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부작 사부작 천의 고원을 오르다. 급진거북이 김장하 선생 아래는 독자가 쓴 급진거북이(잉걸북스 신승철) 리뷰입니다. 이 리뷰를 읽으니 진주에서 남성당 한약방을 운영하셨던 우리 시대의 큰 어른 김장하 선생님이 지금 시대의 진성리더이자 모범적으로 급진거북이 전략을 실천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영상은 경남 MBC에 어른 김장하로 방영되었고 지금은 넷플릭스에서도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김장하 선생은 은퇴하신 후 적지 않은 연세에도 산을 오르시며 그 비결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처음 산을 오를 때 초심으로 가졌던 꼭대기까지 가보겠다는 마음을 잃지 않고 욕심 부리지 않고 "사부작 사부작" 오르면 높은 산도 오를 수 있다고 조언하셨습니다. 존경받은 어른이 사라진 시대, 어른으로 되어감을 사부작 사부작 완성하신 김장하 선생의 일대기는 시작한 <진성리더십> 개정판에도 소개될 예정입니다. 김장하 선생님의 조언에 영감을 받아서 본인도 학생들에게 급진거북이 전략을 다음처럼 설명합니다. "강 이쪽에서 강 저쪽으로 건너는 것을 근원적 변화로 가정해보자. 어떤 사람은 자신의 역량을 믿고 징검다리를 서 너 개 만들어 강을 껑충 껑충 뛰어가며 강을 건널 것이고 어떤 사람은 여섯 일곱 개의 징검다리를 만들어 강을 건널 것이다. 이런 식으로 징검다리 갯수와 효율성에 방점이 찍히게 되면 가장 적은 징검다리를 놓고 건너는 사람들 말고는 대부분 사람들은 건너는 시도를 포기할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의 마음이 경쟁과 효율성으로 산성화되고 물상화되면 어느 순간 사람들은 자신이 힘들게 강을 건너야만 하는 이유를 잃어버리고 강은 건너지 못할 대상으로 전락한다. 급진거북이는 징검다리의 숫자가 아니라 자신이 일인칭 주체가 되어 반드시 강을 건너야만 하는 이유를 각성한 사람이다. 급진거북이는 반드시 건너야 하는 이유로 자신의 정신을 일으켜 세우고 마음을 일으켜 세우고 자신의 몸을 일으켜 세운 사람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급진거북이는 만 개의 징검다리를 만들어서라도 반드시 강을 건널 결심을 한다. 만 개의 징검다리를 만들어서라도 사부작 사부작 강을 건널 생각을 가지면 징검다리 숫자를 놓고 경주를 할 때 생기는 대부분의 실패와 불확실성이 해소된다. 세상이 위험과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이유는 목적에 대한 믿음을 잃었기 때문이다. 목적지에 대한 믿음이 살아나면 희망의 등대가 생기고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어두운 불활실성과 위험은 대부분 해소된다. 티끌모아 태산을 만드는 사람도 어떤 순간에도 태산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고 티끌을 모은 사람이다. 아무리 높은 태산이라 하더라도 태산 정상에 선 자신에 대한 믿음만 잃지 않는다면 초반에 힘이 넘쳐도 절대로 계단을 건너 뛰지 않고 사부작 사부작 오르는 급진거북이 방식을 사용한다." 진성리더이자 급진거북이 전략으로 시대 어른의 지위를 성취하신 김장아 선생이 운영했던 한약방의 이름이 <남성당 한약방>입니다. 남성당이 의미하는 남극성은 북극성처럼 차갑지 않지만 따뜻한 남쪽의 중심에 떠 있는 긍휼의 별을 의미합니다. 김장하 선생은 남성당 한약방이라는 플랫품을 통해 병들어 몸이 아픈 사람들을 치유하는 것을 넘어 상처 받고 누워 있는 마음의 고통과 정신의 고뇌를 따뜻하게 녹이고 치유하고 환대해 공동체를 복원해 왔음을 뜻합니다. 이 공동체에서 많은 사람들을 온전한 삶의 주인으로 치유화고 환대하고 일으켜 세웠습니다. ===================== 급진거북이를 읽고 ===================== 급진거북이는 그 존재목적에 대해서는 과감하고 급진적으로 헌신하는 태도를 보이지만, 실현하는 방식에서는 꾸준하고 차분하고 조용히 움직이다. 이들은 차분한 노력으로 울타리와 운동장을 갖춘 시스템으로 교두보를 마련하고 이 교두보를 조금씩 확장해 약속한 변화에 도달한다. 