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2-13 13:18
[N.Learning] 한국사회는 제삼의 대안을 원한다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12,432  
한국사회는 중도가 아닌 제 삼의 대안을 원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생전에 다음과 같이 진보와 보수를 구분했다.

"진보주의자는 차가 아무리 비좁더라도 "같이 타고 가자"라고 말하는 사람이고, 보수주의자는 "비좁다, 늦는다, 태우지 마라"라고 말하는 사람. 곧 진보의 가치는 자유, 평등, 평화, 박애, 행복이다." 

하지만 노대통령은 진보를 너무 포괄적으로 정의한 것 같고 아마도 현재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진보 보수 논쟁을 고려해서 다시 분류를 한다면 진보는 평등과 박애 쪽에 힘이 실려있고 아마도 보수가 진정성 있다면 자유와 평화에 더 힘을 실을 것이다. 행복은 두 진영 모두가 목적으로 삼고 있는 가치가 아닐까 싶다. 

자유 평등 평화 박애는 불란서 시민혁명에서 시민세력이 봉건수구세력에 대항해서 제창된 것으로 볼 때 노무현 대통령이 진보라는 이름으로 구현하고 싶어했던 것은 결국 우리가 논쟁하고 있는 진보와 보수가 아닌 이를 통합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치였을 것 같다. 

우리를 괴롭히고 있는 진보와 보수는 우리 개념속에만 존재하는 이념이다. 우리는 지금 이념의 덫에 빠져 소모적 논쟁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그간 종북딱지와 수구꼴통이라는 이념논쟁 때문에 허비한 시간과 자원만 가지고도 충분히 제삼의 존경받는 대한민국의 시민사회가 만들어 졌을 것이다. 한국사회가 가고자 하는 미래는 지금의 진보와 보수 논쟁으로 설명될 수 있는 개연성은 50%도 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하루 빨리 이런 고리타분한 이념적 허수아비논쟁을 벗어나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해서 국민의 미래에 대한 열망과 욕구를 담은 제삼의 창의적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안철수 현상은 이런 국민들의 숨은 열망을 반영해 문제제기를 적절하게 했지만 아직까지는 어느 누구도 현상으로 존재하는 한국정치의 문제에 제삼의 대안을 설득력 있게 제시해 스토리로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몇 일전 발표된 한상진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민주당은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진보쪽으로 이동한 반면 한나라당은 중도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두 당이 전반적으로 진보쪽으로 이동한 것을 보면 민주당이 더 지지를 받아야 하지만 실체는 반대이다. 실제로 이런 국회를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국민의 11%만 신뢰한다고 응답한 반면 국회의원들은 72%가 신뢰한다고 답하고 있다. 정치가들이 국민의 마음을 못 읽고 여전히 헛다리를 집고 있음이 명백히 드러난 것이다.

앞으로도 한국의 대통령과 정치가들이 진보와 보수로 이념논쟁을 제기한다면 그 자체로 정치가로써 자격상실한 사람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시대적 흐름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정치인일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한나라당의 중도도 아니고 민주당의 허구적 진보가 아니라 이런 허수아비 논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제 삼의 스토리가 필요하다.

이름 패스워드 비밀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