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잉걸북스에서 나오는 <급진 거북이: 진성리더의 변화전략> 에필로그입니다. 급진 거북이는 근원적 변화에 대한 믿음과 변화를 실현하는 전략을 구비한 사람을 뜻합니다. 책은 변화에 대한 실패의 경험 때문에 믿음과 자신감을 잃고 쓰려져 있는 분들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쓰였습니다. 이 책을 통해 변화에 대한 공포, 회피, 두려움에 시달리고 있는 많은 분들이 희망을 얻고 근원적 변화 여행을 다시 시작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변화의 여정이 모두에게 즐거운 소풍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1세기 리더는 L자 경기가 제기하는 지행격차와 창의성의 고갈 문제와 초뷰카 시대가 제기하는 대체 가능성과 길 잃음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며 변화를 통해 의미 있는 미래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것은 전통 리더십에서 제기하는 리더십의 방식과 스타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난제(wicked problem)다. 리더십에 대한 기존의 발상과 패러다임을 근원적으로 전환해야 문제를 풀 수 있다. 기존의 리더십 패러다임을 근원적으로 전환해서 제기된 문제를 근원적 수준에서 해결해 새로운 질서를 완성하는 근원적 변화를 이루어내야 한다.
중국 북송의 유학자 사마광(司馬光)이 어렸을 때 그의 친구들과 함께 화원에서 놀고 있었다. 화원 안에는 작은 동산이 있었으며 동산 아래에 커다란 물 항아리가 있었다. 그 물 항아리 안에는 물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친구들과 동산에서 놀다가 어떤 아이가 큰 물 항아리 속으로 빠져버리고 말았다. 모두 당황하여 어떤 아이는 울었고 어떤 아이는 소리쳤으며 어떤 아이는 어른을 찾으러 뛰어갔다. 사마광은 당황하지 않고 돌 하나를 들어 항아리를 깼다. 그렇게 친구를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사마광의 지혜는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소중하게 적용된다. 우리는 우리가 임의로 만들어놓은 정신모형이라는 세상을 보는 지도에 속에 갇혀 살고 있기 때문이다. 정신모형은 색안경처럼 세상을 채색해서 보여준다. 사람들은 각자의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본다. 나에 맞추어 채색된 색안경은 나에게 편안함을 주지만 이 색안경을 벗어버리고 과감하게 나안이 되기까지 세상은 제 모습을 드러내 보여주지 않는다. 이 편안한 색안경은 우리를 가두는 항아리이다. 세상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 정신모형은 밖에서든 안에서든 누군가가 깨야 할 항아리이다.
세상의 모든 문제는 문제가 발생한 같은 수준에서는 근원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이 문제를 벗어나 보든지 문제보다 더 깊은 수준에서 보든지 더 높은 곳에서 보든지 근원적 수준에서 원인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진성리더의 급진 거북이 전략은 자신을 가둔 아포리아 항아리를 깨고 항아리 밖의 세상에서 새로운 진실을 찾아 떠나는 디아스포라 여행자다. 급진 거북이는 삶의 개입이 끝나는 죽음의 순간까지 아포리아와 디아스포라 여정을 반복하며자신을 낡은 항아리에서 꺼내는 N번의 부활을 경험한다.
급진 거북이가 여정을 마무리할 때 후세들이 넘어지지 않고 다치지 않을 더 높은 곳에 더 평평한 운동장이 세워진다. 새 운동장은 진성리더가 약속했던 유산이고 후세에게 넘겨줄 미래다. 우리가 모두 그 유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날을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