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2-12-02 16:34
[N.Learning] 청담동 엘리스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2,757  
청담동 엘리스:

어제 우연히 드라마 청담동 엘리스를 보고 생각이 깊어졌다. 

21세기 리더십의 화두 진성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회사후소(繪事後素)인데 청담동 엘리스는 이런 회사후소가 부족한 한국사회의 단면을 잘 묘사해주고 있다. 회사후소는 본질이 있은 후에 꾸밈이 의미가 있다는 뜻이다. 이 드라마에서 청담동이란 동네는 이런 본질이 없는 사람들을 데려다 명품으로 치장해 본질이 있는 것처럼 완벽하게 꾸며줄 수 있다는 것을 마케팅해 먹고 사는 동네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이런 것을 보면 천민 자본주의는 본질이 부족한 현대사회와는 정말 찰떡 궁합인 것 같다. 부족한 본질을 감추기 위해 자본주의 최고의 명품이 동원되어야 하고 그래야만 자본가들을 부를 축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인트는 본질이 부족한 사람들이 넘쳐나야만 자본가들이 부를 축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역으로 사회가 본질이 차있는 사람들로 넘쳐나면 자본주의는 건강하게 부를 생산해 먹고 사는 방법 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게 된다.

문근영에게 이별선물로 남자친구가 명품가방을 선물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랬다. 명품과는 진정 거리가 먼 소박한 우리 집사람도 동창들 모임에 가려면 명품 빽 하나 정도는 가지고 가야한다고 주장해서 나를 깜짝 놀래킨 적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얼마전 문재인 후보가 명품 의자를 하나 가지고 있다고 난리를 친 사건의 의미를 재조명해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문재인후보의 명품의자도 회사후소의 측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문재인씨가 본질이 갖춰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믿고 있는 측에서는 명품의자 하나는 정말 측은하고 불쌍한 사치이다. 본질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꾸밈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문재인후보의 진정성을 믿지 않는 측에서는 이 꾸밈을 문재인후보의 진정성의 부재에 대한 증거로 들이댄다. 답은 문재인 후보가 진정성이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로 귀결된다.

청담동 엘리스는 본질이 깡통처럼 텅 빈 21세기의 한국사회를 살아가야 하는 20대 30대의 피곤한 삶의 전형을 잘 묘사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스토리가 어떻게 전개될 지가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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