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2-07-03 15:26
[N.Learning] 왜 하드토크를 못할까?
 글쓴이 : Admini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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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Hard Talking을 못할까?
아픔에 대한 환대
한 기업의 후원을 받아서 의료인들의 <환대>에 관한 책을 저술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환대는 영어로 Hospitality로 병원 Hospital의 어원이기도 하다. 병원이 이전에는 여행자들이 머무는 숙소이고 여행자들이 병이 들었을 때 여행을 다시 할 수 있도록 치료를 해주던 곳이다. 책을 저술하게 된 의도는 병원이 환대의 성소였음에도 지금은 환대의 장소라기보다는 병자를 고장난 기계로 취급해가며 고장난 기계를 고치는 장소로 변질 되었다는 문제의식이다.
병원이 지금의 기술적 우월성을 지켜가며 잃어버린 환자에 대한 환대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이다. 미국의 대부분 명성이 있는 좋은 병원들도 환자체험이라는 개념을 통해 잃어버린 환대를 복원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으나 이런 환대를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은 높은 병원비를 감당할 수 있는 부자들뿐이다.
환대를 학문적 사유의 대상으로 끌어들인 철학자는 데리다이다. 데리다는 해체의 철학자이다. 해체는 영어로 Deconstruction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개념이다.
해체는 무조건 과거를 지우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현재와 접속시키고 미래를 현재로 끌어들여 현재를 통해 넘어서는 것을 의미한다. Design, Delearning, Depersonalization 등 접두어로 있는 De는 모두 다음 단어가 가지고 있는 모든 본질을 섭렵하고 이것을 기반으로 더 나은 지평을 제시해 넘어서는 것을 의미한다. De는 지우는 것이 아니라 넘어서는 것이다. 넘어설 수 있는 사람들은 지금 주어진 것을 제대로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만 할 수 있다. De의 영어적 의미를 가장 잘 담고 있는 말은 Beyond이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이해이다.
알 수 없는 것을 아는 것이 아는것이다.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는 것이 가지는 것이다.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것이 말하는 것이다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하는 것이 용서다.
환대할 수 없는 것을 환대하는 것이 환대이다.
이 모든 데리댜의 명제는 데리다의 해체 개념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때 이해할 수 있는 주장이다. 해체는 과거를 현재로 부활시키고 미래를 현재로 가져와서 현재를 통해서 넘어서는 것을 의미한다.
해체는 과거의 날줄과 미래의 씨줄을 현재라는 시간공간 속에서 직조해서 새로운 태피스트리를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새롭게 제시된 테피스트리의 지평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순간 순간적 진실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순간적 진실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진실에서 벗어난다. 따라서 모든 진실은 새로운 태피스트리가 실현될 때까지 차연(Differance)되는 것이다.
토마스 쿤과 쌍벽을 이루는 과학철학자 칼 포퍼도 과학의 진보를 설명할 때 차연과 비슷한 주장을 했다. 포퍼는 모든 과학적 진리도 다음의 더 나은 진리가 증명될 때까지 조건적으로 진리의 자리를 누리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뉴튼의 만류인력의 법칙은 아인쉬타인의 상대성원리가 나올 때까지 진리였지만 상대성원리가 나오자 진리의 자리를 넘겨주었다고 본다.
데리다의 주어진 본질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이를 넘어서는 방식인 해체의 방식이 환대의 복원에서도 필수적이다. 현대적 병원에서는 원래 아파하는 사람들에 대한 환대의 개념을 파괴시키고 아픈 사람을 고장난 기계처럼 고치는 기술자로 병원을 채워놓았기 때문이다. 환대의 개념을 말 그대로 파괴의 개념으로 오해했기 때문에 생긴 문제다.
데리다는 변화를 파괴가 아닌 해체로 접근하는 것이 가능한 사람들은 해체해야 할 대상의 아품에 대해 긍휼감을 가지고 환대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한다. 데리다에 따르면 세상에 대한 새로운 진리의 지평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은 사랑의 지고 지순한 개념인 다른 사람의 고통에 대해서 환대할 수 있는 긍휼과 사랑이 넘치는 사람들이다. 다른 사람의 얼굴을 보고 이들의 고통에 대해서 환대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변화는 시간이 지나면 모두 원래 상태로 환원된다. 파괴적 변화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만든 파괴적 변화는 이들 장본인이 자리를 뜨면 원래로 돌아가는 거짓변화다.
요즈음에 뜨고 있는 코칭 산업은 육체적으로 아픈 사람보다는 정신적으로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환대산업이다. 코칭하시는 분들이 놓치는 점이 바로 환대다. 상대가 가지고 있는 아픔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고 이 점에 대해 환대할 수 있어야 하는데 사랑이 넘쳐서 수거코팅으로 코칭을 끝낸다. 상대가 가진 아픔에 대해서 Hard Talking으로 피드백을 전달하지 못해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한다. 상대의 고통을 제대로 사랑하지 못하는 긍휼감의 부재 때문에 하드토킹할 용기가 사라진 것이다. 상대의 아픔을 철저하게 근접해서 이해하지 못해서 이것을 넘어설 수 있도록 해체가 안 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제대로 된 하드토킹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상대를 긍휼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 뿐이다. 이런 사랑이 사라진 조직에 하드토킹을 강요하는 것은 전쟁에 대한 선전포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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