이에 이 책의 저자는 급진 거북이 전략은 '호시우보 우보천리'라는 말로 표현하는데 호랑이처럼 날카롭고 예리한 눈빛으로 목적지를 주시해 가며 걸음은 소걸음으로 느긋하고 우직하게 한 발 한 발 발걸음을 떼다 보면 천 리에 도달해 있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이와 같은 원리를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과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의 영원 회귀 개념을 통해서 설명하는데, 나 역시도 들뢰즈의 리좀적 사유를 통해서 내 삶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고요했던 나의 삶에 어떤 문제(차이)가 발생할 때에 이 문제를 해결해 가기 위해서 기존의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접근해 가면서(반복)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저자는 들뢰즈의 반복에 관한 생각은 행동경제학의 반복게임이나 사회학의 일상화 개념과 비교한다. 들뢰즈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통해 공간적, 개념적 범주 차이를 극복하고 지금보다 더 나은 차이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변화라고 생각한다. 들뢰즈는 작은 차이의 반복을 통해 더 큰 차이를 창생하는 변화철학을 기조했다. 저자는 들뢰즈의 작은 차이는 가설적 변화 곡선을 미분한 순간 기울기를 의미하고 들뢰즈에게 최종적 변화란 이런 순간 기울기를 내포한 각 변화의 시도를 반복해서 축적한 적분값으로 본다. 이러한 변화의 성과는 변화의 처음 시도와 마지막 시도 사이의 평균 기울기로 표현된다. 저자는 온전하게 되어감과 유기적 성장을 증명하는 이 평균 기울기는 미세한 차이의 반복과 반복의 축적을 통해 만들어낸 실현된 차이로 규정한다. 니체의 영원회귀는 오늘 지금 한 게임과 같은 게임이 내일도 반복되고 결국 죽을 때까지 반복되는 무한 순환 루프 게임으로 본다. 이에 일견 고전 경제학의 반복게임과 비슷해 보이지만, 니체의 생각은 이들보다 더 심오하다. 니체가 생각한 영원회귀란 오늘 게임이 죽을 때까지 반복되기 때문에 마치 오늘 하는 게임을 마지막 게임이라고 생각하라는 요지다. 니체는 오늘 게임에서 내린 결정을 중간에 바꿀 수 없고 삶의 마지막 게임까지 똑같이 반복된다고 가정할 때 오늘 삶을 어떻게 최적화해 최상의 게임 결과를 가져오도록 운용할 것인지에 대해 질문한다. 이에 니체는 어려운 상황에서 내일이 있다고 생각하면 오늘 최선을 다하지 않고 내일로 어려운 일을 미루는 함정에 빠진다고 경고한다. 이에 니체는 변화를 시킬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인 오늘이 영원이 반복한다는 믿음으로 오늘 속에서 승부하는 카르피 디엠 전략을 펼치라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존재목적을 조직 안에서 실현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진성리더인 급진 거북이가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존재목적을 실현할 수 있는 다양한 철학적 사유와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안한다. 이를 미시적•거시적 전략으로 나눠 제시하면서 신자유주의로 산성화된 조직 내에서 꾸준히 천천히 자신의 존재목적을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나 역시도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고민하는 것들이 많이 해소되었다. 내가 살었던 방식은 급진거북이라기보다는 급진토끼 방식이었지만 작은 개인인 내가 큰 산성화된 사회(조직)을 마주했을 때 나의 존재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 장애물을 어떤 방식으로 현명하게 극복해야 하는지 그 해답을 얻었다.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저자는 고전 경제학의 개인적 합리성이 아닌 행동경제학의 집단적 합리성을 조직의 존재목적으로 내세우는 즉, 공동선을 존재목적으로 내세우는 급진거북이가 들뢰즈의 리좀적 사유를 통해서 차이를 만들어 내고 이에 대해 사부작사부작 변화를 위한 움직임을 반복한다면 조직의 구성은 한명 한명이 급진 거북이가 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고 한다. 이러한 저자의 사부작사부작 변화전략을 기반으로 나도 나의 존재목적을 잃지 않고 끝까지 정주행할 수 있도록 사부작사부작 그 변화를 위한 걸음을 내딛으려고 한다. 물도 급하게 먹으면 체하듯이, 변화의 움직임도 사부작사부작 시작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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