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공간 #자기초월

우리는 일상 생활 속에서 가끔은 나보다 더 큰 나(Larger than myself)가 존재한다는 것을 경험한다. 하지만 나보다 큰 나는 가끔 손님으로 찾아왔다가 갑자기 사라지는 경험이지 지속적인 나로 체험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살고 있는 우물을 벗어나 더 큰 연못으로 옮기는 결단이 필요할 때 나보다 더 큰 내가 있는 지를 묻고 더 큰 나가 이미 존재하거나 없다면 만들어낼 자신이 있으면 자신의 경계를 확장해간다. 나보다 더 큰 나가 나타났다 사라지는 손님이 아니라 실체가 있다는 확신이 있는 사람들만 기회가 왔을 때 경계를 확장하는 이동에 나서서 지속적으로 번성하는 삶을 구가한다. 아무리 능력이 출중해도 더 큰 나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울타리를 제공해주지 못한다면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 더 큰 나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 불확실성의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면 더 큰 내가 되고 싶은 욕망과 능력이 있어도 실제로 결단을 내려 실행하지 못한다.

현재 우물 속에서 살고 있는 나의 울타리와 더 큰 연못에서 사는 나의 울타리 사이의 공간을 경계공간(Liminal Space)이라고 부른다. 경계공간은 아직 누구에게도 확실한 소유권이 넘겨지지 못한 제 삼의 공간이다. 공간과 공간을 연결해주는 길도 제 삼의 공간이다. 길에 의해서 연결되지 못하면 공간은 아무 쓸모가 없는 맹지가 된다.

지속가능하고 대체불가능한 존재우위를 구현하는 자기초월의 문제는 이 제 삼의 대체공간인 경계공간을 어떻게 만들어내고 이 공간 속에 자신만의 실험실을 구축하는지의 문제이다. 미래의 주인은 이런 경계공간 관리에 대가들이 선도한다.

동물도 인간처럼 경계를 설정하지만 이 경계는 자신의 생존을 위한 경계이지 확장을 위해 경계공간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인간만이 이런 경계공간을 만들어서 불확실성의 문제를 해결하고 자신을 확장해간다. 융Jung은 인간이 경계공간을 통해 자기보다 더 큰 자기를 만들어가는 자기초월을 Ego에서 Self를 만드는 과정으로 비유한다. 아들러 Adler에게 경계공간은 컴플랙스 덩어리인 성인아이를 극복하는 실험실이다. 프랭클 Frankl에게 경계공간은 삶에서 의미의 영역이 확장되고 충실해지고 커지는 의미 체험의 공간이다.

영화 매트릭스에 가상 세계에서 헤커로 살아가던 주인공 레오가 가상세계를 벗어나 인간 세계의 구원자인 더 큰 나로 살 것인지를 결정하는 장면을 묘사할 때 빨간 약과 파란 약의 은유가 나온다. 빨간 약은 지금까지 편하게 집으로 알고 있던 세상을 떠 나 더 큰 세상에서 사는 자신을 위한 선택을 의미한다. 파란 약은 더 큰 자신이 있다는 것을 포기하겠다는 포기 각서다.

빨간 약을 먹는 다는 것은 생존을 포기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생존의 울타리를 넘어서 미래의 울타리를 만들겠다는 결단이다. 미래를 위해 지금 나서지 않으면 어느 순간 변화의 쓰나미에 쓸려 더 이상 생존 자체도 유지할 수 없다는 불확실성에 대한 인지다. 파란 약은 현재의 울타리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현재 울타리에 의존해서 사는 것은 시한부 삶이지 지속가능한 삶이 아니라는 것에 대한 통찰력이 빨간 약을 선택하게 만든다.

#Aim #Target #Goal #Objective #Purpose

현재의 자신을 넘어서는 자신의 울타리를 만들어가는 도구로 목표(Goal), 표적(Target), 거시 목표(Objective)라는 도구를 동원한다. 축구를 예로 들면 축구 선수는 골대를 향해서 슛을 날린다. 이때 골대는 표적(Target)이고, 이 표적을 향해 한 슛이 이 표적을 통과한 상태를 목표(Goal)이라고 부른다. 골(Goal)은 단기적 목표이지 거시적 목표(Objective)는 아니다. 거시적 목표(Objective)는 골을 많이 넣어 승리하는 것이거나 승리를 많이 해서 명성을 쌓는 것일 것이다.

표적을 정해서 골을 많이 넣고, 승리하고, 훌륭한 선수로 명성을 쌓는 것도 자신을 확장하는 방법이지만 이런 자기확장(Self Enlargement)을 위한 표적활동은 울타리를 확장하는 활동은 아니다. 빨간 약을 먹는 것은 이런 표적활동을 통한 자기확장을 넘어서 미래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자기초월(Self Transcendence)이다.

삶에서 빨간약을 먹는다는 것은 자기확장을 넘어 지속가능하고 대체불가능한 자신을 만들어내는 자기초월의 울타리를 마련하겠다는 결단이다. 이런 자기초월이란 자신과 운명을 같이 할 남들이 포함된 Objective인 목적(Purpose)의 울타리를 마련하는 것을 의미한다. 목적의 울타리는 거시 목표(Objective)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궁극적인 삶의 목표이자 울타리다.

거시목표(Objective)를 둘러주는 목적의 울타리가 만들어질 때 우리는 경쟁우위를 넘어서 대체불가능성이라는 지속가능성을 누리는 상태가 된다. 목적이라는 자기초월을 위해 구축된 울타리는 인간이 생각해낼 수 있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극복해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대안이다. 생존과 생계를 넘어 목적이라는 자신보다 큰 자신의 울타리를 가지고 산다는 것은 미래의 불확실성이 침투할 때 큰 버퍼로서 작용한다. 밖에서 들어오는 자극에 민감하게 흔들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목적의 울타리가 불확실성에 대비할 수 있는 버퍼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이런 목적의 울타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파충류의 뇌에 해당하는 편도체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것을 감싸줄 수 있는 전전두엽의 울타리를 가졌다는 것을 뜻한다.

목적이 만들어낸 궁극적 울타리는 미래를 실험할 수 있는 제 3의 공간인 경계공간(Liminal Space)를 제공한다. 경계공간이란 편도체가 만들어낸 생존을 추구하는 자아라는 경계와 전전두엽이 만들어낸 더 큰 자아 사이의 공간이다. 이런 경계공간은 미래를 위한 실험실이다. 목적이라는 더 큰 긍극적 경계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실험실을 위한 공간이 없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고 재능이 뛰어나도 이들이 명성있는 전문가로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경계공간의 부재 때문이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많은 연구는 이런 목적의 울타리에 의해서 만들어진 경계공간이 있는 사람들이 실제 수명이 편도체에 의해서 만들어진 경계 밖에 없는 사람보다 월등하게 길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이런 경계공간이 없는 회사는 미래를 위한 자체 실험실을 가동하지 못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좌충우돌 해가며 표적만 바꾸다 결국 지속가능성을 무너트린다. 아무런 자산 가치도 없는 맹지에 주인으로서의 삶에 자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경계를 의미 있게 확장해 경계공간에 실험실을 만들고 실험에 성공해 시간에 앞서서 미래를 현실로 가져온 사람들을 리더라고 부른다.