고 있다면 설사 한 팀원이 통신이 안 되는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일하고 한 팀원은 고립무원의 칠레의 고산지대에서 일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