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6-15 06:13
[N.Learning] 삶의 집중력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2,031  

내 삶의 집중력이 왜 떨어졌을까?
휴대폰에 갇혔다

집중력이 떨어진 것에 기여하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나에게 요인을 한 가지 들라면 나는 긍휼감 compassion의 상실을 핵심적 요인으로 제시할 것이다.

긍휼감(compassion)은 내 고통뿐 아니라 남의 고통도 내 고통으로 내재화 해서 행동으로 풀어나가려는 성향을 말한다. 긍휼감은 상대의 고통을 인지적으로 이해하는 수준인 공감 empathy나 상대의 고통을 위로해주는 차원에서 끝내는 동정 sympathy와도 다르다. 물론 사람들은 자신과 남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이 고통을 서로 위로하고 사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 고통들을 해소하기 위해서 행동으로 나서지 못한다면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긍휼감은 고통에 대해 이해, 위로, 행동을 포함한 개념이다.

남이나 자신이 가진 고통을 진정으로 해결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면 고통이 사라질 때까지 나의 모든 관심과 마음과 영혼은 이 고통에 집중되어 있다. 아픈 경험이 있다면 이것의 의미를 금방 알아차릴 것이다. 아픔의 원인이 해소되기 전까지 아픔은 내 의식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아픔이 해소되는 행동을 통해 이 아픔이 진정으로 치유되기까지 나는 자의던 타의던 집중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가족과 혹은 친한 친구와 대화를 하면서도 자신의 휴대전화기의 메시지를 읽는 멀티태스킹 삶에 익숙해져가고 있다. 우리는 나자신을 포함해 누군가의 고통을 외면하는 삶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생긴현상이다.

인간에게 성장의 문제는 항상 성장통이라는 고통을 수반하게 되어 있다. 우리의 몸집이 커가면 몸을 덮고 있는 살갗이 찢어지고 다시 생성해야 하는 혁신의 고통을 수반한다. 한 마디로 세상에 고통없이 성장할 수 있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가장 근원적인 고통은 성장통이다. 학습이란 성장통의 문제를 생산적이고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문제는 누군가의 성장의 고통을 오랫동안 돌보지 않은 결과로 생긴 것이다. 고통이 곪아터진 것이 문제이다. 문제는 발등의 불이다. 고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삶이 아니라 발등의 불을 끄는 삶에 매몰되어 집중력을 잃어왔다.

한 바탕 불을 끄는 행동에 몰입해 진이 빠지다보면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행동이나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 일에 집중하게 된다. 휴대폰이 수수료를 받고 이 일을 도와주는 도구로 등장한 것이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자발적으로 돈을 주고 휴대폰 감옥에 갇힌 죄수로 전락했다. 휴대폰 감옥이 그래도 자신이 만든 사설 감옥이니 안전하다는 생각에 익숙해져 있다. 이런 삶이 스티브 잡스가 휴대폰을 만들며 꿈꾸던 세상은 아닐 것이다.

하루의 어느 일정 부분이라하더라도 휴대폰을 내려놓고 나와 누군가의 성장의 고통을 해결하는데 시간을 보낸다면 삶은 다시 생명의 활력을 회복하기 시작할 것이다. 불을 끄기 위해 매일 동분서주하는 시지프스적 삶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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