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4-07-30 12:19
[N.Learning] 대한민국 CEO 리스크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경영진의 개종이 필요해!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1,402  
대한민국 CEO 리스크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경영진의 개종이 필요해!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씨가 구속되고 G마켓 창업자 구영배 큐텐 (티몬, 위메프 모회사) 대표가 파산 위기에 몰리고, 김상철 한글과컴퓨터 회장이 가상화폐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런 와중에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이끌고 있는 하이브 그룹의 최대지주이자 보이그룹 BTS를 이끌고 있는 방식혁 대표과 걸그룹 뉴진스의 민희진 대표의 갈등도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한 때 크게 기업의 희망으로 회자되던 기업들이 이런 CEO 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추락하는 이유가 무엇 일까?
이들의 경영철힉이 돈 놓고 돈 먹기라는 자본시장의 머니볼 게임의 순환론에 경도되어 있는 것이 문제다. 회사를 경영하는 것을 돈을 앞세워 더 많은 돈을 버는 게임이라는 순환론의 고리를 끊지 못한다면 언제든 시한폭탄의 대기표를 받아 놓고 경영하고 있는 셈이다.
성공한 글로벌 IT 기업들이 겉으로 보기에는 돈 놓고 돈 먹는 머니 볼 게임을 하고 있는 것처럼 이런 순환론이 본질은 아니다. 이들이 성공한 비밀은 순환론의 고리를 끊어내는 거버너스에 숨겨 있다.
초우량 IT 기업들이 성공한 이유는 이들을 앞에서 끌어주는 끌개라는 드라이버와 이들을 추동하는 밀개가 서로 다르다. 이들이 세우는 끌개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이고 밀개는 돈으로 환산된 가치다. 이들 거버넌스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가 앞에서 이끌고 이 가치를 실현한 댓가로 만든 경제적 가치가 밀개로 순풍이 되어 뒤에서 밀어주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앞서 끌고 경제적 가치가 뒤에서 밀어주는 선순환 구조다. 역으로 신자유주의 거버넌스는 경영자가 경제적 목표를 앞에 끌개로 달아 놓고 채찍을 휘둘러가며 구성원을 그레이하운드 개로 삼아 경쟁 시키는 구조다.
글로벌 IT 기업들은 대부분 자신의 창고에서 이런 가치를 실현해서 성공했다. 이들은 레거시 기업들이 창출하지 못하는 가치와 목적을 담은 서비스와 제품을 팔아서 돈이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만드는 거버넌스를 실현했다. 이들이 창고에서 시작한 가치와 목적은 돈으로 살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와 목적을 담은 제품과 서비스를 드라이버로 걸고 돈이 따라오게 만드는 선순환 거버넌스다. 이들도 돈으로 만들어낼 수 없는 혁신을 포기하고 레거시 기업을 흉내내 가며 머니 볼 게임을 시작할 때 여지 없이 무너졌다. 실리콘 벨리는 혁신의 실험실이기도 하지만 이런 머니 볼 게임으로 무너진 IT 기업들의 공동묘지다.
돈 놓고 돈 먹는 머니 볼 게임 방식은 거버넌스를 이끄는 드라이버도 돈이고 거버넌스를 밀어주는 밀개도 돈이다. 이런 순환론적 머니게임 거버넌스는 경기가 좋을 때는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경기가 어려워지면 반드시 우로보러스 현상을 초래한다. 우로보러스는 뱀이 배가 고프면 자신의 꼬리를 먹는 현상이다. 현금 유동성을 해결하기 위해 돌려 막는 폰지 사기가 대표적이다. 결국 머니 볼 게임의 거버넌스를 신봉하는 모든 기업은 경영의 위기에 처하면 우로보러스의 덫에 걸려 무너진다.
표면적으로는 혁신이 사라진 인수합병의 무게를 구성원들이 견뎌내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는 것을 숨기기 위해 대표가 주도해 회계장부를 조작하거나 시세 조정에 나서거나 내부정보를 이용해 먹튀하는 구조다. 카카오를 비롯해 CEO 리스크가 불거진 기업이 공통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우로보러스 현상이다.
얼마 전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대표들과의 저녁 식사 모임에서 한 대표께서 본인은 도파민, 아드레날린, 코티졸 중독자라고 고백하자 다른 대표들도 격하게 공감하는 것을 보고 놀랬다. 회사에 출근하면 발등에 불을 꺼가며 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서 아드레날린 폭탄을 맞는 기분이라고 이야기를 이어갔는데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아드레날린은 위험에 처했을 때 맞서 싸우거나 도주할 때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코티졸은 아드레날린의 힘으로 도주하거나 맞서 싸울 때 생기는 스트레스를 중화시키는 호르몬이다. 아드레날린이 충분히 분비되더라도 코티졸이 분비되지 못하면 스트레스가 감당이 안 되기 때문에 정상적 인지활동이 불가능해진다. 아드레날린이 달리게 하는 기관차라면 코치졸은 이 기관차의 브레이크다. 도파민은 이런 과정을 통해 문제가 즉각 해결되어 회사가 돌아가는 모습을 볼 때 분비되는 보상 호르몬이다. 보상은 금전적이거나 비금전적 보상 모두를 포함하지만 중독은 과도하고 자극적인 금전적 보상에 노출될 때다. 특히 CEO가 과도한 연봉을 받을 때 자주 도파민 중독에 노출된다. 리더스 인덱스가 2023년 매출 상위기업 291 곳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CEO의 연봉과 종업원의 연봉차이가 평균 24배인 것으로 보고 하고 있다.
