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2-07-03 15:21
[N.Learning] 도둑의 심보
 글쓴이 : Administra…
조회 : 3,018  
가짜 황금수도꼭지 현상들
도둑의 심보
노력없이 쉽게 결과를 얻으려는 의도를 알아차리면 사람들은 도둑놈 심보냐고 묻는다. 정도의 차이이기는 하지만 이런 종류의 도둑놈 심보는 우리 삶 속에 비일비재하게 파고 들어와 있다. 누구도 도둑놈 심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유럽의 바이킹이 문명사회에 들어가 도적질 하다가 황금으로 도금한 수도꼭지 하나를 발견하고 생사를 무릅쓰고 이것을 탈취해서 집으로 돌아간다. 바이킹이 이 물건의 용도를 몰래 지켜본 바에 의하면 수도꼭지를 돌리자마자 그 귀한 물이 무한정으로 쏱아진다. 자신의 마을에서는 물을 얻기 위해 양동이를 머리에 이고 몇 십리를 이동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수도꼭지는 이 어려운 문제를 한 몫에 해결해주는 귀한 물건이었다. 이 황금색으로 도금한 수도꼭지를 탈취해 돌아와 자랑스럽게 부인에게 선물이라고 건넨다. 부인은 생전 보지 못했던 이 신기한 물건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모르고 받아 들고 남편은 의기양양하게 이 물건의 꼭지를 조금씩 틀기 시작한다. 탈취할 때는 꼭지를 돌리기만 하면 물이 꽐꽐 쏟아졌던 물건인데 아무리 틀어도 물이 나올 리 없다.
<황금수도꼭지: 목적경영이 이끈 기적>은 현대인이 갈망하는 권력, 지위, 돈에 대한 결과중심주의적 사고의 문제점을 분석한다. 권력, 지위, 돈이라는 결과만 얻으면 관정을 찾아 파이프라인을 묻는 번거로움 없이 모든 행복에 이르는 생명의 물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고 믿게 된다.
바이킹은 도둑이다. 바이킹의 생각으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도둑의 심보를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다. 우화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평소에 추구하는 삶의 궤적은 해적이 도둑질해온 가짜 수도꼭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근원에 대한 토대 없이 겉으로 보이는 결과를 통해서 원인과 과정을 사후적으로 조작해가며 무엇이든 다 누릴 수 있다고 믿는 우리의 삶에 대해 풍자한다.
이런 도둑의 심보는 우리가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의사결정과정에도 침투해있다. 예를 들어보자. 고 노무현 대통령은 상업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법고시에 패스하고 대통령까지 된 분이다. 지금은 사법고시가 사라졌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삶에 고무된 부모가 대학에 다니는 자신의 아이를 자퇴시키고 고시공부하도록 시켰다면 결과만 보고 원인이나 원인이 발생하는 조건을 무시한 의사결정이 된다.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 고시공부를 통해 판검사가 될 확율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이 고시공부를 통해 판검사가 될 확율과 같다고 가정하고 무리한 의사결정을 내린 것이다. 고등학교 졸업생 중 노무현 대통령과 같은 경우가 나올 확율은 0.000001%이다. 친구가 복권에 당첨되었다는 소문에 배가 아파서 자신도 복권의 꿈을 버리지 못하는 경우와 다르지 않다
벤치마킹에 기반한 의사결정은 이런 논리적 함정을 무시한 가짜 황금수도꼭형 의사결정의 전형이다. 벤치마킹을 통해 같은 성공적 결과를 얻으려고 의도하지만 성공한 회사와 자신의 회사는 조건이 다르다. 조건이 다르면 조건에서 과정에 이르는 과정도 다르고 과정이 다르면 성공할 확율도 다름에도 결과의 성공을 전제로 해놓고 벤치마킹 대상이 되는 회사를 카피한다면 반드시 실패한다.
최근 대통령은 검찰공화국을 만들며 이에 대한 정당화의 논리로 미국에도 법조인들을 정무직으로 기용한다는 논리를 제시하고 있다. 결과는 같아 보이지만 이 결과를 초래하는 조건과 과정과 문화가 다른 선진국 사례를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전 정부에서도 민변출신들을 많이 기용했다는 주장도 지금 이끌어야 할 나라의 조건과 이전 정부의 조건을 같다고 가정하여 나라를 과거로 회귀시키는 주먹구구식 의사결정이다. 문재인 대통령 사저 앞 데모를 막지 못하는 논리로 대통령 실 앞 데모도 막지 못한다는 주장도 했다. 은퇴한 대통령의 사적공간이라는 조건과 현직 대통령의 공적 공간이라는 조건을 무시하고 데모라는 결과만을 견강부회한 것이다. 심지어는 김건희 여사의 대통령 집무실에서의 사적 사진촬영을 미셀 오바마 대통령 부인도 같은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들은 모두 답으로 정한 결과를 합리화하기 위해 원인과 가정을 무시한 견강부회일 뿐이다. 가짜 황금수도꼭지를 진짜 황금수도꼭지라고 주장하고 싶어하는 도둑의 심보가 들킨 것이다.
<황금수도꼭지>는 초연결시대 진짜 행복과 생명을 쏟아내는 진짜 황금수도꼭지를 만드는 방법을 제시한다. 진짜 황금수도꼭지는 이런 도둑들이나 땀흘리지 않은 행운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고 농부의 마음으로 씨를 뿌릴 것을 주문한다. 자신이 열매로 얻고 싶어하는 것이 있다면 이 열매의 씨앗을 얻어서 공들여 묘목으로 가꾸고 이 묘목들을 키워 자신을 과수원으로 만들어 여기서 과일을 얻어내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만 결과가 온전하게 자신의 것이 될 수 있음을 가르친다. 역사가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는 이유는 역사적 사건이 일어난 조건을 무시하고 결과만을 카피하는 바이킹 정치가들이 정치를 장악했기 때문이다.
바이킹이 황금수도꼭지를 체험하려면 자신의 관정을 찾아서 자신이 파이프라인을 수도꼭지에 연결해야하는 일관된 원인-과정-결과 삼박자의 땀과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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