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8-10-29 16:37
[N.Learning] 임파워먼트: 기 불어 넣기
 글쓴이 : Administra…
조회 : 3,788  
임파워먼트: 기 불어넣기 
1학년 담임을 했을 때 한 아이가 종종 내게 다가와 자기 자신의 가치를 확인해 보려는 듯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선생님, 나는 나쁜 아이지요?”
“아니야, 너는 좋은 아이야.”
“치 우리 엄마가 나는 말도 안 듣는 나쁜 아이라는데…..”
“아니, 넌 청소도 열심히 하고 선생님 심부름도 잘 했잖아.”
“선생님, 나는 공부도 못 하 잔아요?”

“아니, 넌 오늘도 산수셈을 잘 풀었잖아. 
너는 공부를 참 잘해… 
앞으로는 더 잘 할거고…”

“우리 엄마는 날 보고 공부도 못하는 바로라고 하던데….”

이 아이는 성적도 괜찮고 착한 아이였다.

또 한 아이가 있었는데, 이 아이야말로 내가 ‘못한다’고 해 주고 싶은 아이였다. 

10점짜리 국어 시험지와 70점짜리 산수
시험지를 받아들고 녀석은 벙긋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나는 산수 박사지요?”

그 아이의 부모가 아이에게 그렇게 말해 왔던 것이다.

눈치 보는 위축보다는 당당함이 귀여워서,

“그렇구 말구. 너는 산수 박사야." 
"이제 국어박사도 될 거야.”

신이 나서 어깨를 으쓱거리며 제자리로 돌아가는 아이의 뒷모습에서 자신에 대한 기대와 커다란 자신감이 꿈틀거렸다.


글: 오인숙 (우촌초등학교 교사) 출처: 여의주 (쌍용 사외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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