대한민국 기업의 의사결정 권한이 CEO에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어서 회사의 의사결정 구조가 CEO 중심으로 급하게 돌아가는 것을 일상적으로 경험하면 아드레날린 중독에 빠지고 종업원에 비해 과도한 과도한 연봉을 받고 있다면 도파민 폭탄을 맞고 있는 셈이다. 결국 이런 기업의 CEO는 아드레날린 중독을 밀개로 도파민 중독을 끌개로 탈주하는 기관차다. 스트레스를 제어해주는 코티졸 오작동에서도 벗어날 수 없다.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는 설국열차다.
더 큰 문제는 이들 CEO에게 감염된 경영진이 숙주가 되어 종업원을 전염시킨다. 회사 전체가 아드레날린 중독으로 고혈압에 걸리고, 도파민 중독으로 당뇨병에 걸리고, 코티졸 과다 분비로 비만에 시달린다. 기저질환의 환자 상태로 지내다 위급한 상황에 처하면 회사는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탈로를 일으키고 무너져 내린다.
이런 문제에 대한 해법은 있는 것일까?
2019년 8월 19일 미국의 전경련인 BRT에서는 신자유주의 머니 볼 게임 거버넌스가 우로보러스의 원인이고 글로벌 경기침체의 원인이라는 것을 깨닫고 기업의 거버넌스 패러더임을 목적경영 패러다임으로 전환했다. 기업다운 기업은 돈으로 살 수 없는 목적과 가치를 담은 제품과 서비스 혁신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이를 통해 기업의 이윤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거버넌스의 주체라고 정의했다. 이들은 기업이란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가치를 창출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인데 돈으로 모든 가치를 창출하고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기업으로서의 존재이유를 상실한 것으로 본다. 이런 약속을 담아서 181명의 CEO들이 서약서를 만들었다. BRT 선언은 역시 그간 돈을 좀 벌어본 경영자들의 지혜를 담았다.
신자유주의 이념에 따라 주주 이익의 극대화로 표현되는 돈 놓고 돈 먹는 머니 볼 게임의 거버넌스를 포기하고 돈으로는 실현할 수 없는 것을 실현하는 것을 경영의 목적으로 삼는 목적경영 거버넌스로의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런 거버넌스 전환 약속은 경영자들이 돈을 신으로 신봉하는 신조에서 경영에서 목적과 가치에 대한 혁신을 더 신봉하는 것에 대한 약조여서 일종의 개종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대부분의 경영자들이 뼛 속까지 머니 볼 게임에 물들어 있어서 이런 개종은 종교 개종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목적경영의 거버넌스는 돈 버는 것을 포기하겠다는 약속이 아니라 그 반대다. 주주의 꼭두각시이자 노예가 되어 돈 버는 것을 멈추고 지속가능하게 사회와 자연의 생태계의 공존, 공생, 공영을 위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창출해서 "사회화된 방식(Socialized Way)"으로 돈을 벌겠다는 약속이다.
신자유주의 머니 볼 게임이 아니라 목적을 앞세워 실현한 결과로 이윤이 따라오게 하는 거버넌스에 헌신하겠다는 약속은 종교적 개종에 버금가는 약속이다. 우리나라 기업도 자신들의 홈페이지를 보면 2019년 8월 19일 BRT의 개종 선언이 있기 전에도 목적과 가치에 대한 약속을 하지 않은 기업은 없을 것이다. 기업의 목적과 가치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을 혁신적으로 만들기 위해 헌신하겠다는 약속이다. 문제는 무늬만 개종한 상태이고 내밀하게 사업을 하는 방식은 여전히 머니 게임 방식이어서 홈페이지 와싱(Homepage Washing)으로 끝나고 있다.
정말 개종하는 마음으로 경영을 쇄신하려면 홈페이지에 지금까지 약속한 목적과 비전과 가치에 헌신이 진심이 아니었음을 고백하고 지금부터는 이런 가치와 목적에 진심으로 헌신하겠다고 서약에 대해 서약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향후 이런 약속이 위배되는 사례가 발견되면 책임을 지고 경영을 포기하겠다는 다짐 정도는 있어야 고객이나 소액 주주의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영자들에게도 불교도가 기독교도가 되거나 기독교도가 불교도가 되는 정도의 경영에 대한 관점에서의 개종이 필요한 시점이다. 개종하는 정도의 각오와 희생이 없이 대한민국 기업생태계가 지금의 총체적 난국을 뚫고 기사회생할 수 있는 출구는 없다. 있어도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실현되기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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